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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치는 메시지다…'100개의 브로치'가 전하는 100개의 언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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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의 브로치' 전시-이정규/ 비상 Taking flight 24K금, 925은 24K Gold, 925 silver 14.0 x 6.0 x 2.7cm/ 1989

'100개의 브로치' 전시-이정규/ 비상 Taking flight 24K금, 925은 24K Gold, 925 silver 14.0 x 6.0 x 2.7cm/ 1989

미국의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은 2009년 『내 브로치를 읽어봐: 한 외교관의 보석 상자 이야기』라는 책을 발간했다. 그는 중요한 외교 석상에 설 때마다 브로치 모양으로 자신의 메시지를 표현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2000년 6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는 햇살 모양의 브로치를 달아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고, 1994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참석했을 때는 자신을 ‘뱀’이라고 평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에 대한 항의로 뱀 모양의 브로치를 달았다. 이렇듯 올브라이트의 브로치는 여성의 품위를 나타내는 좋은 장신구이자 미국 최초의 여성 국무장관으로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패션 무기’였다.

'100개의 브로치' 전시-김승희/ 막힌 그릇 Covered Container 정은, 금부 sterling silver, keumbooㅤ6x6x1cm/ 1994

'100개의 브로치' 전시-김승희/ 막힌 그릇 Covered Container 정은, 금부 sterling silver, keumbooㅤ6x6x1cm/ 1994

'100개의 브로치' 전시-우진순/ 브로치 Brooch정은, 칼라코어 sterling silver, color core 4x6.5x0.6cm/ 1986

'100개의 브로치' 전시-우진순/ 브로치 Brooch정은, 칼라코어 sterling silver, color core 4x6.5x0.6cm/ 1986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금속공예학과 이동춘 교수는 “브로치는 장신구의 대표적인 형식으로 매우 자유로운 표현을 허용한다”며 “가슴에 가장 가까운 곳에 다는 만큼 적극적인 자기표현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오는 31일까지 종로구 평창길에 있는 예술공간 ‘수애뇨’에서 ‘100개의 브로치’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 기획을 맡은 이 교수는 “한국 현대 장신구의 연대기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100개의 브로치' 전시-주예경/ 사구 沙丘 Sand Dune 순금, 흑단흑단, 루비 fine gold, ebony, rubyㅤ3.8x7.5x2.8cm/ 1985

'100개의 브로치' 전시-주예경/ 사구 沙丘 Sand Dune 순금, 흑단흑단, 루비 fine gold, ebony, rubyㅤ3.8x7.5x2.8cm/ 1985

'100개의 브로치' 전시-이동춘/ 피고 지고 Flourish Wither 나무, 채색, 백동 wood, paint, nickel-silverㅤ12x11x3cm/ 2019

'100개의 브로치' 전시-이동춘/ 피고 지고 Flourish Wither 나무, 채색, 백동 wood, paint, nickel-silverㅤ12x11x3cm/ 2019

'100개의 브로치' 전시-고희승/ 방 나누기 Dividing Room 925은, 라피스라즐리, 자만옥 925 silver, 24K keumboo, lapis lazuli, red jade 7X5X1.5cm/ 1998

'100개의 브로치' 전시-고희승/ 방 나누기 Dividing Room 925은, 라피스라즐리, 자만옥 925 silver, 24K keumboo, lapis lazuli, red jade 7X5X1.5cm/ 1998

한국 공예의 역사는 1500년 이상을 거슬러 올라갈 만큼 뿌리가 깊지만 현대 장신구의 본격적인 태동은 1980년대 중반부터라고 할 수 있다. 금속공예의 하위 장르로 그 존재감이 적었던 장신구 분야는 외국에서 유학한 1세대 작가들이 한국으로 돌아와 후학들을 양성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맞았다. 이번 전시는 활동시기로 분류해 현대 장신구의 ‘시작’ ‘전문화’ ‘확장’을 위해 노력해 온 국내 작가 50명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자리다.

'100개의 브로치' 전시-강연미/ 두 세계 Two Worlds, 92.5은, 동, 칠보, 24k금부, 92.5silver, copper, enamel, 24k keumboo, 7.5x5.6x2.5cm/ 2000

'100개의 브로치' 전시-강연미/ 두 세계 Two Worlds, 92.5은, 동, 칠보, 24k금부, 92.5silver, copper, enamel, 24k keumboo, 7.5x5.6x2.5cm/ 2000

'100개의 브로치' 전시-정호연/ 시간 Time 폴리에스터망, 오간자, 실 polyester mesh, string, nylon 12X15X8cm/ 2020

'100개의 브로치' 전시-정호연/ 시간 Time 폴리에스터망, 오간자, 실 polyester mesh, string, nylon 12X15X8cm/ 2020

