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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린 4년 만에 첫 우승, 다시 4주 만에 2승…상금 3억원 잭폿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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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안나린이 환한 미소로 자축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안나린이 환한 미소로 자축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 오션 코스.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 나선 선수 62명은 초속 7m 찬바람을 맞으며 추위와 싸웠다. 핀에 꽂힌 깃대는 심하게 흔들렸다. 선수들은 두꺼운 점퍼를 입고 벗기를 반복했다. 세계 1위 고진영(25)과 장타자 김아림(25)은 방한용 귀마개까지 착용했다.

KLPGA 하나금융 챔피언십 우승 #자신감 커지면서 장하나 따돌려 #나흘내내 유일하게 언더파 기록

강풍 탓에 이날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3명뿐이었다. 안나린(25)은 그중에서도 가장 돋보였다. 공동 선두로 출발한 그는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2개, 보기 1개로 1타를 줄였다. 합계 8언더파. 장하나(28·5언더파)를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지난달 오텍캐리어 챔피언십에서 데뷔 네 시즌, 개인 통산 93번째 대회 만에 처음 우승했던 그는 4주 만에 시즌 2승을 달성했다.

이번 대회는 올 시즌 KLPGA 투어 대회 중 가장 많은 상금이 걸렸다. 안나린이 우승 상금 3억원을 가져갔다. 상금 잭폿을 터뜨린 그는 시즌 상금 순위 11위에서 2위(5억9500만원)로 훌쩍 올라섰다. 그는 “첫 우승 때 받은 상금으로 아직 자동차를 못 샀다. 이번 상금까지 보태 차를 사고 싶다”고 말했다.

안나린은 4주 전 힘겹게 첫 우승 했다. 3라운드까지 10타 차로 앞서갔는데, 최종 라운드에서 경쟁자 유해란(19)에게 한때 2타 차까지 쫓겼다. 천신만고 끝에 차지한 우승 트로피. 그래도 한 번 우승했던 경험이 이번에는 큰 힘이 됐다.

이번 대회에 고진영, 유소연(30), 김효주(25) 등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안나린과 경쟁한 장하나는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이었다. 직전 대회였던 SK네트웍스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우승한 장하나는 이번 대회 1~3라운드에서도 내내 선두를 달렸다. 그래도 안나린은 주눅 들지 않았다. 오히려 안나린을 추격하던 장하나가 17번 홀(파3)에서 결정적인 4퍼트 실수로 더블 보기를 범했다. 그렇게 둘의 차이가 벌어졌다.

중학 2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안나린은 2017년 KLPGA 투어에 데뷔했다. 세 시즌 동안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문제는 아이언샷이었다. 지난해 그린 적중률이 66.81%, 81위였다. 1년 가까이 스윙 교정에 매달렸다. 그는 “백스윙 때 몸과 팔이 따로 놀지 않도록 고쳤다”고 설명했다. 효과가 나타났다. 올 시즌 그린 적중률은 75.1%(26위)로 좋아졌다. 이날 그린 적중률은 82%였다.

한승수

한승수

강풍 속에도 안나린의 샷은 흔들리지 않았다. 덕분에 그린까지 공을 수월하게 올렸고, 원하는 결과를 낼 수 있었다. 그는 이번 대회 출전 선수 중 유일하게 나흘 내내 언더파를 기록했다. 그는 “긴장감 속에서 경기한 데다, 날씨가 춥고 바람도 많이 불어 많이 걱정했다. 그래도 잘 끝나서 기쁘다. 이제 올 시즌 1개 대회만 남았다. 최종전(ADT캡스 챔피언십)도 우승 분위기를 이어가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지애

신지애

한편 경기 파주 서원밸리 골프장에서 열린 한국 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시즌 최종전인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는 미국교포 한승수(34)가 17언더파로 우승했다. 이 대회 공동 9위(13언더파) 김태훈(35)은 올 시즌 대상과 상금왕을 석권했다. 호주교포 이원준(35)은 코리안투어 최고령 신인상 수상자가 됐다. 일본 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의 신지애(32)는 토토 저팬 클래식에서 합계 19언더파로 우승했다. 시즌 2승, JLPGA 투어 통산 26승이다.

인천=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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