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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PC로 첫 인구주택 방문조사 “방역 걱정 마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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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강신욱 통계청장(오른쪽)이 3일 서울 강남구 한 가정집에서 인구주택총조사 방문조사를 하고 있다. 2020 인구주택총조사에는 반려동물 양육 가구 증가 추세에 따라 반려동물 관련 항목이 새롭게 포함됐다. 소방시설, 마시는 물, 국적 취득연도 등 총 7개 항목이 추가됐다. [사진 통계청]

강신욱 통계청장(오른쪽)이 3일 서울 강남구 한 가정집에서 인구주택총조사 방문조사를 하고 있다. 2020 인구주택총조사에는 반려동물 양육 가구 증가 추세에 따라 반려동물 관련 항목이 새롭게 포함됐다. 소방시설, 마시는 물, 국적 취득연도 등 총 7개 항목이 추가됐다. [사진 통계청]

‘똑똑똑. 인구주택총조사 나왔습니다.’

코로나 사태 속 방문조사 시작 #마스크 착용, 손소독 등 철저히 #대상 가정 원하면 비대면 조사 #강신욱 통계청장이 현장조사도

3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마스크를 쓴 강신욱 통계청장이 현관문을 두드렸다. 강 청장은 이날 인구주택총조사의 방문조사원 자격으로 이필남(46)씨의 집을 찾았다. 지난달 인터넷과 전화 조사에 응답하지 않은 가구를 대상으로 이번 달 1~18일 진행하는 방문조사에 직접 나선 것이다.

방문조사원으로 나선 강 청장은 총 45개 문항에 대해 20여분간의 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조사에는 이씨 가족과 6년째 함께 살고 있는 반려견 꼬미도 함께 했다. 올해부터는 정책 수요와 사회 변화상에 따라 반려동물을 비롯해 돌봄 수요, 1인 가구 사유,  국적 취득 연도 등을 조사항목에 추가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 관련 문항은 동물보호 및 복지 정책 수립을 위해, 1인 가구 관련 질문은 관련 정책 수립을 위해 추가했다. 돌봄 수요는 UN SDGs(지속가능발전목표)가 권고한 항목이며, 이 밖에 국민 안전 정책 수립, 다문화 사회 분석 등을 위해 총 7가지 질문을 새로 추가했다.

강 청장은 이씨의 답변을 태블릿PC에 모두 입력했다. 조사원이 두꺼운 조사표 뭉치를 들고 하루 평균 7~8가구를 돌아다녔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통계청은 올해부터 종이 조사표 대신 태블릿PC를 활용한 전자조사를 시작했다.

태블릿PC를 이용하면 조사 결과를 바로 서버로 전송할 수 있고, 조사를 마친 가구도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어 조사 중복이나 누락을 막을 수 있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상황실에서 조사원의 위치를 GPS로 실시간 파악하고 경각심이 높아진 코로나19 관련 지침도 전달할 수 있다.

인구주택총조사는 국가 정책을 세우는 데 필요한 인구·가구·주택 기초 자료를 만들기 위해 5년에 한 번씩 실시된다. 이를 토대로 국내 사회통계 중 유일하게 읍·면·동 단위까지 자료를 제공한다. 통계청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통계 중 하나다. 행정자료를 활용한 전수조사와 국민 20%를 대상으로 한 표본조사를 병행한다.

표본조사 대상자에 대한 인터넷과 전화 조사는 지난달 시행됐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비대면 조사다. 하지만 인터넷 조사 등에 응답하지 않은 가구가 적지 않다. 통계청은 이들을 대상으로 지난 1일부터 방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방문조사 기간이지만, 응답자가 원하면 비대면 조사로 바꿀 수 있다.

방문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이를 위해 조사원은 매일 2회 코로나19 자가 문진표를 작성해 상황실에 보고하고 방문조사에 나선다. 응답자와 만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소독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강 청장은 “조사원 방문 시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통계청은 이번 조사 결과가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인구와 출산, 돌봄 등의 정책 수립에 주요한 자료로 사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 청장은 “자녀 계획처럼 행정자료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정보와 안전 등 국민의 삶과 밀접하지만, 정보가 충분히 쌓이지 않은 과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조사에 참여한 이씨는 “처음 참여한 인구주택총조사라 걱정했는데 방문조사원이 조사 내용을 직접 설명해줘서 취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모두 마스크를 쓰고 조사를 진행해서 안심하고 참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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