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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중년·여성 우울증 환자, 치매 걸릴 위험 3배 가까이 높아진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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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병원리포트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연구팀 

 우리나라 치매 환자가 최근 10년간 약 4배 급증하면서 예방의 필요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도 치매국가책임제 등 치매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치매 관리에 대한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만큼 사회적으로 전문적인 관리를 통해 초기에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45~64세가 2.72배로 가장 높아 #남성 1.55배 비해 여성 2.65배 #모든 연령대서 치매 위험률 증가

이런 가운데 최근 우울증이 있는 사람의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 위험이 3배 가까이 크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우울증을 앓고 있는 중년의 경우 치매 위험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유옥철 한의사 연구팀은 우울증이 생애주기에 있어 치매 발병과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2~2013년 표본 코호트(NHIS-NSC) 데이터베이스(DB)를 사용해 2003년에 우울증을 진단받은 1824명을 우울증군, 우울증을 진단받지 않은 37만4852명을 대조군으로 선정했다. 이후 두 군에 대한 보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 성향점수매칭을 진행해 우울증군과 대조군을 각각 1824명으로 보정했으며, 로지스틱 회귀 분석을 통해 성별과 연령 등 한국인의 사회인구학적 특성과 우울증과 치매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먼저 연구팀은 우울증과 치매의 연관성을 확인했고, 우울증군이 대조군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2.2배 높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특히 여성 우울증 환자는 남성보다 치매에 더욱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우울증 환자는 치매 위험률이 우울증이 없는 남성의 1.55배인 데 반해, 여성 우울증 환자는 우울증이 없는 여성의 2.6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우울증이 치매 발병의 위험 인자로 확인된 것이다.

우울증 대처, 치매 예방에 도움

또 모든 연령대에서 우울증 환자의 경우 치매 위험이 높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령대는 ▶44세 미만 ▶45~64세 ▶65세 이상으로 분류했다. 특히 그중에서도 중년기(45~64세)에 우울증을 앓을 경우 치매 위험이 가장 컸다. 45~64세의 우울증은 치매 위험이 약 2.72배로 가장 높았으며 44세 미만의 경우 약 1.88배, 65세 이상은 약 2.05배 높았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위험 요소인 우울증에 대해 초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함으로써 치매에 대한 합리적인 예방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천자생한방병원 유옥철 한의사는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노인성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특히 삶의 질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치매는 선제적인 예방 조치가 우선돼야 한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우울증이 치매의 위험 인자라는 것을 확인한 만큼 우울증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에 집중하는 보건의료 정책이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SCI(E)급 국제학술지 ‘BMJ(British Medical Journal) Open’ 10월호에 게재됐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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