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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비서관 출신들 차관 발탁하며 “다주택 처분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청와대 일자리수석에 임서정 현 고용노동부 차관을 발탁하는 등 차관급 12명에 대한 인사를 발표했다.

박진규 산업, 윤성원 국토차관 #청와대 출신들 경제부처 전면에 #일자리수석엔 임서정 고용차관 #장관 인사 12월 중순께 있을 듯

이번 인사의 특징은 청와대 출신들의 경제부처 차관 기용이다.

차관급 발탁된 청와대 출신 인사들

차관급 발탁된 청와대 출신 인사들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내정자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통상비서관과 신남방·신북방비서관을 지냈다. 윤성원 국토교통부 제1차관 내정자는 국토교통비서관이었고,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내정자 역시 경제정책비서관 출신이다. 박광석 기상청장 내정자도 기후환경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거쳐 환경부 기획조정실장이었다.

청와대 출신 인사들에게 부동산, 산업, 금융 분야의 핵심 보직을 맡긴 인사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월 40대인 최종건 청와대 국가안보실 평화기획비서관을 외교부 1차관에 임명했다. 그와 같은 맥락으로 청와대의 부처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이번 인사의 또 다른 특징은 다주택 논란을 빚고 물러났던 인사의 재기용이다.

국토부 윤 내정자와 산업부 박 내정자는 지난 7월 인사에서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의 다주택 처분 지시를 지키지 못해 교체됐다. 둘은 각각 서울 논현동과 세종시, 경기도 과천시와 세종시에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였다. 당시 청와대는 “다주택 문제가 교체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고 했지만, 다주택 문제가 진퇴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정설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윤 내정자는 주택 두 채 가운데 한 채의 매각이 완료됐고, 박 내정자는 한 채가 매각 중으로 12월 중 등기이전이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주택 문제로 청와대를 나갔다가 집 한 채를 팔고 차관으로 발탁된 모양새다. 다만 윤 내정자가 어떤 주택을 매각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나머지 내정자들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2주택을 가진 분이 있지만 처분 의사를 확인하고 인사가 이뤄졌다” “모든 내정자가 현재 1주택은 아니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다들 1주택자가 될 예정”이라고만 설명했다. 청와대는 지난 7월 이후 “1주택 소유는 고위급 공무원 인사의 ‘뉴노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해 왔지만, 1일 인사 발표에선 내정자의 주택 보유 현황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다.

조달청장에 내정된 김정우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인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영입했던 인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엔 김강립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복지부 제1차관엔 양성일 복지부 기획조정실장이 각각 내정됐다. 임서정 수석 내정자의 이동으로 공석이 된 고용노동부 차관엔 박화진 고용부 노동정책실장이 발탁됐다.

이 밖에 소방청장엔 신열우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 행정안전부 재난관리본부장에는 김희겸 경기도 행정1부지사,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장에는 민병찬 경주박물관장이 각각 내정됐다. 이 중 민 내정자는 “지난 2018년 학예연구실장 재임 중 당시 손혜원 민주당 의원이 국립중앙박물관에 나전칠기 현대 미술품 구입을 종용하자 반발했다가 경주박물관장으로 발령 났다”고 일부 언론에 보도됐던 인사다.

정치권에선 이번 차관급 인사가 예산국회 뒤 12월 중순께로 예상되는 개각의 시그널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권에선 장수 장관인 박능후 보건복지·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내년 서울시장 선거 출마가 예상되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된다.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교체 대상으로 꼽힌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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