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몇대나 허가?" ..불투명한 사업성에 플랫폼운송업 안개 속

중앙일보

입력 2020.11.03 11:19

모빌리티혁신위가 권고안을 발표했지만 플랫폼운송업의 앞날은 여전히 안개속이다. [연합뉴스]

모빌리티혁신위가 권고안을 발표했지만 플랫폼운송업의 앞날은 여전히 안개속이다. [연합뉴스]

 "플랫폼 운송사업은 또 다른 불확실성을 가지게 됐다. 여전히 택시업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3일 국토교통부에서 발표된 '모빌리티혁신위원회'의 권고안에 대해 강경우 한양대 명예교수는 이렇게 평가했다. 강 교수는 "플랫폼 운송업에서 핵심인 총량 허가는 택시업계 동의 여부를 봐가면서 그때그때 하겠다는 방안이어서 상당히 복잡하고 불확실하다"며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은 뛰어들기 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플랫폼운송업 허가대수, 별도 심의
택시 공급 상황과 수요 고려해 조절
택시업계 눈치 보는 불확실성 여전
"플랫폼 운송업 하려는 기업 없을 것"

 이날 혁신위는 플랫폼 운송업과 플랫폼 가맹업, 플랫폼 중개업 등 3가지의 새로운 모빌리티 사업 관련 권고안을 발표했다. 이 중 플랫폼 운송업에 대해서는 허가제로 하고 ▶플랫폼(호출․예약, 차량 관제, 요금 선결제 등 가능) ▶차량(13인승 이하 차량 30대 이상) ▶차고지, 보험 등의 최소요건을 규정토록 권고했다.

 또 차종, 영업시간, 부가서비스(유아, 환자 등 이동 특화, 출퇴근·등하교 서비스, 외국인 등 관광서비스, 안마기 등 물품 구비 등) 등에서 차별화를 가능토록 하라고 권고했다. 택시 감차 등에 사용될 기여금은 허가 대수를 기준으로 정률과 운행횟수당, 또는 대당 정액으로 납부토록 했다.

  [자료 국토교통부]

[자료 국토교통부]

 그러나 사업성 평가의 핵심이 될 운행허가 대수는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플랫폼 운송사업 심의위원회를 설치하고, 해당 위원회에서 심의방식으로 총 허가 대수를 관리토록 했다"고 밝혔다.

 별도의 허가 대수 상한을 정하지 않는 대신 주 운행지역의 운송 수요와 택시공급 상황(공급량, 감차 대수) 등 외부 환경요인을 고려해 필요 시 허가 대수를 조절하라는 의미다.

 하헌구 혁신위 위원장은 "플랫폼 운송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타깃 시장을 정해서 적합한 비즈니스모델을 제시하는 방식이라서, 사전에 숫자를 정하는 것에 비해서는 더 다양한 서비스 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해당 지역에 택시 공급량이 많을 경우 새로운 플랫폼 운송사업이 뛰어들 여지가 그만큼 좁아질 거란 우려가 적지 않다. 택시업계가 동의하지 않으면 사실상 대규모 허가는 불가능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플랫폼 운송업의 허가 대수를 정할 때 여전히 택시업계 눈치를 봐야할거란 우려가 나온다.[연합뉴스]

플랫폼 운송업의 허가 대수를 정할 때 여전히 택시업계 눈치를 봐야할거란 우려가 나온다.[연합뉴스]

 익명을 요구한 모빌리티업계 관계자는 "이런 구조라면 정부에선 택시업계 눈치 보느라 택시 감차 대수 이상 허가해주기 힘들 것"이라며 "조금 더 해준다고 해도 사업계획 제출한 스타트업들에 분배를 해야 해서 사업성을 제대로 확보하기도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향후 몇 대까지 더 허가를 받을 수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제대로 된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스타트업도 없을 것"이라며 "이래서는 플랫폼 운송업을 하기 매우 어렵다"고 덧붙였다.

 유정훈 아주대 교수도 "허가 대수 심의 때 택시공급 상황을 보겠다는 건 결국 택시 총량제를 유지하겠다는 의미"라며 "이러면 모빌리티 운송업이 의미있는 운영대수를 확보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플랫폼 가맹업의 하나인 카카오택시. [사진 카카오]

플랫폼 가맹업의 하나인 카카오택시. [사진 카카오]

 실제로 플랫폼 시장에서는 운송업을 하겠다는 곳은 없고, 가맹사업만 북적이고 있다. 이미 카카오택시, 마카롱택시 등이 운영 중인 데다 몇몇 대기업도 가맹사업 참여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혁신위의 권고안을 반영해 시행령 등 하위법령을 만들어 내년 4월부터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 방안대로라면 차별화된 서비스로 시민의 적지 않은 호응을 받았던 '타다'를 대체할 플랫폼 운송업은 찾기 어려워진다. 자칫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을 장담했던 정부의 얘기가 공염불에 그칠 수도 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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