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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선택' 발언 주미대사 "한·미 동맹이 외교중심" 진땀 해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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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혁 주미 한국대사. [연합뉴스]

이수혁 주미 한국대사. [연합뉴스]

"70년 전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간 미국을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이수혁 주미 한국대사가 진화에 나섰다.

이대사, 워싱턴 특파원간담회에서 #"국익 돼야 미국 선택" 국감 발언 진화

이 대사는 28일(현지시간) 워싱턴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저는 한·미 동맹이 대한민국 외교의 중심이 돼 왔고 동맹의 공동 가치와 호혜적 이해관계라는 기반 위에서 적극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을 분명히 밝혀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국감에서 제가 했던 발언도 이와 같은 취지"라면서 "한·미 동맹은 양국이 공히 공유하는 가치와 상호 국익에 기초하기에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유지·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사는 지난 1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은 70년 전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간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우리 국익이 돼야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랑하지도 않는데 동맹을 지켜야 한다는 것은 미국에 대한 모욕”이라고도 했다.

다음날 미 국무부는 이례적으로 장문의 입장문을 통해 이 대사 발언에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고, 한·미 동맹 관리와 대미 외교활동 최전선에 있는 주미대사로서 부적절한 발언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강경화 외교장관도 지난 26일 국감에서 "모종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엿새 뒤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 이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중 누가 승리하던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구축이 진행될 수 있도록 대미 외교 기반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핵이 폐기돼야 하고 그에 따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원하는 방침은 미국 민주·공화 양당 모두 확인하고 있다"면서 "그런 방향에서 당선인 측과 협의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수혁 주미대사가 1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수혁 주미대사가 1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과 협상을 다시 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바이든 정부라고 북한과 단절하겠다고 한 적은 없지만, 톱다운은 아닐 것으로 모두 예측한다"면서 "행정부 고위직을 경험한 바이든 외교·안보 참모들이 대응책을 만들어갈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사는 "바이든 선거캠프가 선거 전까지 외국 정부 및 외교관과 접촉하지 않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상태지만, 그 이전에 캠프 내 핵심 인사들과 채널을 만들어 놓았다"면서 "인수위 핵심 외교·안보 인사들과 긴밀한 관계를 신속히 구축할 수 있도록 조치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미는 그동안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출마와 관련해 긴밀히 협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미 무역대표부(USTR)는 "미국은 WTO 차기 사무총장으로 한국 유명희 본부장이 선출되는 것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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