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만난 박지원 “징용 배상문제, 양국 정상이 해결 공감대”

중앙일보

입력 2020.11.1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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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10일 스가 일본 총리를 면담한 후 취재진 을 만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10일 스가 일본 총리를 면담한 후 취재진 을 만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일본을 방문 중인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10일 오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와 비공식 면담을 했다. 지난 9월 스가 총리 취임 후 한국 정부 고위 관료와의 첫 만남이다.

문 대통령의 관계 정상화 의지
30분 면담서 친서 아닌 구두 전달
스가 “한국이 계기 만들어주길”
박 “일본 당국자들과 많은 조율”

박 원장은 이날 오후 3시 30분쯤 일본 도쿄의 총리관저로 들어가 4시 조금 넘어 나왔다. 예방을 마친 박 원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스가 총리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간곡한 안부와 한·일 관계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전달하고 대북 문제 등에 대한 좋은 의견을 들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의 의견은 친서 형식이 아니라 구두 형식으로만 전달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스가 총리에게) 충분히 의견을 말씀 드렸고, 어떻게 됐든 양국 정상이 해결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며 “계속 대화를 해나가면 잘 되리라 본다”고 설명했다. 또 “스가 총리가 친절하게 설명해 줬고, 자신의 책에 사인도 해 줘 개인적으로 매우 영광이고 감사했다”고 말했다.

스가 총리는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있는 한·일 관계를 건전하게 되돌릴 계기를 한국 측이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지지통신이 전했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매일 오전 공개되는 스가 총리의 공식 일정에는 포함되지 않아 비공식이거나 급하게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 한 외교 소식통은 “임시 국회 회기 중이라 총리가 15분 단위로 일정을 소화하는데, 박 원장을 30분이나 만난 건 스가 총리의 의지”라고 전했다.

또 박 원장은 “(총리 예방에) 앞서 일본 정부 당국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조율했다”고 밝혀 이번 방일 과정에서 양국 간 갈등 현안과 관련해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 원장은 8일 오전 일본에 도착한 후 이날 밤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 9일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 다키자와 히로아키(瀧澤裕昭) 내각정보조사관 등과 면담했다. 특히 니카이 간사장과의 만남에서는 한·일 양국 정상의 통 큰 선언을 제안했다고 한국 소식통이 전했다. 1998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小渕恵三) 총리가 발표한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잇는 새로운 정상간 선언으로 한·일 관계를 풀어보자는 것이다. 일본 측은 “해외 정보기관 수장과의 논의인만큼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가정보원’ 이름 안 바꾼다=국회 정보위원회 법안심사 소위는 이날 국가정보원의 명칭을 ‘대외안보정보원’으로 바꾸는 내용이 담긴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을 심의해 기존 명칭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청와대는 국정원 업무를 대외 정보에 한정하고 국내 정치 관여를 제한하는 개혁 방안의 하나로 국정원의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이날 여야의 합의로 국정원법 개정안 중 국정원 명칭 변경 부분은 삭제된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서울=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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