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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온택트’ 시대의 소상공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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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조봉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조봉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며칠 전 서울의 한 동네 슈퍼마켓에서 무인화 점포 개소식이 있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원을 받은 무인화 1호 점포다. 호텔이나 업무용 빌딩 등에 입점한 무인 편의점과 같은 방식이다. 이번에는 일반 동네 슈퍼를 무인화했다. 신용카드를 사용한 출입, 셀프 계산대, 폐쇄회로TV(CCTV) 등이 기본 설비다. 고객 입장에서는 24시간 내내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 점포주는 밤과 주말이 있는 삶이 가능해졌다. 밤과 새벽의 무인 작동 시간에는 10명 정도의 고객이 꾸준히 방문한다.

전통시장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A대표는 지난 4월부터 한 포털 사이트의 동네시장 장보기, 놀러와요시장(애플리케이션) 등에 입점했다.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 비중은 25% 정도다.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는 온라인으로 하루 평균 1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렸다. 처음에는 온라인 매출을 부수입으로 생각했지만 이제는 주요 수입원으로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소상공인을 둘러싼 영업 여건이 급격히 바뀌고 있다. 전국에서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업체는 324만 개가 있다. 이들은 주로 음식점·숙박·도소매업 등 서비스 분야에 종사한다. 유통업의 경우 오프라인 매출은 정체하지만 온라인 매출은 매년 10% 이상씩 성장한다. 코로나19 여파로 이런 추세는 더 빠르게 진행된다.

민간 서비스업이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새로운 설비를 속속 도입하고 있지만 소상공인은 아직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했다. 현재 온라인 쇼핑이나 스마트오더·무인결제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소상공인 사업장은 15.4%로 나타났다. 음식점이나 숙박업 등의 디지털 활용도는 7.6%다.

소상공인의 디지털·스마트화는 초기 단계지만 확산세다. 젊은 층이 중심인 상권에선 온라인·모바일 활용과 QR코드 주문 등을 시도한다. 현재는 주문 키오스크, 전자 가격 표시판 등이 스마트화의 주류다. 지난 9월 정부는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방안’을 발표했고 공단도 적극 뒷받침에 나서고 있다.

이제는 디지털화·스마트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현장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소상공인들에게 당부하는 말이다. 기업이 적용하는 스마트화 기술을 소상공인이 다 적용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가능한 분야부터 시작해야 한다. 선택이 아닌 필수다. 소상공인들이 온라인에서도 창의적 아이디어로 도전하고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공단은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다.

조봉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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