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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세계는 연결돼 있다···지구에 사는 우리는 모두 세계시민!

중앙일보

입력

올해 초,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세계로 퍼지기 시작하면서 ‘우한 폐렴이 몰려오니 국경 폐쇄’‘중국인은 입국 금지, 내쫓아야 한다’ 같은 말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당시 중국동포들이 많이 사는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은 거리 풍경이 달라질 정도로 오가는 사람이 확 줄었죠. 하지만 실제로는 지난 6월 8일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중국동포 쉼터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기 전까지 중국동포 중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혐오 표현은 그칠 줄 몰랐는데요. 이 같은 현상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유럽·미국 등에서도 나타났죠. 중국인 혐오를 넘어 스시 가게가 테러를 당하고, 마스크를 쓴 동양인이란 이유만으로 몰매를 맞는 등 아시아인 혐오로 번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요.
글=김현정 기자 hyeon7@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김다은(경기도 배곧해솔초 6)·박수연(경기도 안말초 5)·박한나(경기도 중산중 2)·추현준(경기도 다원초 6) 학생기자

지구촌이라는 말, 아마 들어본 적 있을 거예요. 지구 전체를 하나의 마을로 표현한 용어로 뉴스나 책, 노래 가사에도 등장하죠. 이는 통신기술과 교통수단의 발달로 예전보다 부쩍 가까워진 세계를 나타냅니다. 조선시대에 서울에서 부산까지 걸어서 보름이 넘게 걸렸다면 지금 우리는 고속열차를 타고 3시간이면 갈 수 있죠. 지구 반대편에 있는 브라질·아르헨티나도 비행기로 하루면 가고요. 사람뿐 아니라 수많은 상품도 나라 사이를 오가죠. 무역이 활발해지면서 자본도 국경을 넘어다니고요. 심지어 온라인 세계로 들어가면 실제로 어느 지역에 있든 실시간으로 소통이 가능합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세계와 나는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세계시민 체험을 시작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세계와 나는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세계시민 체험을 시작했다.

전 세계가 교류하며 정치·경제·문화·군사·범죄·환경 등 모든 분야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있죠. 이를 세계화(Globalization)라고도 표현해요. 기술의 발달로 인해 세계화의 속도가 빨라지며 지구촌 사람들이 서로 연결돼 돕고 살면서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거죠.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한국인 소식에 기뻐하고, 무역으로 경제적 이익을 늘리고, K-팝 등으로 문화 교류에 힘쓰는 식이에요. 또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늘어나는 플라스틱 등 전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나라가 협력하기 쉬워졌고요.

세계화를 이끄는 힘은 자본입니다. 예로부터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한 나라 안에서 팔던 물건을 옆 나라로, 더 먼 나라로 가지고 나가면서 시장을 확장했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화 흐름을 타고 세계 경제는 급속도로 발전했습니다. 경제 규모가 커지며 전 세계가 이전보다 잘살게 되었다고도 하지만, 그로 인한 이익은 거대 자본을 보유한 일부 기업·국가에 쏠리며 빈부 격차가 커지고 불평등이 심해지고 있다는 주장도 나와요. 예를 들어 초콜릿의 경우, 우리는 지금 스위스나 벨기에 브랜드 초콜릿도 마트에서 흔히 살 수 있죠. 하지만 원료인 카카오를 생산하는 서아프리카에선 200만 명이 넘는 어린이가 카카오 농장서 일하며 초콜릿값도 안 되는 돈을 받아요. 카카오 농장서 일해도 초콜릿 한 조각 맛볼 수 없는 거죠.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을 찾은 소중 학생기자단이 국제회의에 나선 각국 대표처럼 자리했다.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을 찾은 소중 학생기자단이 국제회의에 나선 각국 대표처럼 자리했다.

경제뿐만 아니에요. 권력과 돈이 있는 쪽의 문화만 널리 퍼지고 소수민족 등 세계 각지의 고유한 문화는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어요. 보통 미국 할리우드 영화는 알아도 다른 나라 영화는 잘 모르죠. 발리우드라고 불리는 인도 영화를 본 적 있나요. 세계 영화 4편 중 1편은 인도 영화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큰 시장인 인도 영화도 우리나라 영화관에선 잘 볼 수 없는데, 더 작은 나라·민족의 영화를 비롯한 문화 이야기는 더 접하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2020년을 지배한 코로나바이러스는 어떤가요. 중국 중남부에 위치한 우한에서 처음 나타난 코로나19가 세계로 퍼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이 새로운 전염병으로 전 세계가 신음하고 있죠. 그렇다고 세계화를 거부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죠. 코로나19로 인해 국경을 봉쇄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많았지만, 관광객은 막을 수 있어도 생필품을 실은 비행기·배를 다 막을 순 없어요. 올해 초 중국과 국경을 닫은 북한이 2달 만에 심각한 식량난에 처한 예도 있죠.

