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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란 무엇인가 … 조직의 Why를 제시하는 사람

중앙글로벌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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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고전] 사이먼 사이넥 《왜(Why)로 시작하라》

내가 타인과 경쟁하면 #아무도 나를 돕지 않는다 #내가 나 자신과 경쟁하면 #모두가 나를 돕는다

만약 천명(天命)이라는 게 있다면, 어떤 목표나 성공을 꾀하는 인간의 노력은 헛되다. 인간은 혹시 몰라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으로 기대를 걸어볼 수는 있다.

‘진인사’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원인-결과 분석(cause-effect analysis)’이다. 회사를 비롯한 각종 조직에서 지도자의 성패(결과)의 비결(원인)은 뭘까. 수많은 방법론과 접근법이 있다.

육하원칙(六何原則)을 접근법으로 삼을 수 있다. 작문과 사색의 테두리나 그 중핵을 마련하는 여섯 가지 핵심 요소인 육하원칙을 우리 기억에서 한번 끄집어 내보자. ‘누가·언제·어디서·무엇을·어떻게·왜’로 구성되는 육하원칙은 영어로는 ‘Five Ws and How’ 혹은 ‘5W1H’다.

스티브 잡스가 2010년 애플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아이폰 4를 공개했다. 경영 구루 사이먼 사에넥은 잡스를 Why를 아는 대표적인 리더로 지목한다. [사진: Matthew Yohe]

스티브 잡스가 2010년 애플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아이폰 4를 공개했다. 경영 구루 사이먼 사에넥은 잡스를 Why를 아는 대표적인 리더로 지목한다. [사진: Matthew Yohe]

‘Who, What, When, Where, Why, and How’ 중에서 뉴욕타임스(NYT)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컨설턴트, 기업인인 사이먼 사이넥(Simon Sinek)은 ‘왜(Why)’의 문제에 집중한다. 사이넥은 ‘Why 전도사’, ‘Why 제일주의자’다. Why에 거의 ‘미친’ 사람이다.

극소수의 회사만 ‘무엇·어떻게·왜’를 안다

사이넥의 주저(主著)인 《Start With Why: How Great Leaders Inspire Everyone to Take Action(왜로 시작하라: 위대한 지도자들이 모든 사람을 행동가로 만드는 방법)》(2009)에 따르면 누구나 리더십을 배울 수 있다. 한글판 제목은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다.

이 책은 ‘리더십에서 Why가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Why 측면에서 ‘차별성’이 있었기에 성공한 대표적인 역사적 인물로 스티브 잡스(1955~2011), 라이트 형제, 마틴 루서 킹 2세(1929~1968)를 꼽는다. 라이트 형제는 세계 최초의 동력 비행기 제작자인 미국의 윌버 라이트(1867~1912)와 오빌 라이트(1871~1948)다.

차별성이 있어야 경쟁에서 승리한다. 차별성의 원천은 Why라고 저자는 말한다.

Why를 묻는 것은 자기 자신과 경쟁하는 것이다. 사이넥은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이 모든 타인과 경쟁할 때는 그 누구도 여러분을 도와주길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여러분이 여러분 자신과 경쟁하면 모든 사람이 여러분을 돕기를 바란다.”

사이먼 사이넥

사이먼 사이넥

사이넥은 세 가지 카테고리를 제시한다. (1) 지구 상의 ‘모든’ 회사·조직·사람은 그들이 무엇(What)을 하는지 안다. (2) 그들 중 ‘일부’는 그들이 하는 무엇(What)을 어떻게(How) 하는지 안다. (3) 그들 중 ‘극소수’만 그들이 하는 일의 무엇(What)과 어떻게(How) 와 왜(Why)를 명료하게 연결해 인식하고 있으며 또 설명할 수 있다.

사실 대다수 회사는 자신들이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 파는지 안다. 상품이건 용역이건 무엇과 어떻게가 명료하고 구체적이다.

예컨대 출판사는 책이라는 What, 잡지사는 잡지라는 What을 제작해서 판다. 출판사·잡지사 직원이나 최고 경영자(CEO)는 기획회의, 편집, 저자 섭외, 교정·교열 등 책이나 잡지라는 What이 나오기 위해 어떤 How의 과정과 방식을 거쳐야 하는지 안다. 건설회사 CEO도, 패션회사 CEO도 What과 How를 안다.

