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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한국 플라스틱 쓰레기…미·영 다음으로 많이 버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시 자원순환센타 야적장에 각 가정에서 수거한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가 수북히 쌓여 있다. 뉴시스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시 자원순환센타 야적장에 각 가정에서 수거한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가 수북히 쌓여 있다. 뉴시스

한국에서 1인당 플라스틱 쓰레기를 버리는 양이 미국과 영국 다음으로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해양보호협회(SEA) 등 합동 연구팀이 최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1인당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은 88㎏을 기록했다. 미국(105㎏)과 영국(99㎏)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양이다. 연구팀은 세계은행의 217개국 쓰레기 발생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1인당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1인당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한국의 전체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은 451만t(톤)으로 13번째로 많았다. 하지만 전체 쓰레기 중에서 플라스틱이 차지하는 비중은 24.3%로 쓰레기 발생량이 많은 상위 20개 국가 중에서 가장 높았다. 그만큼 플라스틱을 많이 쓰고 버린다는 뜻이다. 영국(20.2%), 태국(17.6%)이 뒤를 이었다.

쓰레기 수출·불법 투기…바다로 흘러 들어가

아프리카 케냐의 쓰레기 투기장에서 한 어린이가 쓰레기를 줍고 있다. AP=연합뉴스

아프리카 케냐의 쓰레기 투기장에서 한 어린이가 쓰레기를 줍고 있다. AP=연합뉴스

플라스틱 쓰레기는 전 세계적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 콜로라도대학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은 1950년대까지만 해도 연간 200만t 수준이었지만 2018년에는 3억5900만t으로 180배가량 늘었다. 올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일회용품 소비가 늘어나면서 플라스틱 쓰레기도 더 많이 쌓였다.

이렇게 쓰고 버려진 플라스틱 중 상당량이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바다 등을 오염시킨다. 1950~2015년 사이 생산된 83억t의 플라스틱 중 59%는 자연에 버려졌고, 10%는 소각됐다. 이 가운데 연간 480만~1270만t이 강과 호수, 바다로 들어가고 있다. 2030년이 되면 바다 등으로 흘러드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연간 5300만t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앞서 공개된 플라스틱 쓰레기 통계에서는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이 바다를 오염시키는 주오염원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보고서는 해외에 수출하거나 불법 투기된 쓰레기까지 통계에 포함되면서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순위가 뒤바뀌었다.

실제로 중국과 인도 등이 2018년부터 플라스틱 쓰레기 수입을 금지했지만,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아프리카를 비롯한 최빈국들에 여전히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출하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이 가장 많은 미국은 1년에 최대 145만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바다로 흘러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도네시아(428만t)와 인도(316만t)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양이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해양보전센터의 니콜라스 말로스는 영국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불필요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포장과 배달을 위한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한다”며 “플라스틱 재활용 비율도 획기적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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