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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 새벽부터 줄 선 美 유권자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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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오전 6시 미국 버지니아 알링턴 하이츠스쿨 투표소에 이른 시간부터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이광조 JTBC 영상기자]

3일(현지시간) 오전 6시 미국 버지니아 알링턴 하이츠스쿨 투표소에 이른 시간부터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이광조 JTBC 영상기자]

46대 미국 대통령을 가릴 대선 투표가 시작된 3일(현지시간) 오전 6시 버지니아 알링턴 하이츠 스쿨의 투표소.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았지만, 투표소 앞에는 이미 30명 정도의 유권자가 줄을 서 기다리고 있었다. 6도까지 떨어진 쌀쌀한 날씨에 바람까지 강하게 불었지만, 유권자들은 셀카를 찍으며 투표가 시작되길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버지니아 알링턴 하이츠스쿨 투표소 현장 #오전 6시 투표 시작 전부터 30여명 대기줄 #"우편 투표 불안해 직접 투표장 찾아" #정당 자원봉사자들, 막판까지 투표 독려

투표소 앞에는 투표용지 샘플을 들고 기표 방법을 설명해주는 민주당 자원봉사자도 있었다. 그만큼 한 표의 절박함이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투표소에서 만난 스티븐 어거스트는 "내 인생에서 아마도 가장 중요한 선거가 될 것"이라며 "어차피 투표소 근처에 살기도 해서 선거 당일까지 기다렸다가 직접 투표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6시가 조금 지나 선거 관리요원이 "투표 시작합니다"라고 외치며 문을 열자 기다리고 있던 유권자들이 투표소 안으로 들어갔다. 각 주마다 투표 시작시간과 마감시간이 다른 미국에선 이날 자정 뉴햄프셔의 작은 마을인 딕스빌 노치와 밀스필드에서 투표가 시작돼 이미 개표까지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곳 버지니아를 포함한 뉴욕·뉴저지 등에선 오전 6시부터, 격전지인 플로리다와 조지아·펜실베이니아 등에선 오전 7시부터 투표가 시작됐다. 3시간 시차가 있는 서부까지 차례로 미국 전역의 투표소 문이 열렸다.

이날 새벽 1시 4분 기준으로 미국 선거 프로젝트에 따르면 사전투표를 마친 사람 수는 9966만 명에 달했다. 현장에서 조기 투표한 사람이 3572만 명, 우편투표자가 6394만 명이었는데, 아직 도착하지 않은 우편투표 숫자 2821만 명을 고려하면 사전투표자 수는 1억 명을 훌쩍 넘길 상황이다. 사전투표에 참여한 이들은 45대 30 정도로 민주당 지지자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일 투표에는 상대적으로 공화당 지지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부 언론에서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탓인지 사전투표를 믿을 수 없어 직접 왔다는 이들도 있었다. 이날 투표를 하러 온 스티브 머렌은 "한 표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 지난 대선을 보고 알았다"며 "우편투표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뉴스를 보고 직접 투표소를 찾았다"고 했다.

두 후보는 이미 투표를 마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자신 소유의 리조트 마러라고가 있는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바이든 후보는 나흘 뒤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 윌밍턴에서 조기 현장투표를 했다.

이날 워싱턴의 트럼프 호텔에서 축하파티를 열기로 했다가 취소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개표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다. 바이든 후보 역시 윌밍턴에 머물 예정인데, 개표 상황에 따라 밖으로 나와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버지니아=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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