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은퇴가 두렵다…실질소득 10년 새 월 25만원 감소

중앙일보

입력 2020.11.0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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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50대가 과거보다 잘 사는 것처럼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0년 전보다 실질 소득과 소비지출이 각각 5%, 9%가량 줄었다.

보사연, 신중년 생활실태 조사
경제 양극화에 임금피크제 영향
국민연금 외 노후 준비 안 돼
사회활동 지속 위한 정책 시급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인구정책연구실 고령사회센터 황남희 연구위원팀은 보건복지포럼 최근호에 신중년의 생활 실태 및 복지 욕구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보사연 연구팀은 지난해 7~8월 50~60대 4006명을 면접조사 했고, 이중 50대 2544명을 별도로 분석했다. 이를 보사연 정경희 박사팀의 2010년 46~59세 조사 결과에서 50대 것만 뽑아서 비교했다.

50대의 가구소득은 2010년 월 평균 410만원에서 459만원으로 12% 증가했다. 소비지출도 276만원에서 296만원으로 늘었다. 연구팀은 2015년 통계청의 소비자 물가지수를 활용해 물가상승을 감안한 실질 가치를 구해서 비교했다. 그랬더니 소득은 463만6000원에서 439만1000원으로 5.3% 줄었다. 소비지출도 9.3% 줄었다.

2010년 50대와 2019년 50대 비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2010년 50대와 2019년 50대 비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자산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같은 기간 가구 자산(명목자산)은 3억6100만원에서 3억7600만원으로 오르고, 부채는 4500만원에서 3200만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물가지수를 감안한 실질 자산은 4억800만원에서 3억6000만원으로, 부채는 5100만원에서 3100만원으로 줄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 50대의 주축인 베이비부머(1955~63년생)의 경제 상황이 예전보다 나아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결과는 반대로 나왔다. 황 연구위원은 “50대 중에서 상위 계층의 소득은 많이 올랐으나 하위 계층은 나빠졌다. 전체적으로 소득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회사원이나 임금 근로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에 평균 퇴직 연령이 50대 중반이니 연령대별로 보면 과거와 달리 40대가 소득수준이 피크고, 50대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부동산 값이 천정부지로 솟았는데도 불구하고 자산이 줄어든 이유는 부동산 폭등의 혜택이 10년 전 50대에 훨씬 많이 갔을 것이라는 게 황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지금 50대는 10년 전 40대 시절 부동산을 많이 갖고 있지 않았고, 그래서 가격 상승 혜택을 상대적으로 덜 봤기 때문에 부동산 자산이 적고, 부채가 적다고 본다.

50대는 10년 후 미래를 어떻게 볼까. 살림이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자가 35.2%에서 16.7%로 줄었다. 거의 차이가 없다거나(42.3%→57.1%), 나빠질 것(22.5%→26.2%)이라고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훨씬 많다.

그래서 50대는 일자리와 국민연금에 매달린다. 지금 일하는 50대가 10년 전 72.5%에서 지난해 81.8%로 늘었다. 다행히 생애 주된 일자리를 유지하거나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이 늘었다. 건강히 허락하면 계속 일을 하겠다는 사람이 약 11% 포인트 늘었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공적연금에 가입해 보험료를 내고 있는 사람이 48.8%에서 76.7%로 늘었다. 반면 보험료를 미납하는 가입자는 11.3%에서 4%로 줄었다. 미가입률은 10년 새 약 절반으로 줄었다. 황 연구위원은 “그동안 연금 가입률이 오르긴 했지만 국민연금 수령 최소가입기간(10년)을 못 채울 사람이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돼 국민연금이 도움이 될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하 교수는 “노후 준비로 현금 저축을 많이 해야 하는데 50대의 자산구조를 보면 70% 정도가 부동산인 데다 나머지는 자녀 혼례, 교육 비용으로 쓰다 보니 국민연금 빼놓고는 준비된 게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50대는 부모(배우자 부모 포함)의 집안일을 거드는 부담은 10년 전과 별 차이가 없다.

반면 간병·병원동행 비율은 34.5%(배우자 부모는 26%)에서 41.8%(36.4%)로 늘었다. 자녀는 어디까지 돌볼까. 10년 전에는 결혼이라는 응답자가 46%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에는 학업 종료(32.8%)가 가장 많았다. 자녀 의무 부양 시기를 단축한 것이다.

황 연구위원은 “50대가 건강상태나 교육수준은 좋아졌으나 경제 상태가 나빠지고 노후 걱정이 여전하다”며 “노후 준비를 위해 일을 계속하도록 실효성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황수연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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