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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과 밀당? 아직 축하인사 안 한 세계 ‘스트롱맨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왼쪽부터)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왼쪽부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아직’ 축하인사를 전하지 않은 국가 지도자는 누구일까. 9일(현지시간) 영국 BBC, 미국 NBC방송 등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돈독한 관계였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등 스트롱맨들의 침묵을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전방위로 대립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축하 인사를 하지 않았다.

시진핑, 대중정책 모호해 견제 중 #“바이든 바보” 했던 김정은도 침묵 #‘동남아 트럼프’ 두테르테는 축전

시 주석은 2016년엔 미국 대선 다음 날인 11월 9일 트럼프 당선인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중국 때리기’에 나섰다. 이번에 축하 인사를 하지 않고 있는 건 트럼프 대통령이 ‘투표 사기’를 주장하며 대선에 불복하고 있어서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브리핑에서 바이든 당선인에게 축하 전문을 보내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국제관례에 따를 것”이라며 “바이든 선생이 이미 당선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것을 잘 안다. 미국의 대선 결과는 법률과 절차에 따라 확정될 것으로 이해한다”며 미국을 존중하는 차원이라고 했다. 확정때까지 축하 인사를 미룬다는 취지이지만, 바이든의 대중 정책이 모호한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를 심리적으로 견제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도 2016년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된 직후 축하 인사를 보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9일 “선거 결과가 공식 확정될 때까진 일절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BBC는 바이든 당선인과 껄끄러운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대선 결과에 실망해 축하할 마음이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최근 러시아를 미국의 최대 위협으로 꼽고 푸틴을 비판해왔다.

북한도 4년 전엔 관영 통신을 통해 대선 이틀 뒤 트럼프 당선을 언급했으나 이번엔 침묵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는 비록 하노이에서 패착했지만 세차례 회담도 하고 친서도 여러번 교환했다. 반면에 바이든 당선인의 트럼프-김정은 회담에 대한 시선은 차갑다. 김 위원장을 ‘폭력배(thug)’라고 불렀고, 김정은도 바이든 당선인을 “지능지수가 낮은 바보”라고 한 바 있다.

터키 외교부는 미 대선을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서아프리카 기니에서 3연임을 확정한 알파 콩데 대통령에게 축하를 보냈다. 바이든 당선인은 시리아 북동부에 진입해 쿠르드족 소탕 작전을 벌인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권위주의를 강화해온 에르도안은 나토 동맹국임에도 역내 독자적 군사 행동을 강행하고 러시아제 첨단무기를 도입해 미국과 갈등을 빚었다.

‘남미의 트럼프’ 별명이 붙은 브라질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최소한 내년 1월 20일까지 미국 대통령은 트럼프”라는 입장이다.  다만 그는 “트럼프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아니다”며 사실상 등을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해온 야네스 얀사 슬로베니아 총리는 지난 4일 트위터에 “미국인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4년 더 임기를 맡긴 것은 매우 명백하다”고 적고는 현재까지 침묵 모드다. 슬로베니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고국이다.

‘동남아의 트럼프’로 불린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관계가 더 강화되길 기원한다. 상호존중하면서 민주주의, 자유, 법치주의에 함께 헌신하자”는 축하 메시지를 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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