'100개의 브로치' 전시-최재욱/ 달의 정원 The Garden of the Moon 순금, 585금, 나무 fine gold, 585gold, wood 7x8x0.5cm/ 2018

'100개의 브로치' 전시-최재욱/ 달의 정원 The Garden of the Moon 순금, 585금, 나무 fine gold, 585gold, wood 7x8x0.5cm/ 2018

'100개의 브로치' 전시-박정혜/ 꼬리_2 Tail_2 실크, 염색, 정은 silk, hand-dyed, sterling silverㅤ15x19x4.5cm/ 2020

'100개의 브로치' 전시-박정혜/ 꼬리_2 Tail_2 실크, 염색, 정은 silk, hand-dyed, sterling silverㅤ15x19x4.5cm/ 2020

공간은 크지 않지만 작가들이 각각 2점씩 출품한 브로치들은 현대 장신구의 대표 언어로써 작가들 개개인의 개성은 물론 소재와 형태, 기법의 다양성을 표현하고 있다. 특히 브로치는 요즘처럼 찬바람이 불 때 두꺼운 코트나 재킷, 니트 의류에 착용하는 것을 감안해 전시장에는 오유경 패션 디자이너의 의상을 입은 다수의 마네킹을 세워뒀다. 실제 의상에 착용했을 때 어떤 모습일지 직관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동춘 교수는 “짧은 역사지만 한국 현대 장신구의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 전시와 함께 출판물과 1세대 작가들의 육성이 담긴 동영상도 제작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한국 사람과 잘 어울리는 현대 장신구의 진화를 감상해보시라”고 당부했다.

'100개의 브로치' 전시-조성호/ 분홍빛 심장 Pink Heart 화분받침 PP(폴리프로필렌), 정은 plant stand PP(polypropylene), sterling silver 13x12.5x3.5cm/ 2017

'100개의 브로치' 전시-조성호/ 분홍빛 심장 Pink Heart 화분받침 PP(폴리프로필렌), 정은 plant stand PP(polypropylene), sterling silver 13x12.5x3.5cm/ 2017

'100개의 브로치' 전시-조민정/ 두 사람 Two people 정은, 아크릴 플레이트플레이트, 스테인리스 스틸 sterling silver, acrylic plate, stainless steel 13x11x1.5cm/ 2018

'100개의 브로치' 전시-조민정/ 두 사람 Two people 정은, 아크릴 플레이트플레이트, 스테인리스 스틸 sterling silver, acrylic plate, stainless steel 13x11x1.5cm/ 2018

'100개의 브로치' 전시-한상덕/ 잘 익은 과일 Mature fruit 우레탄, 철, 백동, 스테인리스 스틸 urethane, iron, nickel silver, stainless steel 10x8.5x4cm/ 2019

'100개의 브로치' 전시-한상덕/ 잘 익은 과일 Mature fruit 우레탄, 철, 백동, 스테인리스 스틸 urethane, iron, nickel silver, stainless steel 10x8.5x4cm/ 2019

'100개의 브로치' 전시-김용주/ 초월의 고비 시리즈 Crossing the Chasm series 벨크로, 실, 정은 hook-and-loop fastener, thread, sterling silver 10x15x5.5cm/ 2015

'100개의 브로치' 전시-김용주/ 초월의 고비 시리즈 Crossing the Chasm series 벨크로, 실, 정은 hook-and-loop fastener, thread, sterling silver 10x15x5.5cm/ 2015

'100개의 브로치' 전시-김수연/ 계동의 봄, 서울 Spring of Gyedong, Seoul 인화지, 에폭시레진, 바니쉬, 정은 Photograph Paper, Epoxy Resin, Barnish, Sterling Silver 11.5X10X2cm/ 2020

'100개의 브로치' 전시-김수연/ 계동의 봄, 서울 Spring of Gyedong, Seoul 인화지, 에폭시레진, 바니쉬, 정은 Photograph Paper, Epoxy Resin, Barnish, Sterling Silver 11.5X10X2cm/ 2020

'100개의 브로치' 전시-이예지/ 수집된 동물 Collected Animals 정은, 백동, 가죽 sterling silver, nickel-silver, leather 9X9X2cm/ 2020

'100개의 브로치' 전시-이예지/ 수집된 동물 Collected Animals 정은, 백동, 가죽 sterling silver, nickel-silver, leather 9X9X2cm/ 2020

'100개의 브로치' 전시-정령재/ 모션 The Motion 폴리아미드, 정은 polyamide, sterling silver 13x7x4cm/ 2017

'100개의 브로치' 전시-정령재/ 모션 The Motion 폴리아미드, 정은 polyamide, sterling silver 13x7x4cm/ 2017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사진=100개의 브로치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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