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60대 간암 여성, 동생 간 이식받아 건강한 삶 찾아

중앙일보

입력

최근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에서 40대 여동생이 간암을 앓는 60대 언니에게 간을 기증하는 ‘자매간 생체 간이식’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여의도성모병원서 '자매간 생체 간이식' 성공

여의도성모병원 간 이식팀(간담췌외과 백광열, 김유미 교수, 소화기내과 조세현, 한준열 교수)은 지난 10월 8일 간암으로 투병 중이던 60대 여성인 조 씨에게 40대 여동생의 간을 이식해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간이식은 뇌사자 간이식과 생체 간이식으로 나뉘는데 생체 간이식은 살아있는 사람의 간 일부를 절제해 환자에게 이식하는 것이다. 간은 일부분을 잘라내도 3개월 정도 지나면 거의 원래 크기로 성장한다고 한다.

자매간 생체간이식 성공 주인공인 조 모 환자(앞줄 가운데)가 여의도성모병원 간 이식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여의도성모병원 제공

자매간 생체간이식 성공 주인공인 조 모 환자(앞줄 가운데)가 여의도성모병원 간 이식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여의도성모병원 제공

60대 조 씨는 지난해 10월 B형 간염으로 소화기내과를 찾았다. 식도정맥류(식도에 있는 정맥이 부풀어 오르는 질환)로 인한 출혈 탓에 큰 고비를 넘긴 조 씨는 올해 4월 간암 판정을 받았다.

간암 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동맥혈관을 통해 특수 항암약물을 주입한 뒤 혈관을 막아 간암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색전술을 두 차례 시행했지만 간 기능이 계속 저하되자 의료진은 간이식을 결정했다. 이식팀은 환자의 3.7㎝, 3.7㎝, 3.8㎝ 등 총 3개의 종양을 포함한 간을 적출한 후 조 씨의 40대 막내 여동생의 간우엽을 이식했다. 여동생에게 간을 이식받은조 씨는 3주 만인 지난 10월 29일 건강하게 퇴원했다. 여동생은 언니의 간암 치료를 위해 스스로 기증 의사를 밝혔다고 병원 측은 전했다.

여의도성모병원 간담췌외과 백광열 교수. 사진 여의도성모병원 제공

여의도성모병원 간담췌외과 백광열 교수. 사진 여의도성모병원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이뤄진 이식이라 의료진은 더 신중을 기했다. 병원 측은 “기증자와 수혜자에게 입원 전 코로나19 검사는 물론 수혜자에게는 이식 수술 전까지 X선과 문진을 매일 시행했다”며 “수혜자에게 필요한 모든 검사는 이동식 검사 기기를 이용해 병실에서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식을 총괄한 간담췌외과 백광열 교수는 “이번 간 이식은 간 질환의 맞춤형 치료를 제공해온 소화기내과와의 긴밀한 협진, 기증자와 수혜자의 강력한 의지가 조합된 의미 있는 성공 사례”라며 “향후 간 이식을 포함한 간 질환 치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