이미 우리 생활에 깊이 들어온 세계화. 지구촌이라는 하나의 마을에서 인류가 하나로 뭉쳐 살아간다는 개념 자체는 가치가 있습니다. 이 가치를 지키기 위해 일부 힘 있는 사람이 아닌 모두가, 소외되지 않고 고르게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을 추구하는 쪽으로 나아가야 하는 거죠. 이를 위해 지구촌 사람들을 ‘세계시민’이라고 지칭하고, 세계시민으로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교육에 나서는 기관·단체가 있어요. 그중 하나인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APCEIU·이하 유네스코 아태교육원)에 소중 학생기자단이 찾아갔습니다.

세계시민이 뭔가요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유네스코 아태교육원은 대한민국 정부와 유네스코 본부의 협정으로 2000년 설립됐죠. 유네스코 회원국과 함께 국제이해교육과 세계시민교육을 퍼트리고 발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 국제기구예요. 특히 유네스코 교육 2030 및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UN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SDGs)에 담긴 세계시민교육과 관련해 주요 선도 기관으로 앞장서서 활동하죠.

김다은·박수연·박한나·추현준 학생기자를 맞이한 서정연 대외협력홍보실 전문관보가 유네스코 아태교육원에 관해 설명하며 도서관으로 안내했어요. 베트남·인도·러시아·우크라이나 등 여러 나라와 관련된 조각이나 미술품, 책 등이 즐비한 곳이었죠. 자리에 앉아 영상을 보며 워밍업한 소중 학생기자단은 임현묵 유네스코 아태교육원장을 만나 본격적으로 궁금증을 풀어냈습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세계 각국의 미술품·책이 즐비한 도서관에서 임현묵(가운데) 유네스코 아태교육원장과 인터뷰했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세계 각국의 미술품·책이 즐비한 도서관에서 임현묵(가운데) 유네스코 아태교육원장과 인터뷰했다.

소중 학생기자단의 첫 질문은 ‘세계시민의 정의는 무엇인지,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을 세계시민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였어요. 임 원장이 “질문한 그대로,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는 다 세계시민”이라 답하자 모두 깜짝 놀랐죠. “다만 방금 학생기자 여러분이 놀란 것처럼 다 같은 세계시민이란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죠. 그래서 유네스코 같은 곳에서 세계시민임을 알고 책임 있게 행동하자고 교육하는 거예요.”

본인이 세계시민이라는 걸 알게 된 현준 학생기자가 “세계시민은 어떤 덕목을 갖춰야 하는지, 세계시민이라서 좋은 점은 무엇인지” 궁금해했죠. 임 원장이 덕목이 뭐냐고 되묻자 현준 학생기자는 사람이 가진 좋은 점이라고 답했어요. ‘사람이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어?’ ‘사람이면 이래야 하지 않아?’라고 말하는 것처럼 기본적으로 인간이 갖춰야 할 좋은 생각과 태도를 분류해서 덕목이라고 하죠. 임 원장은 “세계시민이 갖춰야 할 태도·생각도 그만큼 많다”며 그중 3가지를 설명했어요.

임현묵(가운데)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장과 인터뷰하는 소중 학생기자단. 세계시민의 정의부터 차근차근 궁금증을 풀었다.

임현묵(가운데)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장과 인터뷰하는 소중 학생기자단. 세계시민의 정의부터 차근차근 궁금증을 풀었다.

“먼저 우리가 다 세계시민인데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했죠. ‘나는 세계시민 아니고 한국의 시민이야’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요. ‘그러니까 다른 나라 신경 쓸 필요도 없고, 나는 한국에서도 어느 시·도에 사니까 여기만, 그중에서도 무슨 구 무슨 동 일만 신경 쓰면 돼. 우리가 왜 아프리카나 중남미 사람들을 걱정해야 돼?’ 이런 식이죠. 그게 바로 세계시민의식의 반대라고 할 수 있어요. 다른 지역, 다른 나라 사람도 나와 똑같은 사람이란 걸 깨닫고 그와 내가 다르지 않다는 걸 인정하는 게 첫 번째입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관심을 갖는 거죠. 이걸 한마디로 ‘인류 공동체 의식’이라고 해요.”

