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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식생활도 장비빨, 광합성 돕는 생장등은 필수템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김정아의 식(植)세계 이야기(5)

식집사는 식물 관련 도구와 장비에 투자를 많이 한다. 여름은 더 더워지고 겨울은 더 추워지는 한국 기후환경에서 이때 관리를 잘 해주지 않으면 초록별로 가는, 즉 죽는 식물이 많다.

첫 번째 필수 장비는 식물생장등. 실내에서 해가 드는 공간은 창가 정도라 실내에서 키우는 식물이 늘어날수록 식물등은 필수적이다.

식물이 광합성을 하는데 필요한 파장은 450nm(파장단위) ~500nm 파장의 청색빛과 640nm~700nm 파장의 적색빛이다. 일반 생활용 조명에는 청색파장과 적색 파장이 거의 없어 밝게 켜놓아도 식물성장에는 거의 도움이 안된다.

[자료 빛솔LED]

[자료 빛솔LED]

청색빛과 적색빛이 나오는 식물등을 사용할 때의 애로점은 정육점 혹은 귀신영화 조명 같다는 가족이나 주위의 불평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 최근에는 자연광과 비슷한 색의 빛을 내는 풀스펙트럼 식물생장등도 나와 있다. 가격은 비슷한 출력의 일반 전등보다는 비싸다.

바형태 식물등과 소켓형 식물등. [사진 김정아]

바형태 식물등과 소켓형 식물등. [사진 김정아]

온도와 습도를 모니터링하기 위한 온습도계도 필수품. 열대관엽식물을 많이 키우는 식집사는 식물이 있는 공간을 섭씨 20~25도 정도의 온도와 60%에서 80% 사이의 습도를 유지해주기 위해 애를 쓴다.

잎에 무늬가 있는 식물은 약간의 과습이나 지나친 건조 모두 잎이 타버리는 요인이 된다. 그래서 습도가 높은 여름에는 식물 전용 서큘레이터나 선풍기를 사용하고, 가을 겨울에는 식물용 가습기도 써야 한다.

가을로 접어들면서부터 식집사의 가장 큰 관심사는 온실. 기온이 내려가는 것도 문제지만 건조해지는 가을과 겨울에는 관엽식물을 위한 습도관리 때문에 온실을 준비한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철제나 플라스틱 프레임에 투명 비닐을 씌운 미니 온실을 다양한 사이즈로 팔고 있다.

최근 식집사들 사이에 가장 인기 있는 온실은 유리장식장. 특히 이케아에서 파는 밀스보 장식장이나 파브리셰 장식장은 대용 온실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실내 온실로 인기가 높은 유리수납장. 이케아 밀스보(좌)와 파브리세르(우). [사진 이케아]

실내 온실로 인기가 높은 유리수납장. 이케아 밀스보(좌)와 파브리세르(우). [사진 이케아]

이런 유리 장식장은 투명해 식물을 들여다 보기 좋고, 미관상으로도 비닐 온실보다 우월해 대용 온실로 인기가 있다. 아크릴판을 잘라 식물 선반에 맞는 사이즈로 조립한 아크릴 온실도 많이 쓰인다.

나는 실내에 식물이 늘어나면서 가족실로 쓰던 공간에 더 이상 가구를 들일 수 없어 대용 온실을 직접 만들어 봤다. 식집사들 사이에 식물 선반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이케아 레르베리 선반 제일 아래 칸에 양면 테이프로 두꺼운 비닐을 5면에 밀착시키고, 남은 앞 면은 자석으로 비닐을 열고 닫을 수 있게 만들었다.

식물선반 제일 아래칸 5면에 비닐을 부착해 간이온실로 활용해봤다. [사진 김정아]

식물선반 제일 아래칸 5면에 비닐을 부착해 간이온실로 활용해봤다. [사진 김정아]

희귀식물을 많이 키우는 개인컬렉터 중에는 집에 식물방을 별도로 두고, 대형 가습기와 보일러로 겨울에도 따듯하고 습한 환경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식물을 잘 키우기 위해서 필요한 도구나 재료의 종류는 매우 많다.

물뿌리개도 화분 사이즈에 맞춰 써야한다. 작은 화분에 물을 줄 때는 물구멍이 작은 걸 써야 흙이 튀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물조루보다는 작은 사이즈로 장만해서 쓰는 것이 좋다.

열대관엽식물 중에는 몬스테라처럼 위로 자라면서 커지는 것이 많다. 이런 식물은 잎이 크고 무거워 일반 지지대로는 지지가 어려워, 코코넛 껍질을 둘둘 감은 코코봉이라는 두툼한 봉을 쓴다. 식물을 지지대에 고정시킬 때 안에 철사심이 든 빵끈을 많이 쓰는데, 최근에는 몸값이 비싸진 식물의 줄기나 잎에 상처를 내지 않기 위한 식물전용 벨크로도 수입되고 있다.

집에서 식물을 많이 키운다면 상비 품목중 하나가 수태. 이끼를 건조시켜 압축한 수태는 식물에 유용한 미생물이 많고 수분 유지 능력이 뛰어나 물에 불려서 대체 토양처럼 사용한다.

대부분의 식집사들은 화원이나 농장에서 구매한 식물이 집에 도착하면 화분부터 뒤집어 본다. 식물의 뿌리 상태도 확인해보고, 벌레가 있을 수 있어 흙도 바꾸고, 새 화분에 심어 준다. 그래서 분갈이 흙 재료도 대부분 대여섯 종류 이상을 가지고 직접 배합해 쓴다.

시판되는 원예용 상토는 텃밭용 채소부터 관엽식물까지 광범위하게 쓸 수 있다. 하지만 열대관엽식물이나 정글플랜츠 등의 식물에는 조금 다른 토양이 필요하다.

가드닝에 쓰이는 다양한 토양 재료들과 수태. [사진 김정아]

가드닝에 쓰이는 다양한 토양 재료들과 수태. [사진 김정아]

원예용 상토에 가장 많이 들어 있는 것은 열대우림에서 자라는 코코넛 열매 껍질을 곱게 분쇄한 코코피트. 수분함유능력과 통기성이 좋고 뿌리 생성을 촉진하는 호르몬도 있어 식물에 이상적인 재료다.

배수용 소재로 요즘은 마사토보다 펄라이트가 많이 쓰인다. 펄라이트는 진주암을 고온에서 가열 팽창시킨 무균상태 재료로 물빠짐과 통기성이 좋고 아주 가벼워서 마사토를 대체하고 있다.

토탄과 이끼가 축적된 유기물로 수분이나 양분 유지 능력이 좋은 피트모스, 왕겨를 태워서 만든 재료로 흙에 산소를 공급해 뿌리 발육에 도움을 주고 해충예방효과도 있는 훈탄, 흑운모를 고온 가공한 광물질로 미생물이나 양분을 흡착시켜서 뿌리 성장에 도움을 주는 질석도 토양 재료로 많이 이용된다.

난이나 안스리움처럼 두껍고 통통한 뿌리를 가진 식물은 특히 물빠짐과 통기성이 중요해 배수와 통풍이 잘되는 난석과 소나무(전나무)껍질을 숙성시켜 가공한 바크도 많이 쓰이는 토양 재료이다.

전 금융투자협회 상무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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