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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에듀] 호주 산불속 코알라 그려볼래? 주목받는 창의융합 미술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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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윤 미술교육전문가 인터뷰 #그릴 대상을 다각도 탐구해 그려 #창의력, 종합적 사고력 향상 도움 #엄마표 미술 교육도 집에서 가능

귀로 들리는 소리를 색으로 표현하고, 호주 산불 속 코알라를 그림 속에서 구출한다. 초등 창의융합미술 교육 방식 중 일부다. 2015 개정교육과정이 올해 초중고 전학년에 적용되면서 미술교과도 다른 과목과 연계해 학습하도록 유도하는 ‘창의융합미술’이 중요해졌다. 어떻게 하는 걸까.

자신이 원하는 상상속 물건을 자유롭게 그려본다.

자신이 원하는 상상속 물건을 자유롭게 그려본다.

고양 성신초에서 21년간 방과후 미술교사로 일한 한윤 미술교육전문가(현 초록문미술 대표)는 “창의융합미술은 종합적인 사고력을 기르는 미래형 미술교육방식”라며 “창의융합미술의 접근방식을 이해한다면 엄마도 가르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술교육학 석사를 취득하고 초등미술교육을 25년째 연구하며 한국교육개발원과 경기도교육청 우수프로그램공모전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다.

한윤 미술교육전문가

한윤 미술교육전문가

미술과 다양한 과목을 연계해 탐구하는 창의융합미술

창의융합미술에 대해 알려 달라.
미술을 하는 과정과 결과 속에 여러 교육적 목표를 융합해 창작물로 표현하는 미술활동이다. 이렇게 표현된 창작물을 통해 학생은 자연스럽게 다른 교과를 친근하게 접하게 되며 미술을 통해 사고의 확장을 할 수 있게 된다. 창의 융합미술은 갑자기 등장한 새로운 미술교수법은 아니다. 꽤 오래전부터 ‘융합교육’은 효과적인 교육방법으로 존재했다. 다만 이제 그 중요함이 부각되는 것뿐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달라.
〈세계 문화유산을 관찰해 그리기〉를 예로 들면, 기존 교육방식으로는 실제 문화유산과 최대한 닮게 그리는 방법을 가르쳤다. 창의융합미술은 수업의 도입부에서 다양한 각도로 주제에 접근하도록 질문한다. ‘4대 문명이 무엇일까?’ ‘왜 이 지역에서 발생하게 됐을까?’‘과거와 다른 새로운 표현방법은 없을까?’ 식의 질문과 답변을 통해 생각의 폭을 넓힌다. 아이들은 대상을 탐구한 뒤에 본인이 스스로 선택한 부분을 관찰해 그린다.
이러한 방식으로 어떤 효과를 볼 수 있나.
첫 번째로 창의력 향상이다. 자기 생각을 담아 그린 작품이라 결과물이 깊이 있고 새로우며 아름답다. 학생들도 겉모습만 그대로 잘 따라 그린 작품보다 더 애착을 느낀다. 두 번째는 종합적 사고력 향상이다. 세계문화유산을 그리면서 지도상의 국가 위치와 역사적 배경 등을 살펴보는 식으로 역사와 지리, 사회 등 다른 교과까지 자연스럽고 즐겁게 경험한다. 폭넓은 교육목표를 함께 얻을 수 있다.
창의융합미술이 기존의 미술교육목표와 어떤 점에서 다른가.
다르지 않다. 초등미술교육의 목표 안에 원래 창의성 계발이 포함돼 있다. 정서를 함양하고, 창의성을 계발하며 조형능력과 미적 안목을 육성하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미래형 인재로 살아가기 위해 길러야 하는 요소와 상당 부분 일치한다.
다른 목표를 융합시키다 보니 미술 고유의 결과물이 부실할 것 같기도 하다.
창의융합미술의 중요 포인트 중 하나가 ‘작품’이다. 사회·문화·예술을 어우르는 사고의 융합으로 나타나는 결과물은 에너지가 있으며 개성과 창의성, 미적 우수성이 담긴다. 위대한 예술품은 그 안에 의미가 응축된 철학이 담겨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결과물이 알차고 임팩트 있게 표출된다.
현재 공교육 현장에서 창의융합미술교육은 어떻게 실현되고 있나.
획일적인 내용의 미술수업이 주를 이루었던 과거에 비해 다양하고 다채로운 수업내용이 학교 미술에서 시도되고 있다. 교실 뒷면 게시판에 붙은 아동들의 미술작품도 회화 일색이던 과거와 달리 다양하고 세련되며 다양한 의미를 지닌 활동이 많다. 여러 가지 제약으로 인해 사교육 현장보다 다양한 미술 재료를 사용하지 못하는 부분은 아쉬운 점이다. 정규 수업 외에도 외부 강사를 통해 운영하는 방과 후 미술은 저렴한 교육비로 다양한 미술 수업을 받을 수 있다.
21년간 미술교육현장에서 지켜본 아이들의 변화가 있나.
손을 움직여 그림을 완성하는 행위를 귀찮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장시간 스마트 폰을 사용하는 아동들이 늘어나면서다. 자극적인 화면과 장면에 노출된 아이들은 그림의 내용이 어수선하고 다소 공격적이며 나이에 맞지 않은 표현이 나타난다. 현재 위험하고 심각한 문제다.

