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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검사들 분노 폭발…평검사 낙인찍기에 "여기가 北이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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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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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도 아닌데 무서워서 말도 못하는 세상이 온 것 같아 슬픕니다”

“역사에서 소름끼치게 보아왔던 돌팔매질과 편 가르기가 무섭습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자신을 비판한 평검사를 개혁 대상으로 공개 저격한 것을 기화로 평검사들의 댓글 릴레이에 불이 붙었다. 반면 범여권 인사들은 추 장관을 엄호하고 나서면서 양쪽의 갈등은 극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들에게 ‘사표를 받으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한 청와대의 답변 요건이 충족되면서, 향후 청와대가 내놓을 메시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檢 “의견 개진 기회 달라” 부글부글  

검사들의 반발

검사들의 반발

일선 검사들의 ‘디지털 연판장’은 추 장관이 ‘검찰개혁은 실패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현직 평검사를 개혁 대상인 검사의 ‘커밍아웃’으로 칭하면서 촉발됐다.

이후 추 장관 글을 비판하는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의 글에는 2일 오전 기준 27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검찰개혁에는 동의한다. 다만, 정권과 다른 목소리를 낸다고 탄압하지 말라’는 호소와 비판이 주다.

한 검사는 “나는 당신의 의견에 반대한다. 그러나 만일 당신이 그 의견 때문에 박해를 받는다면 나는 당신의 말할 자유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프랑스 사상가 볼테르의 말을 인용하면서 “검찰개혁에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의견을 개진했다는 이유로 커밍아웃이 돼버리는 작금의 상황에 반대한다”고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검사는 “중국과 같아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면서 “여기는 대한민국이고, 대한민국은 자유민주공화국이며, 우린 그런 대한민국의 국민을 섬기는 검사”라고 밝혔다.

범여권, ‘사표 받으라’는 靑청원 참여 독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반면 ‘커밍아웃’ 검사들의 사표를 받으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에도 이날 오전 기준 30만명에 육박하는 이들이 동의의 뜻을 밝혔다. 청와대는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청원에 대해서는 담당 비서관이나 부처 장·차관 등을 통해 공식 답변을 하고 있다.

앞서 검찰의 반발 이후 여권 인사들은 추 장관을 엄호하면서 지원사격에 나서왔다. 추 장관 역시 검사들의 ‘커밍아웃’ 행렬 이후에도 “불편한 진실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 외면하지 않고 직시할 때까지”라며 “저도 이 정도인지 몰랐다”고 비판 입장을 확고히 했다.

법무부 인권국장 출신인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달 31일 ‘커밍아웃 검사 사표 받으십시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원 글을 링크한 뒤 “하루 이틀 사이 청원 동의 숫자가 급증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하시겠는가”라고 청원을 독려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왜 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비(非)검찰 출신 법무부 장관에만 ‘검란(檢亂)’이 운운되는 것이냐”고 추 장관을 엄호하고 나섰다.

김수민‧나운채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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