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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살 유관순 열사 추정 단체사진 공개…공주 영명학교 선교사 촬영

중앙일보

입력

유관순 열사(1902~1920년)의 열세살 시절 모습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단체사진이 공개됐다.

28일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 공개한 1915년 7월 공주 영명학교 단체사진. 사진에는 유관순 열사(보라색 원)로 추정되는 인물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란색 원은 사진을 소유했던 당시 선교사 겸 영어교사 사애리시 여사. [사진 충남역사문화연구원]

28일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 공개한 1915년 7월 공주 영명학교 단체사진. 사진에는 유관순 열사(보라색 원)로 추정되는 인물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란색 원은 사진을 소유했던 당시 선교사 겸 영어교사 사애리시 여사. [사진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28일 공주시 중동 충남역사박물관에서 ‘충남인의 100년 전 생활상 특별 사진전’을 열고 유 열사가 공주 영명학교(영명중·고등학교 전신) 재학 중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공개했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 특별사진전 열고 공개 #유 열사 영명학교 재학중 1915년 촬영 추정

 1902년 충남 천안에서 출생한 유관순 열사는 12세 때인 1914년 공주 영명학교에 입학해 2년간 다닌 뒤 1916년 이화학당 보통과 3학년에 편입한다. 이날 공개된 단체사진에는 유 열사로 추정되는 소녀가 교사·외국인 선교사, 학생들과 함께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단체사진 속 인물이 유 열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촬영 시기인 1915년 7월과 유 열사의 영명학교 재학 시기가 겹치기 때문이다. 사진에 유 열사가 영명학교에 입학하고 이화학당에 편입하는 것을 도운 사애리시 여사가 있는 것도 근거로 들었다.

 일제 강점기인 1915년은 여성이 학교에 들어가는 게 어려운 데다 일반인이 사진을 쉽게 접할 수 없는 시기로 이날 단체사진 촬영에는 전교생이 참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의 설명이다.

28일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 공개한 1910년대 충남 공주지역의 서민들 모습. [사진 충남역사문화연구원]

28일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 공개한 1910년대 충남 공주지역의 서민들 모습. [사진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사애리시 여사(1871~1972년)는 1900년부터 39년간 공주 등에서 활동한 캐나다 출신의 선교사로 실제 이름은 앨리스 H. 샤프다. 영명학교에서는 영어를 가르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특별 사진전은 논산 출신으로 언론계에 몸담았던 임연철 박사가 『이야기 사애리시』를 집필하는 과정에서 미국 드루대 감리교 문서보관소 현지 조사 등을 통해 발견하면서 마련됐다. 공개된 사진은 1900년대 초반 사애리시 여사를 비롯한 선교사들이 충남에서 활동하며 촬영한 사진의 일부다.

 박병희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은 “수인복을 입은 유 열사의 얼굴과 단체사진 속 학생들의 얼굴을 대조한 결과 유사한 인물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다만 10대 초·중반의 여성은 얼굴과 체형에 변화가 크기 때문에 유 열사로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28일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 공개한 1910년대 충남 공주지역의 서민들 모습. [사진 충남역사문화연구원]

28일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 공개한 1910년대 충남 공주지역의 서민들 모습. [사진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이번에 공개된 단체사진에 대해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 측은 “정확하지 않다”는 의견을 충남역사문화연구원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완화되면 미국 드루대에 연구진을 본 유관순 열사의 사진을 추가로 발굴할 예정이다.

 한편 특별사진전에는 1919년 2월 공주에서 열린 정월 대보름 행사, 마을 입구 장승·솟대·서낭당, 굿 하는 모습, 공산선 공북루, 공주 옛 충남도청 정문 금남루 등 120점이 선보인다.

공주=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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