한나 학생기자가 “공동체란 말은 많이 들었다”며 “인류는 지구에 사는 사람이니까 합치면 세계시민이랑 통하네요”라고 덧붙였죠. 임 원장이 바로 그렇다며 “다른 지역, 다른 나라 사람들이 다 관계없는 게 아니라 연결돼 있다는 걸 인식하는 게 중요해요. 지금 유럽에선 코로나19로 2차 락다운에 들어갈 정도로 심각하죠. 유럽이랑 우리나라는 멀리 있으니까 상관없을까요” 물었죠.

소중 학생기자단 세계시민 취재 후기

소중 학생기자단 세계시민 취재 후기

학생기자단이 모두 아니라고 고개를 젓자 이는 두 번째 덕목과 이어졌습니다. “맞아요. 우리도 위험해요. 우리가 하나로 연결돼 있으니 코로나19 같은 문제를 다 같이 해결할 수 있게 나서야겠죠. ‘힘 합쳐 해결하자’는 협력·협동이 두 번째예요. 우리가 다 연결돼 있지만 또 다 다르잖아요. 여기 다은 학생기자와 현준 학생기자만 봐도 같은 학년이지만 생각도 다르고 좋아하는 것도 다르죠. 다 다르다 보니 협동하기도 쉽지가 않아요.”

반 친구들이랑 마음이 잘 맞느냐는 질문에 현준 학생기자는 “요즘은 학교에 잘 안 가서 모르겠는데, 5학년 때 보면 많이 싸운 것 같다”고 했죠. “같은 반 친구들끼리도 많이 싸우는데, 학교가 다르면 그 차이가 더 심하고, 지역이나 나라가 다르면 더욱더 심하겠죠. 우리는 생각하는 것도, 음식이나 생활 방식도 각자 매우 달라요. 그런 점을 존중해야지 무시하거나 따돌리면 안 돼요. 세 번째는 나와 다른 이를 존중하자는 ‘다양성 존중’입니다.”

국제회의 의장단 단상에 자리한 박수연·추현준·박한나·김다은(왼쪽부터) 학생기자.

국제회의 의장단 단상에 자리한 박수연·추현준·박한나·김다은(왼쪽부터) 학생기자.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내용에 한나 학생기자가 누가·언제·어떻게·왜 세계시민교육을 시작하게 됐는지, 뭘 배우는지 궁금해했죠. “세계시민이라고 하면 현대 개념 같지만, 오랜 옛날부터 있었어요. 다만 2012년에 반기문 당시 유엔사무총장이 세계시민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전보다 더 열심히 여러 나라에서 하게 된 거예요.”

“어릴 때부터 세계시민교육을 받으면 좋을 것 같다”는 수연 학생기자가 “그런데 교과서에선 못 본 것 같아요. 어린이·청소년이 접하기 쉬운 프로그램이 있나요” 물었어요. 임 원장은 “세계시민교육은 수연 학생기자가 경기도 성남시민이자, 한국시민이자, 세계시민임을 깨닫게 하는 교육, 나와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는 교육, 문제 해결을 위해 협동할 수 있게 하는 교육”이라고 말했죠. “유네스코 아태교육원 외에도 월드비전·굿네이버스 등 여러 곳에서 하고 있어요. 사실 초·중학교 교과서에도 관련 내용이 꽤 있습니다. 나와 피부색이 다르고 먹는 음식 다른 친구 존중하는 법 배우기 같은 부분이죠. 집에 가서 여러분이 직접 찾아보세요.”

소중 학생기자단 세계시민 취재 후기

소중 학생기자단 세계시민 취재 후기

모두 고개를 끄덕이자 다은 학생기자가 초·중학생 소중 독자들이 세계시민교육을 받으면 어떤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하고 교육하는지 물었습니다. 임 원장은 “여러분 엄마·아빠가 ‘너 열심히 공부해야 돼’ 하시죠. 왜 공부 열심히 하라고 하실까요” 되물었죠. 현준 학생기자가 냉큼 “좋은 사람이 되라고요” 답했어요. “그렇죠.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죠. 세계시민교육은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교육이에요.”

세계시민으로서 뭘 해야 할까

지난여름 ‘관짝소년단’을 패러디한 경기도 의정부고 졸업사진으로 벌어진 논란에서 흑인 당사자이기도 한 방송인 샘 오취리가 사과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관짝소년단은 가나의 장례식장에서 관을 옮기는 상여꾼들이 춤추는 것을 패러디한 영상으로 유튜브에서 일종의 ‘밈(meme)’으로 큰 인기였죠. 해마다 화제의 이슈·인물을 패러디한 졸업사진으로 주목받는 의정부고 학생들이 관짝소년단을 따라 하며 얼굴에 검은 칠을 했고, 이게 인종차별이란 지적이 나왔어요.

