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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꿈 이룬 발달장애 청년 “선임바리스타 새 꿈 생겼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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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임재영 CGV 광주첨단점 바리스타가 손님에게 판매할 커피를 만들고 있다. 중증장애인인 임씨는 직업상담과 적응훈련을 통해 직장 생활에 안정적으로 적응했다. [사진 한국장애인개발원]

임재영 CGV 광주첨단점 바리스타가 손님에게 판매할 커피를 만들고 있다. 중증장애인인 임씨는 직업상담과 적응훈련을 통해 직장 생활에 안정적으로 적응했다. [사진 한국장애인개발원]

광주광역시 CJ CGV 광주첨단점 1층에는 ‘I got everything(아이갓에브리씽)’이라는 카페가 있다. 입구에 ‘중증장애인이 근무하는 카페입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여기에는 중증장애인 12명(경증 2명 별도)이 근무한다. 임재영(24)씨는 이 카페의 ‘대표 바리스타’이다. 발달장애인(자폐)이다. 임씨는 지난해 광주광역시 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 금상을 받았다. 2019~2020년 CGV 주최 아이갓에브리씽 카페 우수근로자상을 세 차례 받았다. 지난 4월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주최한 ‘2020년 중증장애인직업재활지원사업 취업 우수사례’ 공모전에서도 우수상을 받았다.

CGV 광주첨단점 바리스타 임재영 #장애인개발원서 직업 적응 훈련 #카페서 항상 웃는 친절직원 평가

그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의사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중증장애인이다. 그래서 일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린넨 세탁업체에서 취업한 적이 있는데,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동료와 마찰이 생겨 오래 일하지 못했다.

지난해 1월 카페 ‘I got everything’에 기회가 왔지만 면접에서 같은 의사를 반복적으로 표현하는 바람에 잘 적응할지 우려를 낳았다. 이런 걱정을 날려준 게 훈련이었다. 장애인개발원의 중증장애인 직업재활 지원사업 수행기관인 광주광역시종합복지관에서 2~3월 직업 상담, 직업적응훈련 등의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했다. 지난해 4월 면접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았고 합격했다.

임씨는 “영화관을 찾는 손님을 대하면서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요령이 생겼고,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그의 목표는 선임 바리스타가 되는 것이다. 임씨는 “선임 바리스타가 돼서 많은 손님들에게 행복이 가득한 커피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한다. 한국장애인개발원 정애진 직업재활팀장은 “임씨는 항상 웃으면서 손님을 맞이해 친절한 직원이라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I got everything’은 보건복지부와 장애인개발원의 중증장애인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다. 2012년 중증장애인 신규 일자리창출 지원사업 ‘꿈앤카페’로 시작했고, 2016년 원두와 인테리어를 표준화하고 운영 방식을 개편해 정부세종청사에 1호점을 열었다. 현재 59곳으로 늘었고, 중증장애인 바리스타 235명이 근무한다. 중증장애인 생산품 생산시설인 해나루보호작업장에서 직접 로스팅한 전용 원두 ‘밸런스 브라운’을 납품받는다. 전용 원두는 지난해 93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카페는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이 장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장애인개발원이 설치·운영을 지원하며, 직업재활기관이 운영과 교육을 담당한다. 국회도서관·인천시청·달서구청·제주도청·파주시청·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의 공공기관이 대거 참여했다. 로레알코리아·CJ CGV·SK텔레콤·한국시세이도·이천롯데프리미엄아울렛·용문산관광안내소·센텀IS타워·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 등 민간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CGV는 광주첨단점·인천연수역점에서 중증장애인 28명을 채용했다. SK텔레콤도 원주·서울보라매 사옥에 문을 열었다.

신성식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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