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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협회장 관피아 싹쓸이 조짐…은행연합회, 차기회장 인선 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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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주요 금융협회들이 새로운 회장 선출에 나섰다. 은행연합회·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 모두 회장이 연임하지 않고 교체될 전망이다. 후임으로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이들 중 대부분이 ‘대관’ 업무에 특장점이 있는 관료 출신이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은행연합회 제공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은행연합회 제공

은연회장 유력 후보군은 전부 정·관 출신 

은행연합회는 26일 차기 회장을 정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은행연합회는 이날 오후 5시 서울 마포 스타트업 지원센터에서 정기 이사회를 열었다. 10개 은행장으로 구성된 이사진은 다음 달 30일 임기가 끝나는 김태영 회장의 후임 선임 일정과 방식 등을 논의했다.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회장추천위원회를 겸한다.

회장 후보 추천은 10개 은행장과 은행연합회장 등 총 11명이 다음 달 초 비공개로 따로 만나 각각 회장 후보를 추천하고, 이후 몇 차례 논의를 거쳐 최종 후보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로는 관료 출신과 정치권 인사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과 민병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등이 대표적이다.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빅테크와의 규제 형평 문제로 은행권의 목소리를 정계에 더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게 금융권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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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후 이어진 만찬에는 은행장들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신용대출 등 가계부책 관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소상공인 금융지원, 사모펀드 관리 등의 이슈가 논의됐다.

은행연합회는 26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스타트업 복합 지원공간 프론트원(Front1)에서 금융감독원장 초청 은행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은행연합회

은행연합회는 26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스타트업 복합 지원공간 프론트원(Front1)에서 금융감독원장 초청 은행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은행연합회

윤 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은행권이 자금중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필요가 있다”며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고 신성장 산업에 자금이 잘 공급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은행장들에 당부했다. 그러면서 “펀드 불완전판매로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은행의 펀드 판매 관행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험업계도 관 출신 인사 하마평

은행연합회 외에도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가 회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다음 달 임기가 끝나는 김용덕 손보협회장은 지난 22일 “연임 의사가 없다”는 뜻을 전했다. 손보협회는 27일 2차 회장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회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진 전 원장은 재무부와 금융위원회를 거쳐 금감원장을 지낸 금융통이다. 금감원에서 보험 담당 부서를 두루 거친 뒤 보험개발원장을 역임한 강영구 메리츠화재 윤리경영실장도 유력 후보다.

신용길 생명보험협회 회장도 오는 12월 8일 임기가 만료된다.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 진웅섭 전 금감원장, 정희수 보험연수원장 등이 후임으로 오르내린다.

금융권에서는 2014년 주요 금융협회장 자리가 민간 출신으로 대거 교체되는 바람이 불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 낙하산 인사를 비판하는 여론이 일었기 때문이다. 2016년에는 금융협회장 중 맏형 격인 은행협회장뿐 아니라 저축은행중앙회장, 금융투자협회장 등 6개 금융협회장 자리가 처음으로 전원 민간 출신 인사로 채워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관료 출신을 리더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힘을 얻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협회는 이익단체이기 때문에 민관을 막론하고 현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능력을 갖춘 인물을 뽑게 될 것”이라며 “관 출신 인사가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것은 빅테크를 견제하고 사모 펀드 사태 등에 대응하기에 관 출신이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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