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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노조 '강성' 연임…공장은 판매 감소로 절반만 가동

중앙일보

입력

르노삼성 부산공장이 판매량 감소로 10일부터 생산량을 줄인다. 뉴스1

르노삼성 부산공장이 판매량 감소로 10일부터 생산량을 줄인다. 뉴스1

르노삼성차 노조는 지난 9일 집행부 선거에서 박종규 현 위원장이 연임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르노삼성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연임은 처음이다.  

'강성'으로 분류되는 박 위원장은 지난 9월 민주노총 산별노조인 금속노조 가입을 추진했다. 지금의 기업노조는 협상력에 한계가 있다며, 금속노조 가입 후 세계금속노조와 연대해 프랑스 르노그룹 본사와 직접 협상하겠다는 전략이었다.

당시 조합원 3분의 2 찬성 요건에 미치지 못해 좌초됐지만, 박 위원장은 이번 선거에서도 이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연임 성공으로 조합원 지지를 얻었다고 볼 수 있으나, 재추진하더라도 가결 가능성은 높지 않다. 박 위원장이 이번 선거에서 얻은 표는 투표자 중 56.8%로 지난 6월 찬반투표(60.7%)보다 더 낮았기 때문이다.

올해 임단협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르노삼성 노사는 올해 임단협에서 실무 6차 협상을 마친 뒤 교착 상태다. 노조는 기본급 7만1687원(4.69%) 인상과 격려금 500만원 등을 내세우고 있다. 르노삼성이 흑자를 내는 가운데서도 최근 2년간 기본급 동결에 대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회사 측은 하반기 판매량 감소를 이유로 난색을 보인다.

업계는 임단협이 길어지고 있지만, 연내 노조가 파업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공장 가동률이 낮아 파업 효과가 떨어지는 데다, 파업할 경우 실질임금 손실에 대한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해 '조정중지' 결정을 받았지만,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치지 않아 아직 절차가 남아 있다.

이날 르노삼성은 오는 30일까지 부산공장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판매 실적이 떨어져 주간 조만 가동한다"며 "이번 달 판매 추이를 봐서 다음 달 생산량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의 하루 생산 대수는 하루 400~500대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르노삼성의 올해(1~10월) 판매 대수는 9만907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6% 감소했다. 내수 시장에서 8만722대를 팔아 지난해보다 17.3% 늘었지만, 수출이 지난해보다 4분의 1로 급감했다. 닛산 로그 위탁 생산이 지난 3월로 끝났기 때문이다. 또 지난 3월 출시 후 매월 5000대 이상 팔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는 지난 7월 이후 2000대 안팎으로 감소했다.

지난 9월 르노그룹은 XM3의 유럽 물량을 한국에서 생산하겠다고 밝혀 수출에 숨통이 트였다. 수출 물량은 연말부터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 생산량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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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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