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한국 경제에 호재…코로나 재확산이 '훈풍’ 상쇄할수도

중앙일보

입력 2020.11.08 16:23

업데이트 2020.11.08 16:30

조 바이든 당선인의 미국 대선 승리가 한국 경제에 호재로 작용할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 여파로 위축된 세계 교역이 살아나면 한국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서다. 미국 민주당이 추진하는 대규모 경기 부양책의 반사 이익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미·중 대립 지속, 환경 규제 강화 기조는 한국 경제가 넘어야 할 산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이 ‘바이든 훈풍’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우려다.

8일 서울 용산 전자랜드 가전매장에 46대 미 대통령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당선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뉴스1

8일 서울 용산 전자랜드 가전매장에 46대 미 대통령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당선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뉴스1

바이든 당선, 한국 성장률 끌어올려 

8일 주요 경제기관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가 한국의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낼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연평균 0.6∼2.2%포인트, 경제성장률은 0.1∼0.4%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했다면 성장률을 연평균 0.1%포인트 낮췄을 거로 봤다. “국제통상 질서를 존중하는 바이든의 당선으로 글로벌 교역이 개선세를 보여 한국 수출 여건도 양호해질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도 바이든의 당선이 내년 한국의 성장률을 0.1~0.3%포인트 상승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재정 확대에 따른 미국 성장률 제고가 한국 경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환경 규제, 한국 기업 피해 우려도 

호재만 있는 건 아니다. 바이든 당선인과 민주당이 그간 내놓은 공약 중에는 한국 경제에 위험 요소가 될 부분이 있다. 대표적인 게 환경 규제다. 민주당은 기후협정을 준수하지 않는 국가에 ‘탄소조정세(carbon adjustment fee)’ 부과와 같은 불이익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이 환경 관련 각종 정책을 밀어붙이는 경우 환경 규제에 대한 대응이 상대적으로 덜 준비된 한국 기업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당선에 따른 한국 경제 영향.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조 바이든 당선에 따른 한국 경제 영향.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미·중 갈등 지속에 따른 안개도 걷히지 않았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바이든 당선인도 대(對)중국 강경책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반덤핑·상계관세 등 지금의 보호무역 기조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미국 민주당도 트럼프 행정부 못지않게 중국을 압박할 것”이라며 “미국이 중국을 배제하는 새로운 통상 질서를 구축하면서 한국에 선택을 요구할 수 있는 만큼 정부는 면밀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은 하루 수만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주요 지역에 야간 통행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식당·술집 등의 주인들이 야간 영업금지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자 경찰이 출동했다. 로이터=연합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은 하루 수만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주요 지역에 야간 통행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식당·술집 등의 주인들이 야간 영업금지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자 경찰이 출동했다. 로이터=연합

“경제 회복 최대 변수는 코로나19 재확산”  

주요국의 코로나19 재확산은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에 따른 긍정적 효과를 희석시킬 수 있다. 지난달 말 이후 코로나19 감염자가 재차 급증하며 프랑스와 독일 등 주요국이 경제 봉쇄 조치를 다시 내렸다. 이는 최근 수출 개선세를 타고 반등한 한국 경제를 다시 주저앉힐 수 있다. 올해 1분기(-1.3%), 2분기(-3.2%) 뒷걸음질 쳤던 한국의 분기 성장률(전기 대비)은 3분기에 1.9%를 기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내놓은 ‘11월 경제동향’에서 “수출은 일평균 수출액이 증가하며 개선됐지만,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가속하며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경제부처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미국 대선 이후 혼란 가능성 등의 추이를 코로나19확산세와 함께 면밀히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6일 정책점검조정회의에서 “서구 여러 나라에서 코로나19 재확산과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twindemic)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장은 “미국 대선도 중요한 변수지만 현재 한국 경제의 회복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결국 코로나19 확산 방지 여부”라고 진단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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