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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에 이건희 추모 조기 오른다…바흐 위원장 “영원히 기억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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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가운데)이 2011년 7월 남아공 더반 IOC 총회에서 평창 유치가 확정된 순간 감격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고(故) 조양호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 박용성 당시 대한체육회장 등이 기쁨을 함께 했다. [로이터=연합뉴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가운데)이 2011년 7월 남아공 더반 IOC 총회에서 평창 유치가 확정된 순간 감격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고(故) 조양호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 박용성 당시 대한체육회장 등이 기쁨을 함께 했다. [로이터=연합뉴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별세를 애도하기 위해 조기(弔旗)를 게양한다. IOC는 25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이건희 IOC 명예위원의 별세 소식은 IOC의 크나큰 슬픔을 안겼다”며 “이 명예위원은 (삼성을) 세계적 기업이자 올림픽의 주요 파트너 기업으로 키워낸 분”이라고 조의를 표했다. IOC가 명예위원 또는 전 위원의 별세 소식에 조기를 게양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IOC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대개는 조의를 표하는 입장문을 내는 것으로 갈음하는 경우가 많다”며 “조기 게양은 그만큼 고인이 IOC에서 갖는 존재감이 컸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IOC가 이건희 회장 별세 소식에 스위스 로잔 본부에 조기를 게양했다. IOC는 중앙일보에 ″토마스 바흐 위원장의 지시″라고 전했다. 사진은 IOC가 25일 낸 입장문. [IOC 제공]

IOC가 이건희 회장 별세 소식에 스위스 로잔 본부에 조기를 게양했다. IOC는 중앙일보에 ″토마스 바흐 위원장의 지시″라고 전했다. 사진은 IOC가 25일 낸 입장문. [IOC 제공]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고인은 올림픽 정신의 고취에 큰 역할을 했다”며 “삼성을 IOC의 (주요 스폰서 기업인) 탑(TOP) 파트너로서 역할을 했으며, 고인은 스포츠와 문화를 육성하며 올림픽의 성공을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이어 “고인이 올림픽 역사에 남긴 유산(legacy)은 영원할 것”이라며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고 IOC 마크 애덤스 대변인은 중앙일보에 전했다. IOC는 입장문에서 고인이 남긴 기업인으로서의 발자취뿐 아니라 중앙일보와 JTBC의 전신인 동양방송(TBC)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바로 이 건물에 이건희 회장을 기리는 조기가 게양된다. 스위스 로잔의 IOC 본부 사진. AFP=연합뉴스

바로 이 건물에 이건희 회장을 기리는 조기가 게양된다. 스위스 로잔의 IOC 본부 사진. AFP=연합뉴스

바흐 위원장과 IOC가 또 강조한 부분은 고인이 2018 평창 겨울 올림픽 유치와 성공적 개최 과정해서 했던 역할이다. IOC의 세르미앙 응 부위원장은 25일 중앙일보에 별도로 보낸 입장문에서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에도 핵심 역할을 했다”며 “IOC는 그를 위대한 인물로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지난해 7월 로잔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지난해 7월 로잔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고인은 1996년 IOC 총회에서 IOC 위원으로 선출됐다. 2017년까지 21년간 IOC와 인연을 이어갔다. 2017년 이후에도 IOC는 고인을 명예위원으로 위촉했다. 그의 막전 막후 역할은 평창의 삼수 끝 유치에도 역할이 컸다는 게 국내외 스포츠계의 공통된 평가다. 평창이 막판 유치 스퍼트를 올리던 2011년 4월 스위스 IOC 본부 로잔에서 최종 프레젠이션 자리에 고인이 부축을 받으며 나타나자 한 유럽계 IOC 위원은 기자에게 익명을 전제로 “판이 (평창에 유리하게) 바뀌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당시 평창은 겨울올림픽의 전통적 강호인 독일 뮌헨과 맞서 유치전을 벌이고 있었다. 뮌헨의 유치위원장이 현 IOC 위원장인 토마스 바흐여서 만만치 않은 싸움이었다. 그러나 2011년 7월6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평창은 뮌헨을 꺾고 63:25로 대승을 거뒀다. 자크 로게 당시 IOC 위원장이 ‘평창’을 호명하자 고인은 눈시울을 붉히며 손뼉을 힘껏 쳤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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