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단독]경찰,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 등 7명 기소의견 송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보석 취소로 재수감되는 전광훈 목사가 9월 7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 자택에서 호송차로 이동하던 중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스1

보석 취소로 재수감되는 전광훈 목사가 9월 7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 자택에서 호송차로 이동하던 중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스1

경찰이 방역당국의 역학조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아온 사랑제일교회 관련 수사를 마무리했다. 전광훈 목사 등 사랑제일교회 관계자 7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서다. 이들은 경찰 조사 내내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CCTV 은폐 등 역학조사 방해 혐의

2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능범죄수사대가 지난달 30일 전 목사 등 7명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 송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CC(폐쇄회로)TV 저장장치를 빼돌려 방역당국에 제출하지 않고 신도 명단을 숨긴 혐의 등을 받는다. 성북구청은 전 목사 등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의 접촉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CCTV 등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경찰은 전 목사를 비롯해 CCTV 저장장치 등 자료를 은폐하는 데 가담한 7명을 지목했다. 교회 내에서 어떠한 지시를 거쳐 역학조사 방해 행위가 이뤄졌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수사력을 쏟아왔다고 한다. 또 경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은 전 목사가 8·15 광복절 집회 참여 당시 자가격리 상황임을 알고 있었다고 보고 관련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송치했다.

교회 관계자들 조사 때 진술거부 

전 목사와 함께 검찰에 송치된 사랑제일교회 이모 목사와 김모 장로 등 관계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해왔다. 또 일반 신도 중에서도 상당수가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으면서 “경찰에서 진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이들은 조사 시작 때 이름과 생년월일 등 신상만 밝히고는 모든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정부가 수사를 통해 교회를 부당하게 탄압한다는 이유를 댔다고 한다.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7명을 송치하면서 검찰에서 추가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지만 진술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은 바뀌지 않을 예정이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경찰에서 “재판에서 혐의를 다투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앞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이 수사에 반발한다는 이유 등으로 피의자 조사를 받으면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구속영장 기각에 불구속 송치

경찰은 김 장로에 대해 두 차례, 이 목사에 대해 한 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기각하면서 불구속 상태로 송치가 이뤄졌다. 지난 9월 법원은 김 장로와 이 목사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CCTV 자료 제출 요청이 감염병예방법 시행령이 정한 역학조사 방법에 해당하는지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경찰은 질병관리청을 통해 ‘CCTV 제출 요청은 역학조사 방법에 해당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지난 8월 15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 및 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월 15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 및 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를 근거로 지난달 김 장로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재차 신청했지만 재판부는 “추가로 제출된 자료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범죄 혐의에 대한 다툼이 있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