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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은 지났다? 1.9% 성장에 들뜬 증권가, 성장률 전망 높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수출은 회복됐고, 이제 소비까지 되살아 날까. 증권가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올려잡고 있다. 3분기 경제 실적이 생각보다 양호하게 나타나서다.

27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분기보다 1.9% 증가하며 시장 전망치(1.7%)를 상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3%로 아직 위축 국면이라 해야겠지만, 시장의 예상은 이보다 낮았던(-1.9%) 걸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결과다.

GDP 관련 이미지. 셔터스톡

GDP 관련 이미지.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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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세 회복은 계속될 수 있을까. 증권가에선 대체로 그렇다고 본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 -1.2%, -1.6%로 봤던 NH투자증권·메리츠증권·DB금융투자는 각 -0.8%, -1%, -1.1%로 올려 수정했다. 삼성증권(-1%)·한국투자증권(-1.1%)·KB증권(-1.3%)은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한국은행(-1.3%)보다는 증권가가 낙관적인 셈이다. 참고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아시아개발은행(ADB)은 -1.0%로 보고 있다.

2020년 3분기 GDP성장률은 지난 분기보다 1.9% 상승했다. 자료는 27일 이베스트투자증권 보고서 내용 중 일부.

2020년 3분기 GDP성장률은 지난 분기보다 1.9% 상승했다. 자료는 27일 이베스트투자증권 보고서 내용 중 일부.

3분기 성장 하드캐리한 수출…코로나 재확산이 변수

이번 양호한 성적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말대로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상당폭 반등”한 결과다. 문제는 우리가 앞으로도 수출을 많이 할 수 있느냐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과 유럽 전역에 코로나 19 재확세가 심화하고 있어 수출엔 부정적”이라면서 “20일 수출 증가율이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되는 등 4분기 수출 회복을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성장률 데이터는 한국경제의 높은 대외부문 의존도를 재확인한 것”이라며 “3분기 국내성장률 서프라이즈를 이끌었던 외부 수요가 4분기에는 하방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봤다. 역시 코로나 19 재확산 때문이다.

그렇다고 수출이 다시 나빠질 거란 건 아니다. “2분기 때와 같은 전면적 봉쇄 가능성은 적고, 비대면 산업과 중국 수요가 괜찮을 것으로 보여 수출 회복 자체는 지속할 것”이라는 게 박 연구원의 설명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중국 상황에 주목한다. 그는 “중국 정부가 내수 부양을 위한 쌍순환 정책을 강화하고 있음은 국내 수출에 우호적”이라고 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대외수요 불확실성이 높아지긴 했으나 생산 활동 회복이 더딜수록 이를 수입으로 우선 대체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수출은 양호할 수 있다”고 했다.

올해 2분기와 3분기를 비교하면 수출은 크게 좋아졌지만 민간소비는 더 나빠졌다. 자료는 KB증권의 27일 보고서 내용 중 일부.

올해 2분기와 3분기를 비교하면 수출은 크게 좋아졌지만 민간소비는 더 나빠졌다. 자료는 KB증권의 27일 보고서 내용 중 일부.

최악을 지난 소비…터져 오를까, 완만히 개선될까

민간소비는 2분기에서 3분기로 오면서 0.1% 줄었다. 8월 이후 코로나 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격상돼 가계 씀씀이도 위축됐을 것이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춤했던 민간소비가 펜트업(pent-up·억눌렸던 수요가 터져 나오는 현상) 소비와 경제활동 회복에 따라 4분기에는 1%대 중반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시간을 두고 차차 나아질 거라 보는 이들도 많다. 김예인·권희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비스소비는 재화소비보다 매우 완만히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 민간소비 정상화에는 상당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봤다. 나정환 DS투자증권 “전체 취업자 수는 3월 이후 꾸준히 증가하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 후 상승세가 둔화했다”며 “12일부터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됨에 따라 고용회복세와 함께 민간소비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2021년에도 백신의 상용화 이전까지는 소비가 코로나 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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