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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K팝, K뷰티, K푸드…한류의 다음 주자는 K브릭?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장현기의 헬로우! 브릭(23) 

요즘 BTS, 블랙핑크, 세븐틴 등의 그룹으로 대표되는 K팝의 인기가 그야말로 대단합니다. 밴드 이날치와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가 함께한 한국 관광 홍보영상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까지 화제가 되어 현재 유튜브 동영상 조회수 3000만 회에 육박하고 있죠. 음악 외에도 K-드라마, K-뷰티, K-푸드까지 우리나라의 위상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제가 계속해서 소개하고 있는 우리나라 아티스트의 브릭 아트 작품도 당연히 세계적인 작품입니다.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이 실감 나는 요즘이네요.

오늘 랜선 전시회의 주제는 가장 한국적이면서 가장 세계적인 문화유산입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세계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있는 전 인류의 보편적인 유산을 보호하고 후대에 전수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정합니다. 크게 문화유산, 자연유산, 기록유산, 인류무형문화유산 이렇게 4종류로 구분 지어집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15개의 문화유산, 1개의 자연유산, 16개의 기록유산, 20개의 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추가 등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모든 종류의 브릭 아트 작품은 예술적 가치와 더불어 재미와 감동을 주지만 더욱이 이처럼 아름답고 고귀한 세계유산을 주제로 창작된 작품이라고 하면 더 큰 감탄을 자아내게 되겠죠. 그럼 모두 감탄할 준비가 되셨나요?

양승환 작가의 불국사 디오라마. [사진 브릭캠퍼스]

양승환 작가의 불국사 디오라마. [사진 브릭캠퍼스]

경주 불국사. [사진 경북나드리]

경주 불국사. [사진 경북나드리]

이 작품은 신라 불교 예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걸작, 양승환 작가의 불국사 디오라마입니다. 경주 토함산에 위치한 불국사는 뛰어난 건축 기술과 높은 예술적 가치를 지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유네스코에 등재된 자랑스러운 세계문화유산입니다. 약 7만여 개의 브릭으로 탄생된 이 작품은 가로·세로 폭이 2m가 넘는 웅장한 모습인데요, 자연석 위에 인공석을 쌓은 동양 최대의 석축 표현과 유려한 곡선을 이루는 팔작지붕, 그리고 지붕의 하중을 기둥에 전달하는 부분인 공포까지, 작가는 한옥 곳곳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해 정성을 들였다고 합니다.

저는 이곳 불국사를 중학교 시절에 수학여행차 다녀왔는데요, 그땐 수학여행 온 수많은 학생으로 인해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 와 불국사를 브릭 작품으로 다시 감상하니 더욱 즐겁습니다. 실제 불국사 사진과 비교해서 보면 더 즐거운 관람이 될 겁니다. 이 작품은 놀라운 규모와 더불어 디테일한 표현력으로 많은 관객에게 감동을 주어 국내 최대 브릭 창작가의 축제인 ‘2019년 브릭 컨벤션 코리아’에서 관객이 뽑은 최고의 작품에 선정되기도 하였답니다.

양승환 작가의 설사(雪寺) 무량수전. [사진 양승환]

양승환 작가의 설사(雪寺) 무량수전. [사진 양승환]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사진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사진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역시 양승환 작가의 작품, 설사(雪寺)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이자 의상대사와 그를 연모한 선묘낭자의 애틋한 사랑이 서린 영주 부석사의 무량수전을 소재로 제작하였습니다. 눈이 소복하게 쌓인 법당 지붕 위를 날아가는 백로 한 쌍과 오래된 노송 한 그루로 고즈넉한 사찰의 느낌을 연출했습니다. 무량수전 내부에는 미니 피겨로 만든 불상과 그 앞에서 절을 하고 있는 방문객의 모습도 표현되어 있네요.

진형준 작가의 훈민정음. [사진 브릭캠퍼스]

진형준 작가의 훈민정음. [사진 브릭캠퍼스]

훈민정음 해례본(좌). 훈민정음 언해본(우).

