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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혁신 기회…국내 첫 사이버 공학대학원 열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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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대학의 길, 총장이 답하다 

김우승 한양대 총장이 12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코로나 가 진정돼도 비대면 온라인 교육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동 기자

김우승 한양대 총장이 12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코로나 가 진정돼도 비대면 온라인 교육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동 기자

“지금은 대학 교육이 바뀔 엄청난 기회입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온라인 교육이 산학연계를 가속할 수 있습니다.”

김우승 한양대·한양사이버대 총장 #온라인 산학연계 수업 활성화 기회 #수업 불만 48시간 내 처리 시스템 #일·학위 병행 사이버대학원 인기 #학생 개인 맞춤형 가치창출 도울것

김우승(63) 한양대·한양사이버대 총장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이 많겠다”는 말에 “오히려 기회”라고 답했다. 대학과 사회를 연결하는데 장애 요소였던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온라인 수업으로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난 12일 중앙일보와 만난 김 총장은 “코로나19로 교육 환경이 빠르게 바뀌게 됐다”며 “이제는 대학이 교육 내용을 사회 요구에 맞춰 바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코로나가 왜 대학에 기회가 된다고 보나.
“지금까지 대학 사회는 아무리 교육 혁신을 얘기해도 움직이기가 대단히 힘든 조직이었다. 이런 조직을 변화시키려면 엄청난 힘이 가해져야 하는데 그게 코로나19다. 총장과 교수, 교육부까지 크게 변하게 됐다. 정부가 온라인 석사도 허용한다는데 대단한 변화다.”
학생에겐 어떤 변화가 나타날까.
“교육이 바뀌려면 환경이 바뀌어야 하는데 이번에 갑자기 온라인 인프라가 다 깔렸다. 한양대는 모든 교수와 학생에게 줌(Zoom·화상회의 프로그램) 유료서비스 아이디를 지급했다. 1학년부터 온라인 학습에 익숙해진 코로나 시대 학생들은 자연스레 온라인 평생학습을 평생 동행하게 될 것이다.”
수업에 기대할 수 있는 변화는.
“산학연계 교육이 활성화될 기회다. 산학연계가 제대로 되려면 산업체 관계자가 참여해야 하는데, 이제까지 그들이 근무 중에 학교까지 오기 어려웠다. 지금은 회사에 앉아 줌으로 대학 수업에 들어와 학생을 지도하고 평가할 수 있다. 교수도 온라인 수업은 영상이 남게 되니까 한층 노력하게 되고 영상을 신경 써서 만들게 됐다.”
온라인 수업의 질에 대한 불만도 많은데.
“물론 처음엔 혼란이 있을 수 있다. 관건은 얼마나 빨리 개선하느냐다. 우리 대학은 ‘수업질 개선센터’를 만들어 올해 2학기부터 운영하고 있다. 학생이 수업에 대한 불만이나 요구를 익명으로 올리면 답변자로 지정된 교수·강사가 48시간 이내에 답변하고 문제를 처리한다.”
한양사이버대가 공학대학원을 설립했다.
“국내 사이버대로는 최초다. 미래융합공학대학원이란 이름으로 기계IT융합공학, 도시건축공학 2개 전공에 90명을 모집한다. 자율주행차, 친환경차, 스마트도시와 같이 IT 기술을 기반으로 한 분야가 성장하면서 고급 기술을 배우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 일하면서 학업을 병행할 수 있는 온라인 학위가 주목을 받을 것이다. 한양사이버대는 미래융합공학대학원 외에도 5개 대학원을 보유하고 있다.”
온라인으로만 공학 석사를 취득한다는 게 낯선데.
“해외에선 일반적이다. 미국은 1996년부터 100% 온라인 석사 과정이 등장했다. 조지아공대의 컴퓨터공학 온라인 석사과정에는 지난해 8672명이 등록했다. 무려 114개국에서 학생이 몰린다. 미국 공대 70% 이상이 온라인 학위를 운영한다. 한양대는 공대에 뿌리를 둔 대학이고 사이버대도 같은 캠퍼스에 있어 실험 인프라나 콘텐트를 활용할 수 있다.”
공학 석사를 취득하려는 수요가 많은가.
“사이버대는 코로나19에도 정상적인 학사 일정이 진행됐다. 관심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입학 경쟁률이 높아졌다.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을 보면 공학 계열 대학원 인력의 구인 수요는 13만6000여명인데, 대체 수요는 4만9000여명에 그친다. 2020년 이후 8만명 이상의 수요 격차가 발생한다는 얘기다.”
학생이 급격히 줄면서 대학이 위기다.
“예전엔 대학이 가만히 있어도 학생들이 채워졌다. 지금은 학생들이 본인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대학이 아니면 찾아오지 않는다. 결국 대학은 학생 가치 중심 대학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한양대는 학생가치창출팀을 만들어 준비하고 있다.”
가치 창출을 위해 뭘 하는 건가.
“요즘 가수 나훈아에 빠졌는데, 유튜브를 켜면 알고리즘이 나훈아 영상을 계속 추천해준다. 내가 좋아하고 필요한 걸 추천해 주듯이 대학이 학생의 역량에 따라 수업이나 비교과 활동, 취·창업 진로, 선배 멘토까지 연결해준다는 계획이다. 여러 방면으로 진출한 졸업생 선배, 학교 내에 흩어져 있는 학생 관련 데이터를 모아 개별 맞춤형으로 가치를 높일 방법을 알려주겠다는 것이다.”
사회 진출을 위한 길잡이 역할인가.
“그렇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초연결’이 화두다. 대학도 사회와 연결돼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강조하는 수업 방식이 IC-PBL(Industry Coupled Problem Based Learning·산업연계 문제기반 학습)이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문제를 학생이 함께 해결하면서 배운다. 인문사회 전공도 예외가 아니다. 철학과도 인공지능(AI) 윤리나 법철학과 같은 문제를 다룰 수 있다.” 

김우승 총장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1년 한양대에 부임해 ERICA 캠퍼스 산학협력단장, LINC사업단장, 부총장을 역임한 뒤 지난해 2월 총장에 취임했다. ERICA 캠퍼스를 ‘학연산 클러스터’로 만든 주역이다. 산학협력에 기여한 공로로 2011년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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