소중 학생기자단은 이 사건과 세계시민의식을 연결했죠. “관짝소년단 영상은 못 봤지만 뉴스는 봤다”는 한나 학생기자에 이어 현준 학생기자가 “노래랑 맞춰 율동 같은 걸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잘 하지 않는 행동이라 그런지 재밌었어요” 말했죠. 마찬가지로 영상을 본 수연 학생기자는 “졸업사진에 흑인으로 분장한 게 그리 재밌거나 하진 않았어요”, 다은 학생기자도 “흑인이 의정부고 졸업사진을 보면 좋아하지 않을 것 같았어요”라고 의견을 냈죠.

샘 오취리는 의정부고 졸업사진에서 '관짝소년단'을 따라 하기 위해 흑인 분장(블랙페이스)한 것을 비판했다. [샘 오취리 인스타그램 캡처]

샘 오취리는 의정부고 졸업사진에서 '관짝소년단'을 따라 하기 위해 흑인 분장(블랙페이스)한 것을 비판했다. [샘 오취리 인스타그램 캡처]

임 원장은 최근 미국·유럽에서 일었던 흑인 차별 반대 시위 얘기를 꺼냈습니다. “‘흑인의 목숨도 중요하다’는 슬로건 들어봤나요. 피부색이 검다고 무시하고, 경찰이 범죄자 취급하고, 죄가 없는데도 위협하잖아요. 세계적으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많다 보니 의정부고 졸업사진도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진 것 같아요. 흑인 문화가 있는데, 이걸 재미 요소로만 볼 게 아니라 제대로 알고 신경 써야 하는 거죠.”

비흑인이 흑인 흉내를 내려고 얼굴을 검게 칠하거나 입술을 두껍게 과장하는 블랙페이스는 1960년대 미국에서 흑인 민권운동이 거세게 일어나며 금기시됐습니다. 관짝소년단을 따라 하면서 얼굴에 검은 칠을 한 것이 인종차별인 이유죠. 흑인 오취리가 이를 지적한 것이 문제가 아니고, 사회적 논의를 통해 반세기 이상 인종차별 행위이자 문화적 금기로 여겨진 행위를 한 것, 그 과정에서 교육적 지도가 부재한 사실, 오취리에 쏟아진 격앙된 비난을 문제로 받아들여야 하는 겁니다.

소중 학생기자단 세계시민 취재 후기

소중 학생기자단 세계시민 취재 후기

코로나19 사태로 우리나라에 중국인 혐오 분위기가 형성되고, 세계적으로도 아시아인을 폭행하거나 해코지하는 사건이 늘어난 것 역시 이와 같은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임 원장은 “세계시민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손가락질하고 피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행동한 것”이라며 “하지만 그런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명백하다”고 강조했어요. “중국인은 따로 떼어놔야 돼, 가까이 가면 안 돼, 이런 식이면 협동하기 어렵죠. 구체적으로 정확한 정보를 알아야 해요. 중국인이라서 코로나19를 퍼뜨리는 게 아니잖아요. 그럼 코로나19는 어떻게 퍼질까, 입과 코를 가리지 않고 기침하면 비말을 통해 퍼진다, 이런 사실을 정확히 알면 엉뚱한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겠죠. 그런 노력이 중요해요.”

“코로나19로 많은 게 바뀌고 있다”고 입을 연 다은 학생기자는 “이런 시기에 가져야 할 시민의식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물었죠. “학교도 매일 못 가고 여러분에게도 어려움이 많을 텐데요. 나 혼자 안전하다고 끝이 아니에요. 내 옆 사람, 옆 동네, 옆 나라 사람도 좋아져야죠. 다른 나라에서 계속 코로나19가 확산한다면 우리나라도, 나도 안전하지 않아요. 문제 해결을 위해 협동심을 많이 발휘해야 할 때입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작성한 세계시민여권.

소중 학생기자단이 작성한 세계시민여권.

