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뇌졸중 발병 후 3개월 이내 치료가 3년 후까지 영향"

중앙일보

입력

고령화로 최근 10년간 뇌졸중을 앓는 환자가 늘면서 뇌병변 등 후유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졸중이 발병한 뒤 초기 3개월간 집중 재활 치료를 얼마나 잘 받는 지가 3년 후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뇌조중 후 일상생활동작 수행 기능 변화. 자료 질병관리청

뇌조중 후 일상생활동작 수행 기능 변화. 자료 질병관리청

29일 질병관리청은 삼성서울병원 김연희 재활의학과 교수에 의뢰해 뇌졸중 환자를 10년 추적 조사한 결과 뇌졸중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2012년 9만명에서 2018년 11만3000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의료기술의 발달로 같은 기간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10만명당 51.1명에서 44.7명으로 줄었다.

질병청 "뇌졸중 환자 일상 회복 높이기 위해 초기 치료 중요"

뇌졸중은 뇌에 있는 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지는(뇌출혈) 질환이다. 질병청은 초기 응급치 료 기술이 좋아져 뇌졸중 사망자는 줄지만, 후유증을 안고 살아가는 기간이 길어진 만큼 발병 후의 조처가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김연희 교수는 “뇌졸중이 생긴 상태로 평생을 살아가는 이른바 ‘뇌졸중 경험자’가 많아지고 있어 장애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재활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뇌졸중 환자가 기구를 이용해 바로서기 운동을 하고 있다. 이 환자는 스스로 서 있거나 걷지 못한다. 사진 세브란스병원 제공

뇌졸중 환자가 기구를 이용해 바로서기 운동을 하고 있다. 이 환자는 스스로 서 있거나 걷지 못한다. 사진 세브란스병원 제공

김 교수팀이 2012년 8월~2015년 5월 전국 9개 대학병원 응급실을 통해 입원한 급성뇌졸중 환자 7858명을 대상으로 후유장애, 활동제한, 재활치료 여부 등을 추적했다. 처음 발병한 모든 환자를 조사했다. 그랬더니 초기 집중재활 치료 여부가 장애 등 후유증 발생을 낮추고, 나아가 3년 후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수팀에 따르면 뇌졸중 발병 후 뇌병변 장애를 앓는 환자는 퇴원 시점 10명 중 7명(72.3%)꼴이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감소해 발병 후 3개월 시점엔 41.6%까지 떨어졌다. 발병 6개월 후 35.9%, 1년 후에는 31.6%로 꾸준히 내려가다 발병 3년 시점에는 26.6%까지 감소했다.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는 시점은 발병 후 3개월이다. 이 시기 집중 재활치료가 주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질병청은 “발병 3개월 시점의 일상생활 동작 수준은 이후 3년까지의 일상생활 동작 수행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김연희 교수는 “과거 2012~2015년 통계에 따르면 뇌졸중 환자 중 초기에 집중 치료가 필요한 사람은 절반 이상인데, 실제 재활 치료를 받는 환자는 20%가 안 된다”라며 “발병 후 3개월 이내의 치료가 3년 후의 일상생활 수행에까지 영향을 주는 만큼 제때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수팀에 따르면 뇌졸중 환자의 운동·인지 기능은 발병 후 1년 6개월까지 지속해서 호전됐지만 65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발병 2년 이후 기능이 저하됐다.

또 뇌졸중 환자 933명을 추적했더니 발병 6개월 후 직업으로 복귀한 이들은 560명으로 10명 중 6명(60%)꼴이었다. 질병청은 “고용과 직업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뇌졸중 환자 직업 복귀가 재활치료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라며“직업 복귀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적절한 직업재활과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발병 1년 후 인지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된 뇌졸중 환자 620명 가운데 다시 운전하게 된 사람은 410명(66.1%)이었다.

질병청은 “운전 복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남성, 저연령, 높은 운동기능 수준, 발병 7일째의 낮은 뇌졸중 중증도, 운전 복귀 교육을 받은 경우”라며 “이에 해당하는 환자는 운전 복귀율이 유의하게 높았다”고 설명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