훈민정음 해례본(좌). 훈민정음 언해본(우).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 고등학교 1학년 때였나요? 국어시간에 누구나 달달 외우던 바로 그 훈민정음의 대부분 기억하실겁 니다. 이 작품은 훈민정음 언해본의 서문을 한 글자 한 글자 정확하게 브릭으로 표현한 진형준 작가의 브릭 훈민정음입니다. 특히 이 작품은 브릭 아트로서 그 예술성을 인정받아 저작권법 제53조에 따라 미술 저작물로 등록되기도 하였답니다. 사실 유네스코에 등재된 기록유산은 한자로 된 해례본인데요, 한글 문자 체계의 사용 방법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책으로 무형의 ‘훈민정음’ 자체가 아닌 이 책이 등재가 된 것입니다. 조선 7대 왕인 세조가 즉위한 후 훈민정음을 백성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완전히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 이 작품의 언해본이고요. 세계적으로 한글을 표기문자로 사용하는 국가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하니 세종대왕님의 위상 또한 세계적으로 높아지길 기대해 봅니다.

박상준 작가의 대발굴, 신라월성. [사진 브릭캠퍼스]

박상준 작가의 대발굴, 신라월성. [사진 브릭캠퍼스]

경주 월성 발굴 현장 사진. [사진 경주방송]

경주 월성 발굴 현장 사진. [사진 경주방송]

경주는 어디든 땅을 파기만 하면 매장되어 있던 문화재가 튀어나오는 바람에 결코 지하철을 개통할 수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죠. 그만큼 경주는 도시 자체가 천 년의 왕국 신라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아주 중요한 유산입니다. 2000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다섯 개의 경주 역사 유적지구 중 월성 발굴 현장을 상상하며 만든 박상준 작가의 디오라마 작품입니다. 월성 현장은 한국 고고학 역사상 최대의 발굴 조사라는 수식어가 붙는 곳으로 10만 점이 넘는 유물과 유구 등이 잠들어 있다고 합니다. 이 작품의 지하 부분 양쪽에는 실제로 발굴된 동물 뼈와 인신공양에 바쳐진 유골을, 위로는 리더의 지휘 하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발굴팀과 트럭, 각종 고고학 장비들까지 묘사하였습니다. 가로·세로 25㎝의 작은 크기에 1300여 개의 브릭만으로 멋진 디오라마를 구현해냈죠?

브릭 창작가 집단 하비앤토이의 제주도 디오라마. [사진 브릭캠퍼스]

브릭 창작가 집단 하비앤토이의 제주도 디오라마. [사진 브릭캠퍼스]

여러분은 제주도 하면 어떤 것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위 사진은 아름다운 섬 제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테마를 선정하여 총 6만여 개의 브릭을 사용해 제작한 초대형 디오라마 작품입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3인의 브릭 아티스트, 김성완, 공민식, 황선미 작가가 3개월의 기간을 투여하여 완성하였으며, 각 테마마다 때로는 사실적으로 때로는 상징성을 담아 제작하였습니다. 제주도는 2007년 우리나라 최초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라는 이름으로 세계 자연유산에 등재되었는데요,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성산일출봉 응회환의 3개 구역으로 구분되어 세계 자연유산으로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지정되어 있답니다.

또한 유네스코는 문화 다양성의 원천인 무형 유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고취하고, 국가적, 국제적 협력과 지원을 도모하기 위해 인류무형문화유산을 지정해 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총 3위의 무형문화유산 보유 국가이며 그중 제주를 상징하는 해녀는 오랜 역사와 특색을 가진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입니다. 아래 두 작품은 이 해녀를 주제로 창작된 작품입니다. 왼쪽 작품은 박상준 작가의 ‘해녀가 있는 풍경’으로 돌하르방을 등지고 쉬고 있는 해녀를 1100여개의 브릭으로 섬세하게 표현하였습니다. 우측 작품은 김성완, 황선미 작가의 ‘물질’입니다. 해녀가 바닷속에서 각종 해산물을 채취하는 역동적인 모습을 1000여 개의 브릭으로 표현하였습니다. 두 작품 모두 제주 해녀의 모습이 생생히 표현되고 있지요?

박상준 작가의 해녀가 있는 풍경(좌). 하비앤토이의 물질(우). [사진 브릭캠퍼스]

박상준 작가의 해녀가 있는 풍경(좌). 하비앤토이의 물질(우). [사진 브릭캠퍼스]

다음 시간에는 브릭 아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미니 피겨 아트 차례입니다. 레고 브릭의 대표 이미지이기도 한 미니 피겨를 실제로 창작하는 작가가 있습니다. 그 재미있는 작품의 세계도 기대해 주세요.

(주)브릭캠퍼스 대표이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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