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아파트 세부담↑…도원삼성래미안 내년 재산세 65% 늘어

중앙일보

입력 2020.11.03 19:35

업데이트 2020.11.03 19:45

서울 강남구 개포동을 비롯한 강남권 아파트 일대.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개포동을 비롯한 강남권 아파트 일대. 연합뉴스.

시세가 9억원을 넘는 아파트 한 채를 가진 중산층의 내년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최대 60%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가 공시가격을 시세의 90%까지 끌어올리기로 하면서다. 여기에 재산세 인하 대상(공시가격 6억 이하 주택 보유자)에서도 배제되면서 '세금 폭탄'이 현실화하고 있다.

[공시가 인상에 따른 내년 보유세 시뮬레이션 해보니]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 3일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과 '재산세 부담 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공동주택의 경우 5~10년 사이에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현실화율)이 90%까지 올라간다. 이에 따른 서민의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시가격 6억 이하 주택 보유자에게 3년간 재산세율을 0.05%포인트씩 낮춰주기로 했다.

당정의 재산세 인하 논의 단계에 포함됐다가 제외된 공시가격 6억 초과~9억 이하 아파트 보유자는 내년부터 세금 폭탄을 고스란히 맞을 위기다. 시세로 따지면 9억원 이상~13억원대 아파트 보유자들이다. 아파트값과 공시가격이 동시에 올라가며 재산세는 물론 종합부동산세 납부 대상에 포함될 수 있어 세 부담은 더 가중될 수 있다.

공시가 현실화 보유세.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공시가 현실화 보유세.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희비가 엇갈린다. 시세 9억원 미만의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사람은 일단 한숨을 돌렸다. 현재 시세의 68.1% 수준인 공시가격은 2023년까지 연 1%포인트 미만으로 소폭 인상되는 데다 재산세율 0.05%포인트 인하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A씨가 서울 강북구에 7억원 상당(최근 실거래가)의 SK북한산시티(전용 84㎡)를 한 채를 갖고 있다면 내년에 재산세로 40만5324원을 내야 한다. 올해(34만8000원)보다 16% 오른 데 그쳤다. 재산세율이 기존보다 0.05%포인트 하락하면서 15만원가량 낮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3일 양경섭 세무사(온세그룹)가 내년 시세반영률을 68.7%(4억8777만원)로 높인 공시가격을 고려해 시뮬레이션(모의계산)한 결과다. 집값은 현재 수준에서 변동이 없고, 공시가격만 현실화한다는 가정에 따른 수치다.

아파트 시세가 9억을 넘어서면 상황은 달라진다.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세 부담은 커진다. 현재 9억 이상 아파트의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69.2%다. 정부 목표대로 2027년까지 시세의 90%로 공시가격을 맞추려면 7년 동안 매년 3%포인트씩 공시가격 반영률을 높여야 한다.

게다가 올해 집값 급등으로 아파트값이 10억원을 넘어선 경우도 많다. KB국민은행 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0억312만원으로 이미 10억원을 돌파했다.

만일 B씨가 서울 용산구 도원동에 12억 상당의 도원삼성래미안(84㎡)을 갖고 있다면 내년 재산세 고지서를 받고 깜짝 놀랄 수 있다. 내년 재산세는 올해(91만8000원)보다 65% 이상 늘어난 152만1000원에 이른다. 공시가격이 8억9625만원으로 아슬아슬하게 종합부동산세 대상은 피해갈 수 있다.

하지만 공시가격이 시세의 90%가 되는 2027년에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모두 내야 해 보유세 부담이 올해의 3배 수준인 304만2000원으로 불어난다. 공시가격(11억2500만원)이 9억원을 넘어서면서 재산세(207만원)와 별도로 종합부동산세(97만2000원)까지 내야 하기 때문이다.

비싼 아파트를 보유할수록 세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진다. 1주택자라도 시세 15억 이상 고가 아파트 한 채를 갖고 있다면 내년 최대 2배의 보유세를 부담할 수 있다. 예컨대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84㎡) 한 채를 가진 사람은 내년 보유세로 1940만원가량을 내야 한다. 올해(991만9358만원)보다 96% 뛴 금액이다.

부동산ㆍ세무 전문가들은 “공시가격 인상으로 시가 9억원 넘는 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의 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양경섭 세무사는 “공시가격 6억원 이하(시세 9억원 미만) 저가 아파트는 재산세 인하로 공시가격 인상이 일정 부분 상쇄됐지만, 집값이 9억원을 넘어선 순간 보유세 부담은 눈에 띄게 커진다”고 했다. 김연화 IBK기업은행 팀장은 “올해 들어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급등한 데다 내년 공시가격도 끌어올리면 서울에 집 한 채 가진 중산층도 세 부담으로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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