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신성식의 레츠 고 9988

새내기 공무원 30년 후 연금·퇴직수당 더하면 직장인의 1.8배

중앙일보

입력 2020.11.04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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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신성식 기자 중앙일보 복지전문기자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2015년 공무원연금이 ‘더 내고 덜 받는’ 식으로 개혁했지만 여전히 국민연금보다 후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직장인의 퇴직금(공무원은 퇴직수당)을 더해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공무원연금공단과 국민연금공단의 제출 자료를 바탕으로 2020년 새내기의 예상연금과 퇴직수당(퇴직금)을 산출해 비교 분석했다. 그랬더니 평균소득 400만원인 공무원의 생애 순소득이 직장인의 1.8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왔다.

강병원 의원, 국민·공무원연금 비교
연금액 국민 98만, 공무원 232만원
“소득재분배 기준 차이 탓, 통일해야”

강 의원실은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신입 공무원의 연금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400만원 소득자의 30년 후 연금은 공무원이 231만 8160원으로 국민연금(97만9000원)의 2.4배에 해당한다. 공무원연금은 보험료(18%)가 국민연금(9%)의 두 배에 달한다. 지급률(소득대체율 지표)이 올해 1.79%(2035년 1.7%), 국민연금은 올해 1.1%(2028년 1%)이다. 지급률 차이보다 연금액 차이가 훨씬 큰 셈이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보험료는 많이 내고 퇴직금은 훨씬 적기 때문에 맞비교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주장한다.

공무원연금, 국민연금 비교

공무원연금, 국민연금 비교

그의 말대로 공무원연금의 불리한 점은 퇴직금이다. 공무원 퇴직수당은 직장인 퇴직금의 6.5%(근속 5년 미만)~39%(20년 이상)에 불과하다. 그래서 퇴직수당과 퇴직금을 넣고 계산했다. 65세부터 25년 각자 연금을 받고 여기에다 퇴직수당(퇴직금)을 더한 뒤 보험료(본인부담금) 총액을 빼 생애 순소득을 산출했다. 그랬더니 평균소득 400만원 공무원은 6억1265만원, 직장인은 3억4890원을 받았다. 공무원이 2억6375만원 많다. 직장인의 1.8배에 달한다. 공무원연금은 매년 적자를 세금으로 메운다. 올해 1조7000억원이 들어간다.

강 의원실은 이런 차이의 이유를 소득재분배 기준에서 찾는다. 강병원 의원은 “국민연금은 소득재분배 기준선이 약 244만원, 공무원연금은 약 531만원이다. 이 때문에 공무원이 실제 연금액을 훨씬 많이 받게 된다”며 “이를 임금 노동자 평균소득(2018년 297만원)으로 일원화해야 한다. 그리하면 과소평가돼 있는 국민연금의 실질 소득대체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민간 퇴직금을 연금화하면 소득대체율이 20% 나온다. 이걸 국민연금과 더하면 소득대체율이 공무원연금에 비해 낮지 않다”고 말했다.

400만원 소득자 생애소득 비교

400만원 소득자 생애소득 비교

두 연금의 이런 차이 때문에 2009, 2015년 공무원연금 개혁 때 통합을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2015년에는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이 신입 공무원은 국민연금과 퇴직금을 적용하는 법률을 발의했으나 없던 일이 됐다. 이용하 국민연금연구원장은 지난해 11월 한국연금학회 토론회에서 “2015년 공무원연금 개혁은 용두사미로 끝났다”면서 “연금지급률·평균수급액·국고지원 등에서 관민 격차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공무원연금을 1층 국민연금, 2층 직역가산연금으로 다층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재섭 서울신학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는 “이대로 두면 두 연금 간에 갈등이 계속돼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일반 국민들이 ‘기초연금-국민연금-퇴직연금’의 틀을 갖고 있는데, 공무원도 이런 식으로 구조를 바꿔야 한다. 다만 고액 연금수령자는 기초연금을 제외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무원연금, 재정으로 적자 메우기 오래 못 간다”
연금 통합 깃발 든 김종철 대표

김종철

김종철

김종철 정의당 대표는 중앙일보 직격인터뷰〈중앙일보 10월 16일자 26, 27면〉에서 “공무원연금·사학연금·국민연금을 통합하자”고 주장했다. 핵심 지지층인 전국공무원노조와 전교조가 강하게 반대하는 이슈다. 통합 깃발을 든 이유를 물었다.

앞으로 일정은.
“당에 연금개혁본부를 구성하고 공무원노조와 전교조와 만나겠다. 의논하면서 진행하겠다.”
돌파할 수 있겠나.
“국민의 사회적 노후 연대가 필요하다고 할까. 노후를 좀 더 공평하게 누려야 한다. 주변에 폐지 줍는 노인을 두고서 나만 행복하다고 행복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워도 공평한 게 바람직하다.”

김 대표는 “공무원의 정치권 발언권 확대를 같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무원과 교사는 노동 3권 중 단결권·단체교섭권은 있지만 단체행동은 금지돼 있다. 김 대표는 “다른 나라는 하위직 공무원이 신분을 유지한 채 선거에 출마한다. 공무원·교사의 권리 확대와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왜 통합해야 하나.
“시대의 중요 과제는 불평등 완화이다. 공무원 입장에서 ‘두 배의 보험료를 내지 않느냐, 일률적으로 비교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일리가 없는 건 아니지만 연금 액수가 차이 나고 (적자를) 재정으로 메우는 것은 오래갈 수 없다. 제도를 일원화하고 격차를 줄이는 게 맞다. 퇴직연금도 보완해야 한다.”
복안이 있나.
“개인적 생각은 있지만 내부 논의가 필요하다. 너무 늦어지면 곤란하다. 짧은 시간에 하기도 만만하지 않다. 신중해야 한다.”
통합 주장 이후 시달리지 않았나.
“공식 항의는 없었고, 섭섭하다는 얘기는 들었다.”
민주당·국민의힘에 할 말은.
“우리 사회를 유지하려면 저소득층도 세금을 부담해야 선진국 수준으로 조세개혁을 할 수 있다. 그런 거 해야 복지국가에 가까워진다. 그런데 (두 당이) 표에 도움 안 되는 건 안 한다. 그게 책임 있는 태도인가. 집권하려면 욕먹더라도 할 건 해야 한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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