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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퍼의 경고 "내 후임이 진짜 예스맨, 신이 우릴 도와줘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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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전격 경질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자신은 진짜 예스맨이 아니며 후임자가 진짜 (트럼프의) 예스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임자가 진짜 예스맨이라면 신이 우리를 도와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마크 에스퍼 국방 장관을 해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스맨으로 불리던 에스퍼 장관은 "나는 예스맨이 아니다. 내 후임이 트럼프 대통령의 진짜 예스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마크 에스퍼 국방 장관을 해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스맨으로 불리던 에스퍼 장관은 "나는 예스맨이 아니다. 내 후임이 트럼프 대통령의 진짜 예스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FP=연합뉴스]

미 정치전문매체 더 힐에 따르면 에스퍼 장관은 대선 다음 날인 지난 4일 군사 매체 밀리터리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경질되기 전 인터뷰였지만 에스퍼 장관은 자신이 언젠가는 해고될 것이라는 걸 예상한 듯이 답변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에스퍼는 임기 초반 트럼프 대통령에 충성을 다하는 ‘예스맨’으로 평가받으며 ‘예스퍼’(Yes-per)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러나 지난 6월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 군을 개입시킬 수도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뜻에 반기를 들며 엇박자를 내기 시작했다.

7월에는 군부대 명칭 변경과 남부 연합기 사용 문제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노선을 달리했다. 마찰이 생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눈엣가시가 된 에스퍼 장관을 대선 전후 경질할 것이라는 예측이 잇따랐다.

이런 관측에도 에스퍼 장관은 인터뷰에서 “나는 국방부 수장으로서 트럼프 대통령과 싸우기로 했다. 내 행동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임명된 에스퍼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 충성하는 '예스맨'으로 불렸다. 그러나 지난 6월 인종차별반대 시위 군 투입 문제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며 눈 밖에 나기 시작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7월 임명된 에스퍼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 충성하는 '예스맨'으로 불렸다. 그러나 지난 6월 인종차별반대 시위 군 투입 문제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며 눈 밖에 나기 시작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는 “결국은 싸움을 선택해야 한다. 나는 무엇이든 싸울 수 있고, 큰 싸움을 해야만 한다. 나는 그것을 감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싸움을 선택한 배경도 밝혔다. “왜냐고? 누가 내 뒤에 들어올 것 같나?”라고 반문하고는 “내 후임이 진정한 ‘예스맨’이 될 것이다. 그 뒤는 신이 우리를 도와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대통령이 원하는 것은 매우 분명하고 투명했다”며 “하지만 나는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것이 아니라 내 일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도 답했다. 이러한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긴장 관계가 지속되더라도 사임할 뜻이 없다고 답했다. 다만 어느 시점에는 해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마크 에스퍼는 해임됐다. 나는 그의 공직에 감사하고 싶다”고 전했다. 에스퍼 장관 대행으로는 크리스토퍼 밀러 대테러센터장이 임명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밀러는 잘해낼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임기 막바지에 나온 장관 교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비협조적이었던 관료들을 해고하는 보복성 인사가 시작된 것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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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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