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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골디락스 시나리오” 세계 증시 일단 웃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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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4일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한 중개인이 성조기 마스크를 쓴 채 일하고 있다. 이날 다우지수는 1.34%, 나스닥은 3.85% 올랐다. [AP=연합뉴스]

4일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한 중개인이 성조기 마스크를 쓴 채 일하고 있다. 이날 다우지수는 1.34%, 나스닥은 3.85% 올랐다. [AP=연합뉴스]

미국 대선의 중간 개표 결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앞서가면서 4일 뉴욕 증시에 이어 5일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 코스피는 2400선을 회복하며 약 두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도쿄 증시의 닛케이지수는 2만4000선을 넘어서며 2018년 10월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홍콩 증시의 항셍지수도 3.25% 급등했다.

민주당의 빅테크 규제 우려 덜고 #신정부 경기부양책 기대감 커져 #일본 닛케이 25개월만에 최고치 #코스피선 바이오·배터리주 급등

5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56.47포인트(2.4%) 오른 2413.79로 마감했다. 지난 9월 16일(2435.92)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종목별로는 친환경·바이오·배터리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이로써 코스피는 이달 들어 나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나흘간 지수 상승 폭은 146포인트(6.5%)에 이른다.

5일 코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17.83포인트(2.16%) 상승한 844.8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합쳐 1조4000억원 넘게 주식을 사들였다. 기관도 6000억원가량 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1조9000억원 넘게 내다 팔았다. 원화값도 크게 상승(환율은 하락)하며 달러당 1120원대에 다시 진입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값은 전날보다 9.5원 오른 달러당 1128.2원에 마감했다.

세계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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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에선 바이든 후보의 우세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돈의 흐름을 바꿔 증시의 투자심리를 살아나게 하는 호재였던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주도로 추진 중인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에서다. 경기 부양책이 현실화돼 시중에 달러가 많이 풀리면 달러 약세, 신흥국 통화 강세로 이어지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외국인들이 다소 투자 위험을 감수하고 한국 등 신흥시장 주식을 공격적으로 사들인 배경이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추가 부양책과 새 정부 출범의 기대감 같은 호재에 더 민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든 후보가 공약한 대로 미국이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복귀한다면 친환경 관련주가 큰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면서 ‘절묘한 균형’을 이룰 공산이 커졌다. 제러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을 유지하면 법인세 등 세금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며 “바이든 당선과 공화당 우위 상원의 시나리오는 주가에 긍정적 요소가 많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증시 전문가를 인용해 “이런 선거 결과는 금융시장에서 ‘골디락스(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아 적당한 상태)’ 시나리오로 간주한다”고 전했다.

지난 4일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85%,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54% 상승했다. 같은 날 다우지수 상승률(1.34%)보다 컸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6.09%)과 페이스북(8.32%)·아마존(6.32%)·애플(4.08%)·마이크로소프트(4.82%) 등이 나스닥 시장의 강세를 주도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공화당 우위 상원으로)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의 규제 강화와 약값 인하 같은 민주당 정책에 따른 리스크가 줄었다”며 “뉴욕 증시에서 IT와 첨단기술·보건의료 관련 종목이 오른 배경”이라고 풀이했다.

5일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6.55% 뛰어올랐다. LG화학(4.15%)·삼성SDI(5.33%)·SK이노베이션(4.55%) 등 배터리 3사도 나란히 큰 폭의 상승세였다. 삼성전자(3.08%)·SK하이닉스(3.49%) 등 반도체주도 코스피 상승률을 웃돌았다. 코스닥 시장에선 씨젠(7.38%)과 카카오게임즈(4.15%) 등의 주가 상승 폭이 비교적 컸다.

문현경·신혜연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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