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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삼성화재배] 신진서 "만반의 준비하고 임했는데.." 아쉬운 준우승

중앙일보

입력

3일 2020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신진서 9단.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3일 2020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신진서 9단.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아쉬운 반집패, 아쉬운 준우승이다. 신진서 9단이 3일 2020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 2국에서 중국의 커제 9단을 상대로 330수까지 가는 대접전을 펼쳤으나 반집패했다. 전날 1국에서 마우스 조작 실수의 여파로 120수 만에 불계패한 데 이어 종합 전적 0-2로 준우승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3일 결승 2국서 대접전 끝에 반집패 #커제 통산 4번째 우승, 이세돌과 타이 #

신진서 9단은 이날 한국기원에서 시상식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승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32강부터 임했는데 아쉬운 결과를 보여드린 것 같아 죄송하고 개인적으로도 많이 힘들다”며 “앞으로 더 기회가 있을 텐데 지금보다 많은 부분에 있어서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날의 마우스 실수에 대해서는 “터치패드가 끌려서 마우스가 버벅대는 순간에 마우스를 흔드는 바람에 조작 실수가 일어난 것 같다”며 “이미 일어난 일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선수나 기원에서 더 많이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신진서 승기 잡았다가 막판에 역전 허용

서울 마장동 한국기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준우승 소감을 밝히는 신진서 9단.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서울 마장동 한국기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준우승 소감을 밝히는 신진서 9단.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신진서 9단은 이날 경기 후반 승기를 잡았으나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막판에 전세가 역전됐다. 백을 잡은 신진서 9단은 초반 좌하귀 접전에서 커제 9단에게 밀렸다가 중반 하변 전투에서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끝내기 과정에서 잇따라 실수를 범하며 추격을 허용했다. 결승을 지켜본 박영훈 9단은 “오늘 경기는 출발이 좋았다. 신진서 9단이 승기를 잡으면서 모두가 승리를 점쳤지만 마지막에 방심하면서 실수가 나온 것 같다”며 “마우스 실수 등 여러모로 아쉬운 결과”라고 평했다.

이날 패배로 90%대 승률도 깨졌다. 결승 대국 직전까지 13연승을 달리던 신진서 9단은 커제 9단에게 2연패를 당하면서 올 시즌 57승 7패로 승률이 89.06%로 떨어졌다. 신진서 9단은 삼성화재배에서 2016년 16강, 2017~2019년 3년 연속 8강에 올랐고, 올해는 8강부터 한국 선수 중 홀로 남아 결승까지 진출했다.

커제 “다시는 기회가 안 올 줄 알았는데...”

3일 중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승 소감을 밝힌 커제 9단. [사진 한국기원]

3일 중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승 소감을 밝힌 커제 9단. [사진 한국기원]

커제 9단은 2015년, 2016년, 2018년에 이어 네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이세돌 9단과 나란히 삼성화재배 최다 우승 기록이다. 커제 9단은 “중반에 실수를 많이 해서 3국을 준비해야 하나 했지만 후반에 신진서 9단이 긴장했던 것 같고 역전할 수 있었다”며 “1년 전에는 갑자기 성적이 나빠져서 다시는 기회가 안 올 줄 알았는데 이번에 좋은 기회를 얻어 우승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경기로 커제 9단의 신진서 9단 상대 전적은 10승 3패가 됐다.

지금까지 삼성화재배 우승은 한국이 12회, 중국이 11회, 일본이 2회 차지했다. 중국은 지난해 탕웨이싱 9단이 양딩신 9단을 2대 1로 꺾고 우승하는 등 2015년부터 6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삼성화재가 후원하고 중앙일보가 주최하는 2020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는 우승 상금 3억원, 준우승 상금 1억원이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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