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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보석상인들, 방역봉사단에 은제 ‘덕분에 반지’ 기증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민은미의 내가 몰랐던 주얼리(56)

지난달 29일 종로구청 한우리홀에서는 ‘코로나 방역, 덕분에 반지 기증행사’가 열렸다. 종로구 방역단 65명(새마을지도자 55명, 통장 10명)에게 ‘덕분에 반지’를 전달하는 자리였다. ‘덕분에 반지’란 서울 종로 지역의 젊은 주얼리인들이 결성한 모임인 ‘한국주얼리소사이어티’ 회원 30여명이 주축이 되어 만든 은반지다.

한국주얼리소사이어티는 회원 수가 300여명에 이르는, 젊은 주얼리인들의 소통채널이다. K방역의 최전선에서 헌신하는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주얼리인들은 자발적으로 반지 제작에 들어갔다. 한국주얼리소사이어티 회원들이 포진해 있는 종로는 한국 주얼리 산업의 핵심 기지로 불린다.

서울 지하철 종로3가역을 중심으로 종각에서 종로4가에 이르기까지 약 3000개의 주얼리업체가 밀집해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주얼리가 전국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디자인, 제조, 도매, 소매, 등 주얼리와 관련한 전 분야가 한곳에 모여 있다.

이날 반지를 받은 대상자들은 그런 종로 지역 내 방역 취약지역을 잘 아는 특별방역봉사단과 시니어봉사단이다. 그동안 종묘·탑골공원을 비롯해 종로구 내 다중밀집이용시설, 취약시설 등에 대한 방역활동을 펼쳐왔다. 종로 지역 주얼리 전문가들이 만든 ‘덕분에 반지’는 어떤 반지일까?

K방역의 최전선에서 헌신하는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제작한 '덕분에 반지'. [사진 한국주얼리소사이어티]

K방역의 최전선에서 헌신하는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제작한 '덕분에 반지'. [사진 한국주얼리소사이어티]

디자인

반지 디자인은 코로나 19 시기에 필수품이 된 마스크 모양이다. 또한 전장에서 얼굴과 머리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착용하는 투구 형태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예방과 확산 방지에 큰 공을 세운 마스크를 형상화한 디자인에 ‘덕분에’라는 글자가 장식되어 있다. ‘당신을 존경합니다’란 뜻의 수어(手語)도 새겨져 있다.

마스크가 투구와 갑옷처럼 국민을 보호해 온 것처럼, 마스크 모양의 ‘덕분에 반지’가 방역인과 의료진을 보호해줄 것이란 염원을 담고 있다.

마스크를 형상화한 디자인에 ‘덕분에’라는 글자가 장식되어 있다. ‘당신을 존경합니다’란 뜻의 수어(手語)도 새겨져 있다. [사진 한국주얼리소사이어티]

마스크를 형상화한 디자인에 ‘덕분에’라는 글자가 장식되어 있다. ‘당신을 존경합니다’란 뜻의 수어(手語)도 새겨져 있다. [사진 한국주얼리소사이어티]

소재

반지 소재는 은(실버 925)이다. 수어 부분은 18K 도금으로 장식했다. 주얼리인들이 은을 소재로 반지를 만들기로 한 데는 까닭이 있다. 은은 강력한 살균력을 가진 금속으로 자연 살균제로도 불린다. 중세시대 흑사병이 유행할 때 귀족이나 왕족은 감염을 막기 위해 은식기와 집기를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고 한다. 은에서 발생하는 음이온이 병균을 살균하는 작용을 해 상대적으로 전염병에서 안전했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은수저를 사용해 음식에 독이 있는지를 알아보곤 했다.

주얼리인들이 의료진이나 방역전문가에게 은반지를 기증하려 한 이유다. 의료진과 방역인들에 대한 감사와 그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마음을 은반지로 담아내려 한 것이다.

박스에 담긴 덕분에 반지. [사진 한국주얼리소사이어티]

박스에 담긴 덕분에 반지. [사진 한국주얼리소사이어티]

다이아몬드와 태극마크

반지에는 초미니 다이아몬드 1개가 세팅됐다. ‘당신은 빛나는 다이아몬드입니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반지 안쪽에는 전 세계의 모범이 된 K방역을 상징하는 태극 마크와 ‘KOREA’(코리아)도 각인했다.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의료진과 방역인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태극 마크로 K방역의 자부심을 새긴 것이다.

이런 ‘덕분에 반지’하나가 탄생하는 데는 수많은 주얼리인들이 땀과 정성을 기울였다. 디자인부터 마지막 단계인 포장 상자 안에 담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다. 단계마다 전문가의 손길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덕분에 반지 1개는 수십 명의 땀과 노력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반지를 만든 종로 지역 주얼리인들의 정성 어린 마음이 일선 의료진과 방역 담당자들에게 그대로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주얼리인들은 종로를 시작으로 ‘덕분에 반지’ 기증 챌린지를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덕분에 반지 기증 챌린지에는 제작 지원, 재능 기부 등의 방식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참여 방법은 주얼리 지식 정보 포털 '주얼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얼리 마켓 리서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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