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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경비원 갑질 알린 '임계장' 조정진, 강제추행 고소당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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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진씨가 지난 5월 JTBC와 인터뷰를 하던 모습. [중앙포토]

조정진씨가 지난 5월 JTBC와 인터뷰를 하던 모습. [중앙포토]

고령 경비원의 노동 일상과 갑질 실태를 기록해 화제를 모은 책 '임계장이야기'의 저자 조정진(63)씨가 28일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피해자에겐 사과 편지로"추행 사실 인정"

이날 조씨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고소한 피해자 A씨의 변호인인 오선희 변호사(법무법인 혜명)는 "조씨는 자신의 유명세와 영향력을 악용해 자신을 존경하는 피해자를 강제추행했다"고 밝혔다. 조씨는 올해 5월 광주의 한 술집에서 피해자를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오 변호사에 따르면 피해자는 강제추행을 당한 다음날 바로 조씨에게 항의 이메일을 보냈다. 조씨는 이후 피해자에게 '명백한 추행이었다. 인정하고 사과한다'는 취지의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피해자가 주장한 자신의 말과 행동을 사실로 인정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피해자는 조씨가 노동인권운동가로 외부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그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조씨가 그 이후에도 외부 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여 고소를 결심했다고 한다. 오 변호사는 "조씨의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고 생각해 피해자가 괴로워했다"고 말했다.

조정진씨의 저서 '임계장 이야기' [후마니타스]

조정진씨의 저서 '임계장 이야기' [후마니타스]

조씨는 올해 3월 '임계장이야기'를 출간한 뒤 큰 화제를 모았다. 공기업에서 은퇴한 뒤 자신이 직접 겪고있는 고령 임시계약직 노동자의 노동 실태를 기록한 그의 책은 많은 사람들에 공감을 얻었다. 조씨는 책 출간 이후 활발한 언론 인터뷰에 나서며 고령 경비원이 겪는 갑질 문제 공론화에 역할을 하기도 했다.

오 변호사는 "이 사건에 침묵하는 것이 오히려 노동운동계에 오점이 될 것이라 생각해 피해자는 어렵게 고소를 결심했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없이 면밀하고 정확한 수사를 통해 엄중한 처벌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조씨에게 수차례 연락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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