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문정인 "中 겨눈 美동맹 참여 땐, 황해가 전쟁바다 될 수 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29일 충남 예산에서 열린 환황해포럼에 참석해 환황해 평화프로세스 구축 방안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29일 충남 예산에서 열린 환황해포럼에 참석해 환황해 평화프로세스 구축 방안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29일 “한국이 중국을 겨냥한 미국 중심의 동맹에 참여하면 신냉전 시대 최전선에 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 특보는 이날 충남 예산에서 열린 ‘제6회 환황해포럼’에 참석해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추가 배치하고, 중국을 겨냥한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배치하면 중국은 우리를 적대적으로 생각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도 우리를 향해 둥펑 미사일을 겨누고, 서해 항로에 공세적으로 나서면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도 자주 침범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생각하는 신냉전 구도가 온다면 그 최전선이 한국이 되고 황해는 평화가 아니라 전쟁의 바다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답보 상태인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답답함을 토로하면서 미중 갈등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에서 핵무기는 생존을 지키는 유일한 카드인데, 먼저 풍계리 핵실험장을 파괴하고 영변 모든 핵실험 시설과 심지어 연구소까지 포기할 용의가 있다고 제안했는데 미국이 안 받은 것”이라며 “북한은 카드를 다 보였지만 미국이 전향적으로 나오지 않고 먼저 다 포기하라고 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때문에 한반도 긴장은 그대로인데 지금 미중 신냉전의 어두운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다”며 “남중국해, 동중국해에서 미중이 충돌하면 우리가 원하지 않더라도 관여하게 될 거고 그러면 환황해 평화는 정말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미중 갈등 韓 위기 고조…한중일 군비 경쟁도 평화 어렵게 해 

최근 한국이 발표한 경함모·핵잠수함 등의 전략무기 확보 계획 등을 거론하면서 한·중·일 삼국의 군비 경쟁도 평화를 위협하는 요소로 꼽았다.

문 특보는 “우리가 평화를 위해 경항모·핵잠수함 등의 전략무기를 갖기 시작하면 동북아 군비 전쟁이 바로 촉발된다”며 “군비 경쟁이 심화하면 평화로 갈 수 없기 때문에 한·중·일 중앙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향적으로 나와야 하고 북한도 이런 노력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경제적인 관점에서 중앙정부가 할 수 있는 한계를 인정하면서 한·중·일 지방정부·시민사회단체 차원에서 협력을 강화해 새로운 변화를 이끌 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 특보는 지난 27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주최로 열린 ‘한중일 평화포럼’에서도 한국의 미국 반(反)중 전선 참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는 “미국이 한국에 중국을 상대로 하는 일종의 군사동맹에 참여하라고 하면 우리에겐 존재적 딜레마가 될 것”이라면서 “중국이 한국을 적으로 간주해 북한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군사적 도발을 할 경우 미국이 우릴 보호해줄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