*한윤 미술교육전문가가 추천하는 엄마표 초등 창의융합미술

〈저학년〉
1. [미술·음악·체육]음악을 듣고 신나게 춤춰보세요. 붓에 검은색 물감을 찍어 얼굴 몸통 팔다리를 움직임이 나타나게 자유로이 그려 봅니다. (참고자료 : 화가 이응노의 그림)
2. [미술·문학] 재미있는 동시를 찾아 그려보세요. 시가 노래하듯 낙서하듯 그려봅니다. 파스텔로 배경을 곱게 물들이고 그 위에 색연필로 자유로이 그리면 쉽고 예뻐요.
3. [미술·수학] 내가 예쁘다고 생각하는 숫자를 두 개 적고 더하기 또는 빼기를 해 봅니다. 답이 나오나요? 그 모든 숫자와 부호를 큼직하고 두께 있게 그려봅니다. 사인펜으로 곱게 칠해보세요.
4. [미술·음악·미술치료] 집에 있는 크기가 다른 그릇에 물을 담고 젓가락으로 두드려 보아요. 어떤 소리가 나나요? 그 소리를 색으로 표현하면 무슨 색일까요? 소리의 색과 크기를 물티슈 위에 물감으로만 그려봅니다.

소리를 색과 크기로 나타내 그리는 그림.

소리를 색과 크기로 나타내 그리는 그림.

〈고학년〉
1. [미술·과학·역사] 바이킹에 대해 알아봅니다. 바이킹의 배를 검색해서 그 모양을 관찰해 봅니다. 바이킹은 어떤 동력으로 앞으로 나아갔을까요? 돛의 곡선이 왜 생기는지 찾아보고 연필로 자세히 그려봅니다.

바이킹의 역사를 알아보고 배의 구조를 탐색해 그려본다.

바이킹의 역사를 알아보고 배의 구조를 탐색해 그려본다.

2. [미술·문학·미술치료] 낙서화로 유명한 장미셸 바스키아의 그림을 검색합니다. 나도 낙서하듯 자유롭지만 멋스럽게 나만의 느낌을 담아 그림을 그리고 그림이 말을 할 수 있다면 하고 싶어 하는 말을 상상해 메모해 줍니다.
3. [미술·시사·사회] 호주 산불을 다룬 신문기사를 찾아봅니다. 산불의 원인을 찾아봅니다. 위기에 빠진 코알라를 그려보고 코알라는 그림 속에서 구해줍니다.

호주의 산불에 대해 알아보고 구조를 요청하는 코알라를 그린 그림.

호주의 산불에 대해 알아보고 구조를 요청하는 코알라를 그린 그림.

4. [미술·사회·역사] 먹고 싶은 다른 나라의 음식을 생각해 보세요. 어느 나라의 음식인가요? 지도에서 그 나라와 국기를 찾아봅니다. 국기와 같은 색의 색종이를 꺼내 봐요. 색종이 위에 연필로 음식을 그려봅니다.

이지은 객원기자는 중앙일보 교육섹션 '열려라 공부' 'NIE연구소' 등에서 교육 전문 기자로 11년간 일했다. 2017년에는 『지금 시작하는 엄마표 미래교육』이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지금은 교육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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