위대한 지도자의 카리스마는 Why의 명료성에서 나온다

어쩌면 저자는 CEO를 무시한다. 대다수 CEO가 가장 중요한 왜(Why)를 잘 모르며, 극소수 CEO만 Why를 안다는 게 사이넥의 주장이다.

사이넥에 따르면 리더가 하는 일은 동기부여와 목표 제시다. 리더가 할 일은 Why를 명확하게 정의해 멤버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동기와 목표는 Why에 대한 처절한 성찰과 고독에서 나온다.

사이넥이 정리한 Why의 문제는 대내적이자 대외적 문제다. Why의 문제다. 대내적으로 대표적인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 직원들은 왜 우리 회사에 다닐까.’ ‘우리 회사는 왜 존재하는가’다. 대외적으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우리 고객들은 왜 우리 물건을 살까’다.

사이넥은 기업을 포함해 대다수 조직은 ‘What 〉 How 〉 Why’의 순서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한다. 사이넥은 그가 골든서클(Golden Circle)이라 부르는 ‘WHY 〉 HOW 〉 WHAT’의 순서로 바꿔야 한다고 역설한다.

사이넥이 주장하는 리더십의 개요를 책 내용에 따라 문답형식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 리더는 사람들을 어떻게 움직이는가.
“인간의 행동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식에는 단 두 가지가 있다. 여러분은 인간 행동을 조작하거나 인간 행동에 영감을 줄 수 있다.”

- 리더에게 무엇이 요구되는가.
“리더십은 두 가지를 요구한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세계의 비전과 그 비전을 전달하는 능력이다. 지도자의 역할은 모든 위대한 아이디어를 내놓는 게 아니다. 지도자의 역할은 위대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 아무래도 리더는 카리스마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카리스마의 정체는 무엇인가.
“모든 위대한 지도자는 카리스마가 있는데 그 이유는 그들에게 Why의 명료성이 있기 때문이다."

- 리더는 Why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보다는 에너지로 넘치는 사람이 아닐까.
“카리스마는 에너지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카리스마의 원천은 명료한 Why다.”

- 리더가 Why를 안다고 해도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는 것 아닌가.
“Why를 아는 사람들에겐 How를 아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 Why를 중시하는 리더의 초심이 흔들릴 수 있다. 또 승계 과정에서 ‘Why’를 중시하는 기업문화가 흔들릴 수도 있다.
“성공적인 기업가가 기업 초기를 그리워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큰 회사들이 ‘기본으로 돌아가기’에 대해 말하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모든 조직은 Why로 시작하지만, 오로지 위대한 조직만이 세월이 지나도 Why를 명료하게 유지한다. 좋은 승계가 Why를 살게 한다.”

- Why를 아는 CEO가 지휘하는 회사는 어떤 사원을 채용하는가.
“위대한 회사는 솜씨 많은 사람을 채용해 동기부여를 하지 않는다. 위대한 회사는 이미 동기로 충만한 사람을 채용해 그들에게 영감을 준다.”

- 현대 시장경제는 주주의 행복을 위해 움직이는 것 같다.
“행복한 사원은 행복한 고객을 보장한다. 행복한 고객은 행복한 주주를 낳는다. 행복한 사원 〉 고객 〉 주주 순서로 말이다.”

《왜로 시작하라》의 영문판 표지

《왜로 시작하라》의 영문판 표지

사이먼 사이넥

비즈니스 분야의 ‘아포리즘 제조기’라고 할 만하다. 사이넥이 CEO를 비롯한 비즈니스 종사자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누구나 고민하는 복잡한 문제를 간단하게 정리하기 때문이다. 사이넥은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Leaders Eat Last)》에서도 다음과 같은 명언을 생산했다.

“만약 당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영감을 주어 그들이 더 많이 꿈꾸고,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행동하고, 더 큰 존재가 된다면, 당신은 지도자다.”

“사람들을 위대하게 만드는 것은 꼭대기에서 지침을 하달하는 천재가 아니다. 위대한 사람들이 꼭대기에 있는 그 녀석을 천재처럼 보이게 한다.”

“우리는 우리가 처한 상황의 희생자가 아니다. 우리는 그 상황의 설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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