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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플로리다서 이기면 대선 승부 일찍 끝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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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 대선을 하루 앞둔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애미-오파로카 공항에서 선거유세 중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대선을 하루 앞둔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애미-오파로카 공항에서 선거유세 중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차기 대통령을 선출할 결전의 날이 다가왔다. 대부분 여론조사 분석기관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점치는 가운데 경합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추격세도 예사롭지 않다.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승리를 위해 필요한 ‘매직넘버’는 270표. 승부는 경합주 중에서도 북부 러스트벨트의 펜실베이니아와 남부 선벨트의 플로리다에서 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매직넘버 270…막판 승부처는 #6개 경합주 중 선거인단 29명 최다 #트럼프, 선벨트 전승해야 길 열려 #바이든은 펜실베이니아가 핵심 #러스트벨트 다 확보 땐 승리 유력

워싱턴 정가는 경합주를 6개 정도로 추리고 있다. 북부 러스트벨트의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20명), 위스콘신(10명), 미시간(16명)과 남부 선벨트의 플로리다(29명), 애리조나(11명), 노스캐롤라이나(15명)다. 선거분석 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 1일(현지시간) 기준 51.1%로 43.9%인 트럼프 대통령을 7.2%포인트 앞서고 있는데, 경합주로 가면 양상이 조금 다르다.

선벨트 3곳은 지지율 격차 거의 없어

2일 6개 주의 평균을 냈을 때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격차는 3.2%포인트까 지 좁혀진다. 특히 노스캐롤라이나(0.3%포인트)와 애리조나(1.2%포인트), 플로리다(1.4%포인트)에서는 차이가 무의미할 정도다.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의 득표 결과를 근거로 봤을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플로리다+α, 바이든 후보에게는 펜실베이니아 승리가 필수다. 6개 경합주를 제외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이긴 지역에서 또 승리한다고 가정하면 205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다. 남은 65명을 채우려면 선벨트 세 곳(55명)에 더해 러스트벨트 최소 한 곳에서 승리해야 한다.

미대선 경합주 사전투표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미대선 경합주 사전투표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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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은 선거인단이 가장 많은 플로리다(29명)를 확보하지 못하면 승기를 잡기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다른 두세 곳에서 이겨야 겨우 만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러스트벨트에서 승부가 판가름 나기도 전에 패색이 짙어질 수 있다.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지역의 선거인단은 232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져갔던 러스트벨트 세 곳의 선거인단 46명(미시간 16명, 위스콘신 10명, 펜실베이니아 20명)만 되찾아오면 278명을 확보해 바이든 후보의 승리가 확실해진다. 선벨트 세 곳에서 다 져도 바이든 후보가 이긴다.

하지만 펜실베이니아의 20명을 빼앗기면(258명 확보) 계산이 복잡해진다. 최소 12명을 더 확보해야 하는데, 선벨트 중 플로리다(29명)나 노스캐롤라이나(15명)에서 꼭 이겨야 한다. 애리조나(11명)만 이기는 것도 소용이 없다.

여론조사 기관들의 분석도 비슷하다. 2일 정치전문 웹사이트 ‘270투윈(270towin)’은 러스트벨트 세 곳의 선거인단 46명을 포함해 바이든 후보가 모두 29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했다. 남부 선벨트 세 곳 중 단 한 곳도 가져오지 못했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펜실베이니아에서 지면 딱 270명. 승리를 장담하기 위험한 숫자다.

시나리오 100개 중 트럼프 승리는 10개

트럼프 대통령이 270명을 채우는 데는 더 많은 경우의 수가 필요하다. 270투윈은 트럼프 대통령이 확실하게 가져올 수 있는 선거인단을 163명으로 예측했다. 여기에 지금은 박빙으로 분류돼 있지만 전통적으로 공화당이 강세를 보여온 조지아(16명)에서 이기고, 선벨트의 플로리다(29명)와 노스캐롤라이나(15명)까지 가져온다 해도 223석이다. 추가로 러스트벨트 세 곳을 다 석권해도 269표. 여기에 숨은 지지층이 있다는 지역 여론조사가 나온 아이오와(6명)까지 이겨야 매직넘버인 270명을 겨우 넘는다. 어느 한 곳도 놓치면 안 되지만, 가장 숫자가 많은 플로리다의 29명을 빼앗기는 것은 치명타다.

숫자로 본 2020 미국 대선

숫자로 본 2020 미국 대선

여론조사 전문업체 ‘파이브서티에잇’ 역시 4만 번의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바이든 후보가 이기는 시나리오는 100개 중 89개, 트럼프 대통령이 이기는 시나리오는 10개, 동수를 확보하는 시나리오는 1개로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기는 10개 시나리오의 필수 전제는 선벨트 3곳+펜실베이니아 석권이었다. 러스트벨트 중 위스콘신에서 이겨도 펜실베이니아에서 지면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한다.

초당적 선거분석업체인 ‘쿡 폴리티컬 리포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승률을 더 낮게 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확실하게 확보할 수 있는 선거인단은 125명뿐이고, 플로리다를 포함해 박빙인 주의 선거인단 123명을 모두 가져와도 승리할 수 없다고 예측했다. 여기에 추가로 바이든 후보가 우세한 주에서 최소 22명을 더 빼앗아야 270명을 채울 수 있는데, 그러려면 역시 펜실베이니아(20명)를 가져오는 게 기본이다.

특히 쿡 폴리티컬 리포트는 공화당의 텃밭인 텍사스를 경합주로 분류해 눈길을 끌었다. 텍사스에서는 1976년 이후 공화당 대선후보가 패배한 적이 없다. 텍사스의 선거인단 수는 무려 38명. 여기서 지면 트럼프 대통령은 승부 자체가 어려울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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