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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현 2차 옥중편지 "도주 당시 검찰 도움 받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1일 2차 '옥중 입장문'을 공개했다. 사진 김봉현 전 회장 변호인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1일 2차 '옥중 입장문'을 공개했다. 사진 김봉현 전 회장 변호인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 핵심인물로 지목된 김봉현(46·구속)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도주 당시 검찰의 도움을 받았다" "영장 발부 기각 청탁이 이뤄졌다" "검사들 술접대는 확실한 사실" 등 추가 폭로를 이어갔다.

김 전 회장의 변호인은 21일 김 전 회장이 옥중에서 직접 작성한 14장짜리 추가 입장문을 언론에 공개했다. 지난 16일 5장짜리 자필 입장문을 발표한 지 닷새만이다.

"도피 당시 검찰 측 도움 받았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입장문에서 "자신과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이 도피 당시 검찰 관계자들로부터 도피 방법 등 권유와 조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부사장은 라임의 투자 대상 상장사인 리드의 수백억대 횡령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도주했다. 김 전 회장도 지난해 12월 161억원 규모 수원여객 회삿돈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다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잠적했다. 김 회장과 이 전 부사장은 도주 중이던 올해 4월 서울 성북구에서 경찰에 체포됐으며 현재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돈 전달하니 실제 영장 발부 안됐다" 

김 전 회장은 또 "수원 여객 사건 당시 수원 지검장에게 영장 발부 기각 청탁이 실제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는 "'수원 지검장 부탁으로 친형을 보호하고 있었다'는 지인에게 5000만원을 전달했으며 실제 한동안 영장 발부가 안된 게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김 전 회장은 수원 여객 전 재무이사 김모(42·구속)씨와 공모해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수원 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당시 수원지검장이었던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은 "청탁받은 사실이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영장을 청구했다"면서 "대꾸할 가치가 없으며 논리적으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반발했다고 KBS는 전했다.

"A 변호사와 검사들 술접대한 건 사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7월 A 변호사와 함께 검사 3명과 술접대를 한 게 맞다고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들은 예전 대우조선해양 수사팀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이라며 "특수부장 출신 A 변호사에게 호텔·골프장 회원권 등을 선물하면서 지극하게 모셨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A 변호사가 윤석열 검찰총장과 가까운 사이라고 생각해 신뢰하게 됐다고도 했다. 그는 "A 변호사와 윤 총장이 서초동 아파트 사우나에서 만났는데 총장이 A 변호사에게 '네가 청문회 준비 경험이 있으니 우리 청문회 준비팀을 도와주라'고 했다"며 "내 차 안에서 청문회 준비팀 검사에게 통화하는 소리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본인 앞에서 A 변호사가 수없이 많은 검찰 간부와 통화하고 친분을 과시하는 모습을 봤다는 게 김 전 회장 주장이다.

"정치인 로비 관련 일부 언론 보도 사실무근" 

김 전 회장은 아울러 일부 언론이 보도한 정계 인사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야당 정치인 관련 청탁 사건과 관련해 "직접 돈을 지급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당 정치인들은 라임 펀드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수차례 얘기했음에도 5년도 넘은 사건인데도 현재까지도 6개월에 걸쳐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품 수수 의혹이 일었던 강기정 청와대 전 수석과 관련해선 "강 전 수석을 본 적이 없다"면서도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가 강 전 수석을 만나고 온 건 사실이지만 둘 사이에 금품이 오갔는지 본 적도 없고 '돈을 전달하고 나왔다'는 말을 이 대표가 명확하게 한 사실도 없다"고 언급했다.

"또 다시 입장문 쓴 이유는…"

김 전 회장은 또 다시 입장문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 "수없이 많은 추측과 잘못된 사실들로 인해 더 이상 추가 피해가 어느 누구에게도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어떤 정치적인 생각이 있다거나 어느 누구와 협력하는 등 다른 저의를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난 라임 펀드 관련해 운영 주체로 관여한 사실이 없고 라임 전주 또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사건 공소장 어디에도 이런 내용이 나와있지 않다"고 호소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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