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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사전투표 1억명 넘는다…플로리다·애리조나 격차 1% 안팎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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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AFP=연합뉴스]

11월 3일 미 대선을 이틀 앞둔 1일 우편투표와 조기 직접투표를 합친 사전투표자가 9200만명을 넘었다. 2016년 대선 총투표자의 3분의 2를 넘는다. 선거일 이후까지 도착할 우편투표까지 고려하면 최종적으로 1억명을 훌쩍 넘을 전망이다.

[D-2]1일 9200만명…배달중 우편투표 3200만표 #2016년 대선 총투표자(1억3753만) 3분의 2 넘어 #플로리다 등 '선벨트'는 민주·공화 투표자 1% 차 #경합주 20~30% 무당파 및 당일 현장투표로 결판 #코로나19에도 투표율 1992년 이후 28년만 60%대 #경합주 우편투표 개표 지연땐 당선자 확정 늦어져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당일 투표보다 최소 4000만~5000만표 많은 사전투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간 승자를 가릴 결정적 변수가 됐다.

미대선 경합주 사전투표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미대선 경합주 사전투표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미국 50개주 사전투표 집계 사이트인 미 선거 프로젝트에 따르면 1일 오전(현지시간) 전국의 사전투표자는 9203만여명이었다. 2016년 투표자 1억 3753만명의 66.9%에 달하며, 2016년 전체 사전투표자(5720만명)보다 61% 많다. 각주 선거사무소로 아직 도착 안 한 우편투표 수가 약 3230만표인 걸 고려할 때 올해 사전투표자는 최대 1억 2000만명에 이를 수 있다.

상당수의 주가 11월 3일 대선 당일 또는 대선 전날 우체국 소인이 찍힌 우편투표를 유효표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사전투표만 1억명을 넘을 게 확실시되면서 올해 대선 투표율도 지난 대선 56%를 훨씬 넘어 1992년(61.3%)이래 28년 만에 처음으로 60%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경합주에서 7대 3 또는 6대 4로 민주당이 압도했던 사전투표자 정당 지지자 비율이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공화당 지지자가 늘어나면서 팽팽해졌다. 특히 남부 '선벨트' 주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이 사전투표 대열에 대거 합류하고 있다.

1406만명의 등록 유권자 가운데 829만여명(59%)이 사전투표를 마친 플로리다에선 민주당원 327만여명(39.5%), 공화당원 316만명(38.1%)이 각각 투표했다. 당원 투표 비율 간 격차가 불과 1.4% 포인트 차이다. 이는 1일 현재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집계한 여론조사 평균 격차(바이든 +1.2%)와 거의 같다.

결국 플로리다 최종 승자는 174만여명인 무당파 사전투표자, 배달 중인 153만표의 우편투표와 300만~400만명 정도로 예상되는 당일 현장 투표 결과에 달린 셈이다.

노스캐롤라이나도 등록 유권자의 60.3%(434만여명)가 사전투표를 마친 가운데 이중 민주당원은 37.6%, 공화당원은 31.7%로 5.9% 포인트 격차가 났다. RCP 여론조사 평균 격차는 이보다 좁은 2.1% 포인트다. 이곳 역시 30%에 달하는 무당파 사전투표자 131만명과 배달 중인 우편투표 54만표, 200여만표의 당일 투표에 따라 결과는 뒤집힐 수 있다.

애리조나 역시 등록 유권자의 57.7%가 사전투표한 가운데 민주당원이 공화당원보다 1.9% 포인트 더 많이 투표했다. RCP 여론조사 격차는 0.1%포인트로, 트럼프와 바이든이 사실상 동률이다. 58만여명의 무당파(25.5%), 미배달 우편투표 100만표, 당일 현장투표 70만명이 최종 승자를 가린다.

미국 대선 역대 투표율.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미국 대선 역대 투표율.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공장지대 '러스트벨트'인 펜실베이니아는 사전투표로만 보면 민주당원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미 도착한 우편투표 237만표 가운데 민주당원이 157만여명(66.4%)으로, 공화당원 54만여명(22.9%)의 약 세 배 수준이다. 무당파는 23만여명(10%)에 불과했다.

펜실베이니아는 대선 등록 유권자 890만명 대비 사전투표율이 26.6%로 낮기 때문에 배달 중인 우편투표 약 70만표보다 약 600만명의 당일 현장투표가 훨씬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RCP 평균 지지율에서 4.1% 포인트 뒤지고 있지만, 트럼프 캠프가 이 지역에서 당일 현장투표로 바이든 후보에 대한 사전투표 열세를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는 이유다.

러스트벨트의 또 다른 경합주인 미시간 역시 등록 유권자 791만명 대비 사전투표율이 32.5%로 상대적으로 낮은 주다. 아직 도착 안 한 우편투표 60여만표를 고려하더라도 500만명가량이 당일 현장투표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RCP 평균 지지율에서 바이든이 7.3% 포인트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지만 2016년처럼 '샤이 트럼프'가 대거 투표소로 몰릴 경우 당일 투표에서 역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위스콘신도 51.7%가 사전투표를 했지만 150만명가량은 당일 현장에서 투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일 투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쏠린다면 D-2일 현재 5.7% 포인트 격차는 충분히 역전할 수 있다.

경합주 가운데 플로리다·노스캐롤라이나·조지아·애리조나 등 선벨트 지역의 경우 우편투표 용지를 개봉해놓는 등 사전에 개표 준비를 하기 때문에 통상 현지시간 3일 자정 또는 4일 새벽(한국시간 4일 오후) 승패를 미리 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펜실베이니아는 11월 6일까지 우편투표 접수를 마감하고, 미시간·위스콘신 등 러스트벨트 주는 선거 당일에야 우편 투표 개표 준비를 하기 때문에 초박빙일 경우 개표가 수일 이상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31일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이곳에선 개표 결과를 알려면 수주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며 "미국은 물론 세계가 누가 이겼는지 계속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미국정치학) 교수는 "개표가 일찍 끝나는 플로리다·조지아 등이 대선 결과의 풍향계 역할을 할 것"이라며 "특히 트럼프가 선거인단 29명인 플로리다에서 질 경우 바이든의 대선 승리를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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