“코로나19와 같은 세계적 재앙 상황에서 국제 협력이 더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저도 백신 개발이나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는 자국민을 위한 정책 등으로 국제 협력이 중요하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재앙 앞에서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면서 국제 협력에 어려움도 많을 것 같습니다. 특히 어려운 부분은 무엇이고, 세계시민으로서 우리는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수연 학생기자의 질문에 임 원장은 “중요한 이야기”라며 설명했어요. “처음에 제가 우리는 한국시민이기도 하며 세계시민이라고 했죠. 한국시민이면 무조건 한국인에게 먼저 백신을 맞춰야 할까요? 세계시민임을 깨닫지 못하면 한국인만 먼저 백신 맞아야 한다, 당연히 우리부터 맞자고 하겠죠. 백신은 부족한데 나라마다 우리가 먼저 맞겠다고 나오면 해결이 어렵겠죠. 모든 나라에 퍼진 코로나19가 해결되려면 인류 공동체가 다 백신을 골고루 맞아야 할 거예요. 모두에게서 해결되어야 하는 거죠. WHO 같은 곳에서 백신을 모두 골고루 맞게 하자고 하고 있어요. 코로나19뿐 아니라 기후변화 등 심각한 문제가 많은데 우리 소년중앙 독자들도 이런 노력에 많은 관심을 갖고,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해 보는 것도 좋을 거예요.”

우리가 세워야 할 평화의 방벽을 살펴본 박수연·박한나·김다은·추현준(왼쪽부터) 학생기자가 각 나라·민족 언어로 쓰인 ‘평화’ 글자 중에 각자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봤다.

우리가 세워야 할 평화의 방벽을 살펴본 박수연·박한나·김다은·추현준(왼쪽부터) 학생기자가 각 나라·민족 언어로 쓰인 ‘평화’ 글자 중에 각자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봤다.

임 원장과의 인터뷰를 마친 소중 학생기자단은 방금 들은 내용을 직접 체험하며 이해해보기로 했습니다. 체험관으로 가는 길에는 세계 여러 곳의 사진이 전시돼 있었는데요. 김광현 수석전문관은 “국제이해교육사진교실 학생들이 찍은 것”이라며 “2006년부터 매년 중·고생을 뽑아 필리핀·러시아·팔라우·터키 등 각 나라 친구들과 국제이해 및 세계시민교육과 관련한 주제로 사진을 찍고 문화 교류를 한다”고 설명했어요. 현준 학생기자가 재밌을 것 같다며 관심을 보였죠.

다양한 나라 친구들의 사진을 살펴보는 사이 체험관에 도착한 학생기자단은 이연우 사업보조원의 안내를 받아 먼저 세계시민여권을 만들었습니다. ‘세계시민으로서 더욱 정의롭고, 평화로우며,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참여할 것을 서약’한 네 사람은 세계와 내가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살폈어요. 우리가 평소 사용하는 물건이 얼마나 다양한 나라에서 왔는지 알고, 어떤 사회문제와 상관있는지 알아본 겁니다.

소중 학생기자단 세계시민 취재 후기

소중 학생기자단 세계시민 취재 후기

세계시민으로서의 서약은 그대로 세계시민교육의 정의와 연결됩니다. 세계시민으로서 글로벌 이슈에 관해 배우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며, 이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하는 거죠. 학생기자단은 ‘생각하기(think)’‘공유하기(share)’‘행동하기(act)’의 세 가지를 소리 높여 외치고 이를 통해 달성할 목표인 평화를 세계 각지의 문자로 표현한 평화의 방벽 앞에 섰죠.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내가 어떤 유형의 세계시민인지도 알아봤어요. 한나 학생기자는 돌고래, 다은 학생기자는 코끼리, 수연·현준 학생기자는 카멜레온이 나왔죠. 각각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행동형, 잘 어울리는 소통형, 다양성을 존중하는 공감형이라는 설명을 들으며 말랄라·캄쾀바처럼 세계시민으로서 행동할 것을 다짐했어요. 말랄라는 2014년 17세의 나이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여성 인권운동가이고, 캄쾀바는 14세이던 2001년 쓰레기와 고철로 풍차를 만들어 전기를 생산하며 마을을 살렸죠. 이들의 행동과도 연결된 빈곤·기아 종식, 양질의 교육, 양성평등 등은 지속가능발전목표(UN SDGs) 17개 중 하나입니다. 학생기자단은 각자 생각을 담아 18번째 목표를 설정해봤죠.

소중 학생기자단이 체험을 마치고 세계 여러 나라 친구들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체험을 마치고 세계 여러 나라 친구들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세계시민들이 힘을 합쳐야 하는 문제는 아주 많습니다. 인류가 세계의 시민으로서 더불어 살아가자는 게 뜬구름 잡는 소리 같았나요. 기후변화 같은 큰 문제는 내 일 같지 않았나요. 말랄라는 2013년 유엔에서 청년대표로 연설하며 “한 명의 아이, 한 명의 선생님, 한 권의 책, 한 개의 펜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이미 세계시민이죠. 그 점을 깨닫고 세계시민으로서 작지만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직접 실천해 보세요.

세계시민으로서 생각해 보자

세계시민으로서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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