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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거실 전쟁’ 막 올랐다···소니·MS 콘솔게임 4번째 맞짱

중앙일보

입력

‘거실 패권’을 잡기 위한 미국과 일본 간 경쟁이 7년만에 다시 막이 올랐다. 글로벌 콘솔 게임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소니)가 이틀 간격으로 차세대 기기를 선보이면서다.

플레이스테이션5 용으로 출시되는 마블스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 게임 내 화면. [사진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

플레이스테이션5 용으로 출시되는 마블스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 게임 내 화면. [사진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

MS는 엑스박스 시리즈 엑스(X)와 에스(S)를 10일 출시했다. 엑스박스 시리즈 X는 디스크 드라이브가 장착된 모델, S는 없는 모델이다. 이틀 뒤인 12일 소니도 플레이스테이션(PS)5를 출시한다. 디스크 드라이브가 장착된 PS5와 장착되지 않은 디지털에디션 두 종류다. 가격은 각각 59만 8000원(엑스박스 X)과 62만 8000원(PS5 디스크드라이브형)으로 비교적 고가이지만 두 회사 제품 모두 사전예약에서 준비 물량을 ‘완판’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두 기업의 신제품 출시는 실내 엔터테인먼트업계를 뒤흔들 것”이라며 “크리스마스가 다가올수록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콘솔게임기 글로벌 판매 현황.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콘솔게임기 글로벌 판매 현황.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MS와 소니의 격돌은 이번이 네 번째다. 플레이스테이션(PS)1과 2를 연달아 성공시킨 소니에 대항해 MS가 2001년 엑스박스를 출시한 이후 경쟁 중이다. TV와 연결해야 돼 거실 중앙을 차지하는 콘솔 게임기 특성상 이들의 경쟁은 ‘거실 전쟁’으로 불리기도 했다. 앞선 세 번의 대전에선 시장을 선점한 소니 쪽이 대체로 우세했다. 2013년 출시된 PS4는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에서 1억 600만대가 팔렸다. 같은 시기 출시된 엑스박스 원은 누적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테티스타는 지난 9월까지 엑스박스 원이 약 4827만대가량 팔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엑스박스 원보다 4년 늦게 출시된 휴대용 콘솔 닌텐도 스위치의 누적 판매량(6830만)보다도 적다.

10일 공식 출시된 Xbox Series X와 Xbox Series S. [사진 MS]

10일 공식 출시된 Xbox Series X와 Xbox Series S. [사진 MS]

전작의 명성을 이어야 할 PS5와 전작의 부진을 만회해야 하는 엑스박스 시리즈 X는 판매 전략도 차이가 크다. PS5는 콘솔게임기의 본질적 경쟁력에 깊이를 더하는 전략이다. 1000만장 이상 팔린 ‘마블스 스파이더맨’의 신작 ‘마일즈 모랄레스’에서부터 '데몬즈 소울', '색보이 어 빅 어드벤처' 등 독점작을 여러개 출시하는 방향이다.

오는 12일 출시 예정인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의 플레이스테이션 5. [사진 소니]

오는 12일 출시 예정인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의 플레이스테이션 5. [사진 소니]

반면 이렇다 할 신규 독점작이 없는 MS는 콘솔과 PC, 모바일로 구분되는 플랫폼의 경계를 허물고 클라우드 중심 구독 서비스로 넘어가는 중이다. 그간 게임 수백 종을 즐길 수 있는 구독형 요금제(엑스박스 게임 패스)와 스마트폰에서 콘솔용 게임을 할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엑스 클라우드)를 선보였다. 이번에도 소비자가 월 3만9900원을 내면 엑스박스 X 기기를 빌리고, 게임 패스와 클라우드도 즐길 수 있는 엑스박스 올 액세스 서비스를 출시했다. 2년간 요금을 완납하면 콘솔 기기를 개인이 소유할 수 있다. 국내에선 SK텔레콤에서 이 서비스를 판매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금현수 연구원은 “윈도우를 가진 MS는 아무래도 PC 이용자와 콘솔 이용자를 묶어 덩치를 키우는 방향이 유리하다”며 “반면 게임에 강한 소니는 기존 강점을 유지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게임산업 플랫폼별 점유율.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게임산업 플랫폼별 점유율.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새로운 콘솔 게임기의 출시는 국내 게임사에도 기회가 될 전망이다. 2019게임백서에 따르면 북미 게임 시장에서 콘솔게임 비중은 44.3%다. 국내 시장에선 4.3%에 그친다. 엔씨소프트, 넷마블, 펄어비스 등 모바일·PC게임 위주로 성장한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수년 전부터 콘솔 게임에 투자하며 이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게임학회장인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새로운 기기가 확산되면 이 기기에 최적화된 게임 수요가 커져 국내 게임사에도 새로운 기회가 된다”며 “다만 콘솔은 모바일게임보다 완성도를 더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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