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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일반 매장을 온라인 배송 거점으로 바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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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소비자가 매장에서 고른 상품을 매장 뒤편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동으로 포장하는 롯데마트의 후방 자동화 설비. 롯데마트는 이런 설비를 갖춘 매장을 2021년까지 29개 만든다. [사진 롯데마트]

소비자가 매장에서 고른 상품을 매장 뒤편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동으로 포장하는 롯데마트의 후방 자동화 설비. 롯데마트는 이런 설비를 갖춘 매장을 2021년까지 29개 만든다. [사진 롯데마트]

점포 구조조정 등 사업 모델 대수술을 진행 중인 롯데마트가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배송 거점으로 바꾼다.

사람이 상품 담으면 포장은 자동화 #잠실·구리점 다음달부터 첫 시행

롯데마트는 오프라인 매장을 배송 거점으로 삼는 ‘세미 다크스토어’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29일 밝혔다. 다크스토어(dark store)란 다크수퍼마켓, 닷컴센터로도 불리는 매장으로 ‘클릭 앤드 콜렉트(click and collect·온라인 주문 뒤 직접 수령)’ 서비스에 최적화된 형태다. 기존 마트와 달리, 소비자가 오가는 서비스 공간보다 창고 등 보이지 않는(어두운) 물류 공간이 더 중요하다. 도로 접근성이 좋고 임대료가 싼 곳에 만들어 운영 비용이 적게 든다. 영국 할인점 테스코가 2013년 처음 도입한 이후 ‘유통의 미래’라고 불리며 유럽에서 빠르게 확산했다.

롯데마트가 도입하는 새 모델은 다크스토어와 기존 대형마트의 중간 형태여서 세미 다크스토어로 명명했다. 한국 실정에 맞게 매장 방문자와 온라인 주문자를 동시에 잡기 위한 결정이다. 택배비가 비싸 대형마트로 직접 와서 찾아가는 수령자가 많은 유럽과 달리, 온라인 주문 배송을 마트에서 한다.

세미 다크스토어는 물건을 담는 것(피킹)은 사람이 하고 포장은 자동화한 후방 시설에서 하기 때문에 완전 자동화된 스마트 스토어와는 다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기존 매장을 이용하는 세미 다크스토어는 스마트 스토어 투자비 5분의 1로 구축할 수 있어 속도와 비용면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세미 다크스토어는 매장에서 1차로 피킹한 상품을 후방 시설에서 직원이 스캔해 지역별, 고객별로 분류하는 ‘풋 월’(Put Wall)과 사람이 피킹한 상품을 자율이동 로봇이 스캔하고 분류하는 ‘AMR’(Autonomous Mobile Robots) 방식으로 나눠 운영될 예정이다. AMR 방식은 내년 1분기 중 수원점과 월드컵점에 시범 도입된다. 롯데마트는 다음 달 말 잠실점과 구리점을 시작으로 2021년까지 세미 다크스토어를 29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온라인 주문 처리량이 지금보다 5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롯데마트는 주문상품의 피킹과 패킹까지 자동화 설비를 갖춘 스마트 스토어를 내년까지 12개 매장으로 늘리기로 했다.

새벽 배송 가능 지역도 확대한다. 현재는 경기 김포 온라인 전용센터를 통해 서울 서부권과 경기도 일대에서 새벽 배송을 하고 있지만, 12월부터는 서울과 부산 모든 권역과 경기 남부 지역까지 가능해진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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