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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린이’ 잡고 10대 공략…카카오뱅크 3분기도 잘 벌었다

중앙일보

입력

카카오뱅크가 ‘잘’ 벌었다. 올해 3분기에만 지난 분기까지 달성한 누적 순이익만큼의 이익을 냈다. 주식계좌개설 신청 서비스, 체크카드 이용 실적 확대 등이 주춧돌이 됐다.

카카오뱅크는 4일 실적 발표를 통해 3분기 기준 누적 순이익 85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중 3분기에 달성한 순이익만 406억원이다. 2017년 출범해 지난해 1분기 첫 당기순이익 흑자를 달성한 뒤 현재까지 7분기 연속 흑자행진인 데다 지난 2분기 순이익(268억원) 대비 1.5배 가까이 성장을 이뤘다.

카카오뱅크 제휴 KB국민카드 이미지.

카카오뱅크 제휴 KB국민카드 이미지.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에서 다른 금융회사의 상품을 대신 판매하는 ‘플랫폼 수수료’ 수익이 견고한 실적을 뒷받침했다. 카카오뱅크는 “3분기에 처음으로 비이자부문 흑자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2030 ‘주린이(주식+어린이)’를 겨냥한 서비스인 ‘주식계좌개설 신청서비스’가 효자 노릇을 했다. 카카오뱅크 측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 등에서 주식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주식계좌개설 신청서비스로 지난 9월 말 기준 261만 개의 증권계좌가 개설됐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 앱을 통해 타사 신용카드를 만들 수 있는 ‘신용카드 신청서비스’를 통해 지난 9월 말 기준 40만건의 신용카드가 개설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 측은 “전국의 모든 ATM(현금자동인출기) 수수료 무료, 중도상환해약금 면제에도 불구하고 체크카드 이용실적 확대와 수수료 수익 등으로 비이자부문이 흑자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기준 순수수료이익은 41억원이다. 1~3분기 누적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엔 -391억원에서 올해 3억700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카카오뱅크는 주 고객으로 삼아 온 2030을 넘어 10대까지 공략하고 있다. 지난 10월 26일 출시한 만 14~18세 청소년 대상 선불전자지급수단 ‘카뱅 미니(mini)’는 출시 이틀 만에 10만 명이 가입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카카오뱅크 미니

카카오뱅크 미니

대출잔액도 급증하며 이자부문 성장세도 지속됐다. 카카오뱅크는 “대출자산 증가로 이번 분기 순이자이익은 전 분기 대비 소폭 증가한 1079억원”이라며 “대출잔액은 지난 9월말 기준 18조74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대출 증가액은 1조3900억원”이라고 밝혔다. 규모가 큰 주택담보대출 상품은 아직 취급하지 않지만, 신용대출‧전세대출에서 편리한 UX(사용자경험)와 신속함을 앞세워 2030을 사로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뱅크의 대출잔액은 4조6218억(2017년)→9조826억(2018년)→14조8803억(2019년)→18조7400억원(2020년 9월말)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각에선 카카오뱅크가 당초 출범 목표였던 중금리대출 부문에선 미진하다고 평가한다. 지난 달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6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에서 실행된 신용대출 가운데 1~4등급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이 93.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카카오뱅크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9월말 기준 누적 중금리대출 공급액이 2조원을 돌파했다”며 “4분기에도 중금리 대출 확대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적 호조가 이어지면서 유상증자와 기업공개(IPO)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9월 이사회에서 내년 기업공개(IPO) 추진을 공식 결의한 상태다. 지난 달에는 제3자배정 등을 통해 7500억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미국계 글로벌 사모펀드인 TPG캐피탈이 2500억원의 신규 투자에 참여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가 10조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유상증자가 진행될 경우 지분 전체가치 밸류에이션은 9조3000억원”이라며 “플랫폼 기술주의 관점에서 바라볼 때 절대 과도한 전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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