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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린 씨앗 거두는 라이언…카카오, 분기 매출 첫 1조 돌파

중앙일보

입력

3~4년 간 씨앗을 뿌린 라이언(카카오프렌즈 대표 캐릭터)이 수확기에 들어섰다. 글로벌 5200만명이 쓰는 카카오톡에서 파생된 여러 신사업이 안착하며 카카오의 분기매출 1조 시대를 열었다.

카카오 3분기 실적자료 표지. [사진 카카오]

카카오 3분기 실적자료 표지. [사진 카카오]

카카오는 3분기 매출 1조 1004억원, 영업이익 1202억원을 올렸다고 5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영업이익은 103% 늘었다. 카카오가 분기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출은 14분기 연속, 영업이익은 7분기 연속 최대치를 경신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글로벌 대유행)이라는 초유의 위기 상황 속에서도 디지털의 흐름을 빠르게 이해하고 혁신적으로 서비스와 상품을 확대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역대 최대 실적의 비결은 '잘하던 건 더 잘하게, 잘하지 못했던 것은 잘하게' 하는 선순환 구조에 있다. 카카오 비즈니스의 근간인 카카오톡은 꾸준히 성장 중이다.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4579만명, 해외까지 합치면 5229만명이다. 카카오톡 수발신 메시지 양은 전년 동기 대비 31%, 일간 순 방문자는 12% 늘었다. 카카오톡 콘텐트 소비 창구인 세 번째 탭 샵(#)이 방문자 수 증가를 이끌었다. QR 체크인과 카카오TV 영향이 크다. 카카오TV는 지난 9월 정식 출시 이후 유니크 재생자 수(한 번이라도 본 이용자 수) 1000만명을 넘겼다. 샵 탭 순 방문자 수는 전 분기 대비 15% 늘었다.

카카오 분기별 매출 추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카카오 분기별 매출 추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양질의 사용자를 확보한 만큼 광고·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 매출도 급증했다. 카카오톡 대화목록 상단 노출광고 비즈보드는 광고주 1만 2000곳을 확보했다. 당초 목표는 연말까지 1만 곳 이상이었는데 3분기에 이 목표치를 넘겼다. 이벤트성 광고상품이던 비즈보드는 이제 상시 노출할 정도로 광고 수요가 늘었다. 여민수 대표는 “지난해 12월 5억원이었던 비즈보드 일평균 매출이 오는 12월엔 10억원을 넘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물하기 등 커머스 거래액도 지난해 3분기 대비 54% 늘었다. 특히 배송상품 거래액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그간 오프라인 상점에서 물건을 구입하던 50대 이상을 비대면 구매로 끌어들인 효과가 컸다.

2017년 전후로 카카오 본사에서 독립했거나 새로 서비스를 내놓은 신규 사업도 눈에 띄게 성장했다. 카카오페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2% 늘었으며 거래액은 17조 9000억원을 기록했다. 비대면 결제가 확산된 덕분이다. 카카오뱅크도 상반기에 이어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4월 5200대였던 가맹택시 카카오T블루 수를 1만 3000대까지 늘렸다. 가맹택시 호출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3분기 신규 사업 부문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114억원 줄어든 181억으로 2018년 이래 역대 최저”라며 “신규 수익 모델 확대로 앞으로 계속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콘텐트와 플랫폼 두축으로 성장한 카카오. [사진 카카오]

콘텐트와 플랫폼 두축으로 성장한 카카오. [사진 카카오]

유료 콘텐트 분야도 약진했다. 카카오재팬의 만화·웹툰 플랫폼 픽코마는 7월부터 월간 기준 일본 만화 앱 매출 1위를 기록 중이다. 카카오페이지의 거래액은 14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늘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매출과 수익성 모두 지금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기업공개를 앞둔 신사업 분야 성장이 앞으로도 두드러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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