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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과 손 잡은 김종인 비대위 "산업 안전, 정파간 대립할 일 아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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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 주호영 원내대표,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왼쪽 네번째)와 노동계 참석자들이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열린 중대재해 방지 및 예방을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날 행사장 현수막엔 국민의힘의 상징색인 빨간색과 정의당의 상징색인 노란색이 함께 사용됐다.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 주호영 원내대표,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왼쪽 네번째)와 노동계 참석자들이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열린 중대재해 방지 및 예방을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날 행사장 현수막엔 국민의힘의 상징색인 빨간색과 정의당의 상징색인 노란색이 함께 사용됐다. 연합뉴스

국민의힘과 정의당이 정책 협의를 위해 마주 앉았다. 1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열린 중대재해 방지 및 예방을 위한 정책간담회에서다. 이날 행사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정의당에선 강은미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간담회에선 정의당이 발의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엔 대형 재해 사건이 특정한 노동자 개인의 위법행위 결과가 아니라, 기업 내 안전 관련 시스템 미비 및 안전불감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이에 대한 사업주의 책임과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20대 국회에서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대표 발의했지만, 자동 폐기됐었다. 정의당은 이 법안을 21대 국회 ‘당 1호 법안’으로 내세웠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국민의힘 측 인사들은 정의당이 추진 중인 근로자의 안전 보장 문제와 관련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산업 안전 문제는 정파 간 대립할 문제가 아니다”며 “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모두 힘을 합쳐 한마음으로 산업현장 사고에 대처할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제는 억울한 죽음, 사망 사고가 언론에 나와 국민 모두 가슴 아파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강은미 원내대표가 정의당에서 훨씬 앞장서서 주장했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이런 일을 하는 것에 대해 많이 반가워하고 흔쾌히 도움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의당의 강 원내대표는 “뜻깊은 자리에 초대해줘 감사드린다”며 “오늘 논의에서 끝나지 않고 노동자가 안 죽고 일할 수 있도록 해당 법안이 통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간담회 도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해외 입법 사례나 과잉 입법 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면서도 “민사든 형사든 처벌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중대 재해와 관련, 기업에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는 문제에 대해선 “저는 예전부터 찬성”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의당과의 정책 협의는 보수 혁신과 외연 확장을 위해 노력 중인 김 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돼 성사됐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취임 이후 ▶호남 중시 ▶기업규제 3법 찬성 ▶약자와의 동행 등 이른바 ‘좌클릭’ 행보를 보여왔다.

앞서 지난달 13일 김 위원장을 예방한 김종철 정의당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전향적으로 고민을 많이 한 것들을 전달해주면 국민들에게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고, 이에 김 위원장은 “민주당을 진보정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의당에서 앞장서서 얘기해주면 우리가 같이할 수 있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 지도부가 참석하는 행사에 진보정당인 정의당이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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