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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들 “반기문 위원장님, 탄소감축 이대로 충분합니까?”

중앙일보

입력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24일 국가기후환경회의 중장기 과제 국민정책참여단 종합토론회가 열리는 서울 페럼타워에서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UN 사무총장이던 시기 채택된 '파리협정'을 지키기 위해선 '2030년 석탄발전 중단이 필요하다'고 요구하는 피켓팅을 하고 있다. 사진 석탄을넘어서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24일 국가기후환경회의 중장기 과제 국민정책참여단 종합토론회가 열리는 서울 페럼타워에서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UN 사무총장이던 시기 채택된 '파리협정'을 지키기 위해선 '2030년 석탄발전 중단이 필요하다'고 요구하는 피켓팅을 하고 있다. 사진 석탄을넘어서

우리나라 탄소 감축안을 논의하는 공론화 과정이 24·25일 이틀간 서울에서 열렸다. 전국 500여명의 국민정책참여단이 화상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폐쇄적인 ‘깜깜이’ 진행", "‘탈석탄’에는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국가기후환경회의가 주최하는 ‘국민정책참여단 종합토론회'는 미세먼지와 기후변화에 관한 29개 중장기 과제에 대해 전문가들이 논의한 내용에 대해 성별‧나이‧지역을 대표해 선발된 국민정책참여단 500명의 의견을 듣는 공론화의 마지막 과정이다. 이번 토론회에는 국가기후환경회의 반기문 위원장, 한영수 부위원장, 김숙 전략기획위원장, 안병옥 운영위원장, 엄기영 홍보소통위원장 등도 참여했다.

환경단체 "석탄발전 2030년 멈춰야"

24일 서울 종로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국가기후환경회의 중장기 과제 국민정책참여단 종합토론회 입구에서 피켓시위 중인 시민단체 '석탄을 넘어서(Korea Beyond Coal)'. 사진 석탄을넘어서

24일 서울 종로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국가기후환경회의 중장기 과제 국민정책참여단 종합토론회 입구에서 피켓시위 중인 시민단체 '석탄을 넘어서(Korea Beyond Coal)'. 사진 석탄을넘어서

녹색연합‧기후솔루션 등 시민단체가 연합한 ‘석탄을 넘어서(Korea Beyond Coal)’와 기후위기비상행동은 24일 “반기문 위원장이 UN사무총장이던 시기 체결된 파리협정에 맞게 탄소배출량을 책임 있게 줄이려면, 국내 석탄발전은 2030년까지 퇴출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공론화 과정에서 ‘2030년 석탄발전 중단’을 고려조차 하지 않는 탈탄소 논의로는 지구 기온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맞추자는 국제 사회의 약속에 턱없이 못 미친다"는 비판이었다.

기후솔루션의 배여진 캠페이너는 "토론회에서 논의하는 가장 적극적인 안이 '2040년 이전' 석탄발전 중단이고 '2050년 석탄발전 중단'까지 후보로 제시됐는데, 지금 상태 그대로 석탄화력발전소를 돌려도 설계수명 30년을 고려하면 2050년에는 2기 정도밖에 남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2050년 석탄발전 중단'이란 건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는 비판이다.

배여진 캠페이너는 "국가기후환경회의는 대통령 직속 기구로서 환경부의 장기저탄소발전전략안(LEDs) 확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이라며 "보다 적극적이고 급직전인 안을 다양하게 제시하는 게 기구의 성격에 더 걸맞았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불투명한 공론화, 타협안만 내면 뭐하나"

2020 중장기 정책과제 공론화 토론회. 500명의 정책참여단은 각자 집에서 온라인으로 토론회에 참여했다. 사진 국가기후환경회의

2020 중장기 정책과제 공론화 토론회. 500명의 정책참여단은 각자 집에서 온라인으로 토론회에 참여했다. 사진 국가기후환경회의

환경단체들은 “공론화 과정이 불투명하다”라고도 지적한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국민정책참여단의 학습과 숙의 과정 지원을 위해 참고자료집과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고(5월~8월), 예비토론회(9월 19~20일)를 열었다. 하지만 그간 논의과정과 전문가들이 제시한 안건, 토론과정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녹색연합 등은 “일부 전문가와 500명 참여단 외에 아무도 내용을 모른 채 ‘깜깜이’로 결정된 탄소감축 시나리오를 통보받아야 하는 건 불합리하다”고 했다. “불투명한 공론화 절차로 타협적인 정책 대안만 제시하지 말고,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문제 근본적 해결’이라는 취지에 맞게 더 의욕적인 제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24일 국가기후환경회의 중장기 과제 토론회 개회사를 마치고 나오는 반기문 위원장을 만나 의견을 전달하는 시민단체 관계자들. 사진 석탄을넘어서

24일 국가기후환경회의 중장기 과제 토론회 개회사를 마치고 나오는 반기문 위원장을 만나 의견을 전달하는 시민단체 관계자들. 사진 석탄을넘어서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지난 19일부터 서울 종로구 국가기후환영회의 사무실 앞에서 5일간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였다. 24일 토론회장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녹색연합의 유새미 활동가는 "'2030년 탈석탄' 안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노력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밖에 듣지 못했다"며 "모두의 미래를 결정할 탄소 감축을 논하는데 전문위원들조차 최종 자료집을 공유받지 못한 채 공론화가 진행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5년 탄소 감축 계획, 다음달 결정 

한편 지난 17일엔 환경부 주최로 '2050 장기저탄소발전전략안(LEDs) 마련을 위한 국민토론회'가 열렸다. 올해 연말까지 UN에 제출할 향후 5년간의 탄소 감축안을 논의하는 막바지 과정이다. LEDS도 국가기후환경회의의 논의 결과를 참조해 결정된다. 환경부와 국가기후환경회의는 다음달 최종 LEDS 및 중장기 정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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