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美 대선, 결과는 언제?…한국 시간 4일 오전 플로리다부터 윤곽

중앙일보

입력 2020.11.03 16:33

업데이트 2020.11.03 16:38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사진 왼쪽)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사진 왼쪽)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 [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투표가 마무리된다. 하지만 예전과는 달리 유권자들은 차기 대통령이 누군지 모른 채 잠자리에 들게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선 통상 대선 당일 자정이면 당선자 윤곽이 드러났고, 후보들은 승패 선언을 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선 우편투표와 사전 현장 투표에 나선 유권자가 9500만 명에 이른다. 사전 투표함의 개표 방식도 주마다 다르다. 이에 따라 주요 경합주의 개표 진행이 늦어지면서 당선자가 언제 확정될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 정오(한국시간 5일 오후 2시)까지 9개 주만이 98% 정도의 개표를 마치고 비공식적인 결과라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일부 경합주의 경우 그보다는 빠르게 선거 결과의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우선 눈길이 쏠리는 건 선거인단 29명이 걸린 남부 격전지 플로리다다.

플로리다, 승패 윤곽 가장 빨리 드러날 듯

플로리다는 선거일 몇 주 전부터 사전투표 집계를 해온 데다 현장투표 마감 시간도 가장 빠르다. 사전투표 결과는 선거 당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4일 오전 10시30분)까지 보고될 예정이다.

미국 대선 판세와 경합주별 상황 [연합뉴스]

미국 대선 판세와 경합주별 상황 [연합뉴스]

플로리다의 선거 결과에 사활을 걸고 있는 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다. 막판 추격 중인 트럼프 대통령이 만약 플로리다를 놓친다면 당선 가능성은 희박해진다. 이 경우 러스트벨트 등 다른 주요 접전지의 승부가 판가름나기도 전에 당선자의 윤곽이 드러날 수 있다.

이 외의 경합 주인 조지아(선거인단 16명)와 노스캐롤라이나(선거인단 15명)도 현장 투표가 다른 주에 비해 비교적 빨리 마감된다. 4일 자정(한국시간 5일 오후 2시)까지는 승패를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펜실베이니아, 최종 결과 나오려면 일주일 가량 걸려

이번 미국 대선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20명)는 한국시간 4일 오전 11시에 현장투표를 마감한다. 하지만 최종 집계에는 한 주일가량이 걸릴 예정이다. 대선일 사흘 뒤인 6일까지 도착하는 우편투표까지 유효표로 인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펜실베이니아주의 사전투표 수는 300만 표에 달한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 등 선벨트에서 승리한다면 펜실베이니아의 투표 결과까지 봐야 당선자가 확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승패가 판가름나는 시점이 상당 기간 미뤄질 수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가진 드라이브인 유세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가진 드라이브인 유세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펜실베이니아 외에도 대표적인 경합 주인 위스콘신(선거인단 10명)과 미시간(선거인단 16명)은 대선 당일 현장투표가 종료된 뒤에야 우편투표 개표를 시작한다. 현장 투표함이 먼저 개봉되는 만큼, 현장투표에서 강세를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초반에 치고 나가는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우편투표함이 열리면서 바이든 후보의 득표율이 빠르게 올라가는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CNN방송 등 미 언론은 이를 두고 ‘붉은 신기루’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표현한다. 개표 초반 미국 지도 곳곳을 뒤덮던 공화당의 상징색(붉은 색)이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빠른 결과 나올 텍사스, 반전 있을까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텍사스(선거인단 38명)의 현장 투표도 펜실베이니아와 같은 시간인 오후 8시(현지시간) 마감돼 선거 당일 밤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미 대선일 전날인 지난 2일(현지시간) 선거 관계자가 우편투표 용지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 대선일 전날인 지난 2일(현지시간) 선거 관계자가 우편투표 용지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 과정 초기에 텍사스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당연히 트럼프 대통령이 가져가는 주라는 인식에서다. 그러나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 등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선거 막판 텍사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겨우 1.2%포인트 차이로 바이든 후보를 앞서고 있다. 이런 접전 양상에 상당수의 여론조사 기관이 텍사스를 이른바 ‘퍼플 존,’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과 공화당을 상징하는 빨간색이 섞인 곳으로 분류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텃밭 텍사스에서 질 경우엔 사실상 수건을 던져야 하는 상황이 맞게 된다.

아이오와 “시의적절하게 결과 나올 것”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한 아이오와(선거인단 6명)의 경우, 현장투표 마감 시간은 밤 10시(현지시간)까지로 늦은 편이다. 또 9일까지 우편투표를 받고 있어 최종 결과 발표도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주 관계자는 개표 결과가 “시의적절하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당선자 윤곽이 나오면 적절한 방식으로 결과를 알릴 것이란 의미다.

애초 바이든 우세 지역으로 분류되던 아이오와는 이른바 ‘샤이 트럼프(숨은 트럼프의 지지자들)’의 위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로 주목을 받는 곳이다. 지역 일간지 디모인 레지스터와 여론조사기관 셀저스는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아이오와주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48%의 지지를 얻어 41%인 바이든 후보를 따돌렸다고 밝혔다. 여기엔 다른 여론조사에선 잘 나타나지 않는 숨은 트럼프 지지표가 반영됐다는 주장이다.

셀저스는 지난 2016년 대선에서도 트럼프 승리를 예상해 적중시킨 여론조사 업체다. 만약 셀저스의 조사 결과가 이번에도 들어맞는다면 다른 지역에서도 '샤이 트럼프' 효과가 예상보다 크게 나타날 여지가 있다는 관측이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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