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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에듀] 서울대 정시에도 '내신 반영'…현 고1 대책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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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수능성적 100%로 진행되던 서울대 정시 전형에 변화가 예고됐다. 서울대는 정시전형에 내신 성적이 포함된 교과평가를 반영하겠다는 ‘2023학년도 대학 신입학생 입학전형 예고’를 발표했다. 5점(A)부터 0점(C)까지 3개 등급으로 부여한 교과평가 점수를 20점으로 환산해 수능 점수 80점과 합산,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이번 예고는 대교협의 심의·승인을 거치면 내년 4월 최종 확정된다. 현 고1부터 대상에 포함된다.

정시에 학종 일부 포함된 셈… 정시 올인파 불리해져

이번 전형이 최종 확정되면 정부의 정시 확대 대책을 믿고 수능에만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소위 ‘정시 올인파’는 학습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서울대를 시작으로 다른 주요 대학들도 유사한 전형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능 100%로 선발하면 학교를 자퇴하고 수능 준비에만 몰입하거나, 내신을 포기하겠다며 학교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 일부 학생들이 있었다”며 “이번 발표는 그런 식으로 학교 수업이 파행되는 현상을 막겠다는 선언적 의미”라고 분석했다. 그는 서울대의 이번 발표를 “명문과 실리를 다 취한 정책”으로 평가했다.

내신 성적이 반영되면서 학교 내신 성적보다 수능 성적이 높거나, 고교 1, 2학년 때보다 고3 수험생 때 급격하게 성적이 향상되는 경우도 상대적으로 불리해졌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최종 합격에 10~20%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서울대가 여러 가지로 시뮬레이션을 해 보고, 효과가 나타나기에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내신의 중요도가 높아진 것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이번 예고에 따르면 이수한 교과목의 선택 여부도 교과 평가에 포함된다. 서울대가 교과평가 항목으로 제시한 영역은 총 3가지다. 교과목 선택 여부(이수 현황)와 학업성적, 교과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진로희망에 맞춰 선택하는 과목에도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비교과 영역인 ‘교과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대비도 중요하다. 수시뿐 아니라 정시 전형을 준비하는 데도 중요한 요소가 됐다.

진학사 우연철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지금까지는 서울대 정시를 지원할 때 수능 점수만 가지고 원하는 과를 선택해 지원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달라진다”며 “고1부터 내가 희망하는 전공을 어문계열 또는 사회과학계열 식으로 미리 정해서 교과목을 선택하는 것부터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교과평가가 ‘합격 뒤집기’에 실제 미치는 영향은 예상보다는 미미할 것으로 예측했다. 1단계 수능 성적 100%로 정원의 2배수를 먼저 선발하고, 2단계에서도 수능 성적이 총점 100점 중 80점을 차지해서다. 여전히 수능 점수의 비중이 크다는 얘기다.

우연철 소장은 “서울대가 이번에 제시한 수능 성적 산출 방법은 2014학년도까지 사용했었던 동일한 방법”이라며 “이를 토대로 지원자들의 점수를 모의 계산해봤을 때 교과평가 점수가 최상위권과 최하위권에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교과평가 등급으로 뒤바뀌는 점수는 A·B등급 기준 대략 2점 차이로 예상된다. 0점을 받는 C등급의 비율은 사실상 희박하다. 최상위권과 최하위권은 이미 1단계 수능 성적 환산 점수가 3점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교과평가 점수로 이를 뒤집기는 사실상 어렵다. 그는 “교과평가 점수는 합격 마지노선에 위치한 학생들 일부에게 영향이 있을 것”이라 예측했다.

특목·자사고 재학생들의 불리함 여부도 ‘정성평가’라는 측면에서 큰 영향이 없을 거라 봤다. 이만기 소장은 “3가지 교과 평가 영역 중에서 특목·자사고 학생들에게 문제 되는 건 학업성적뿐”이라며 “영역별로 점수가 계산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교과 이수 현황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등 다른 두 가지 영역에서 만회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지은 객원기자는 중앙일보 교육섹션 '열려라 공부' 'NIE연구소' 등에서 교육 전문 기자로 11년간 일했다. 2017년에는 『지금 시작하는 엄마표 미래교육』이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지금은 교육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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