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화, 글로벌 사업위해 살상무기 ‘강철비’사업 매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분산탄이 발사되는 다연장로켓(MLRS) ‘천무’의 발사 장면. 사진 한화

분산탄이 발사되는 다연장로켓(MLRS) ‘천무’의 발사 장면. 사진 한화

한화가 비인도적 무기로 여겨져 온 분산탄 사업 분리 절차를 마무리했다.
㈜한화는 2일 공시를 통해 분산탄 사업을 물적 분할해 만든 신설회사 코리아디펜스인더스트리(이하 KDI) 보유 지분을 주식회사 디펜스케이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매각 지분은 한화가 보유한 KDI 전체 40만주 중 75%인 31만주이며, 매각 대금은 78억원이다. 디펜스케이는 KDI로 자리를 옮기는 직원들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한화는 분산탄 사업을 법적으로 완전히 떼어내기 위해 이번 작업을 추진해 왔다.
분산탄은 한 개의 탄 안에 수백 개의 소형 폭탄이 들어가 있는 구조로 살상 범위가 축구장보다 넓다. 하늘에서 수백 발의 탄이 쏟아지는 모습에 ‘강철비’라는 살벌한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지난 2006년 레바논 전쟁에서 분산탄으로 많은 민간인이 희생되는 등 비인도적인 무기로 지탄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유럽에선 분산탄 업체 투자 반대 기류가 강하다. 벨기에·아일랜드·이탈리아·룩셈부르크·뉴질랜드 등 5개국은 분산탄 업체에 대한 투자를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프랑스 연금준비펀드와 노르웨이 정부연금, 스웨덴 연금펀드, 네덜란드 공무원연금, 덴마크 공적연금 등 유럽 연기금들도 분산탄 업체에 투자하지 않는다.

한화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태양광을 비롯해 방산(방위산업) 사업 등을 확장하기 위해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치를 따르는 게 중요하고, 이번 분산탄 사업 정리도 그런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한화는 이번 지분 매각 후 잔여지분 25%는 KDI로 옮긴 임직원들에게 위로금 등의 형태로 지급할 예정이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